사는 이야기

울산 외솔 기념관 개관 소식 = 한글은 목숨

한글빛 2010. 3. 24. 00:52

'한글이 목숨' 외솔 선생 글 최초 공개

뉴시스 | 장지승 | 입력 2010.03.23 17:10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외솔 최현배 선생이 쓴 '한글이 목숨'이란 글이 일반인에게 최초 공개됐다.

겨레의 얼인 한글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모든 생애를 바친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의 기념관 개관식이 열린 23일 울산 동동 기념관에서 외솔회 이대로 부회장이 일제시대 한 음식점 방명록에 쓰여져 있는 외솔 선생의 글을 공개했다.

외솔회에 따르면 이 글은 1932년 서울의 한 음식점 주인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방명록 '금서집(錦書集)'에 외솔 선생이 '한글이 목숨, 최현배'라고 쓴 붓글씨 한 장이다.

금서집은 1932년부터 1936년까지 5년 동안 한 음식점 주인이 받은 80쪽 짜리 문집이다. 그 가운데 거의 모두 한문이고 한글로 쓴 글이 4점, 영문이 2점, 일본글이 2점인데 외솔의 글이 그 가운데 하나다.

1932년은 외솔이 연희전문과 이화전문 교수를 할 때이고, 조선어학회 회원으로서 한글맞춤법을 만든 때다. 그리고 민족독립운동 모임인 흥업구락부 활동을 할 때다. 조선어학회는 1933년 한글맞춤법을 발표했다.

이대로 부회장은 "당시 거의 모든 지식인들이 한자만 쓰던 일제 강점기인 1932년에 '한글이 목숨'이라고 방명록에 쓴 붓글씨가 얼마나 한글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뚜렷한 증거"라며 "그 시대에 보통사람이라면 그런 태도와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서집은 (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의 김연갑 상임이사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이번 공개는 외솔의 글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 외솔회 이대로 부회장(한말글문화협회 대표)의 부탁으로 한 달간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게 됐다.

이대로 부회장은 "'한글이 목숨'이라는 내용도 좋지만 글씨도 힘 있고 멋있게 잘 쓴 글씨로서 매우 뜻이 깊은 한글역사 자료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김 이사는 이 문서를 10년 전 인사동 헌책방에서 여기 저기 옮겨 다닐 때 우연히 그 속에서 외솔 붓글씨를 보고 구입했다고 한다"며 "이번 외솔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외솔의 한글사랑정신을 느끼고 본받으라고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고 공개 배경을 밝혔다.

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