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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130년 전 헐버트는 우리의 우수함과 가능성을 봤다.

한글빛 2016. 7. 27. 16:06

[서평]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 130년 전 헐버트는 우리의 우수함과 가능성을 봤다

1886년 7월 5일 헐버트가 조선 최초 신식 교육기관은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지 130주년이 되는 2016년 7월 5일을 맞이하여 그가 영어로 쓴 200여 편의 조선 관련 글과 편지 가운데 이번에 57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이 번역해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란 제목으로 책을 냈다. 김동진 회장은 2010년에 “파란 눈의 한국혼 헐버트”라는 헐버트를 알리는 책을 내서 호평을 받은 일이 있다. 그런데 그 뒤에 헐버트 유족으로부터 헐버트가 잡지와 신문들에 기고한 글들을 받아 국역한 것이다. 이 책에 조선 말기 나라가 망하던 시대상과 나라가 망한 까닭과 다시 나라 일으킬 길을 찾을 수 있는 귀한 책이기에 소개한다. 정치인, 학자는 말할 것이 없고 온 국민이 읽기 바란다.

noname01이번에 출간한 ≪헐버트 조선의 혼을 깨우다≫는, 단행본을 제외한 200여 편의 논문 및 기고문 중 헐버트가 조선시대(1886년부터 대한제국이 탄생한 1897년 10월까지)에 쓴 57편의 논문과 기고문을 담았다. 57편 중 30편은 한국에서 발행되던 영문 월간지 ≪한국 소식(The Korean Repository)≫과 ≪한국평론(The Korea Review)≫에 실린 글이다. 이 30편의 글의 존재는 일부 학자들에게 알려졌으나 번역본이 없다 보니 이 글들이 광범위하게 활용되지 못했다. 57편 중 나머지 27편은 헐버트가 해외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로서 이 책을 통해 원문과 번역본이 모두 최초로 세상에 공개되는 것이다. 

헐버트는 1886년 7월 5일에 23살에 조선에 왔는데 그 해 7월 29일에 조선을 보고 느낀 것을 영문으로 기고하기 시작해 조선과 조선 민족에 관한 책과 글을 많이 썼다. 그는 똑똑하고 글도 잘 쓰고 세상을 보는 눈과 자세가 바르고 따뜻한 가슴과 인품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바탕에서 그는 조선을 애정을 가지고 어려운 조선 현실을 잘 꿰뚫어 보고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가 방향과 방법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는 조선 혼이 담긴 조선의 말글, 역사, 사회 풍속을 연구하고 그 혼을 깨우려고 글을 썼다. 그는 한국인들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 현수교, 철갑선, 폭발탄을 만들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글자를 만든 걸 보면서 한국인들의 우수함과 가능성을 보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에 짓밟혔지만 결코 그들보다 못한 민족이 아닌데 그 훌륭한 발명품을 제대로 이용하고 발전시키지 않고 오히려 무시하거나 버리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 조선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애썼다. 그는 한글 탄생과 한국어 기원을 연구했고, 한글이 서양에서 쓰는 로마자보다도 훌륭하다는 것과 한국어가 영어보다도 훌륭하다는 것을 하나하나 증명하면서 설명했다. 또 옛날 영국인 초서, 스페인 세르반테스, 이탈리아 단테가 동양의 한문과 같은 라틴어에서 독립해 제 겨레 말글로 좋은 글을 써서 제 나라를 일으켰듯이 조선에도 그런 작가가 나와야 한글과 나라가 빛날 것임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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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04년에 쓴 글에서 한글맞춤법을 다듬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민족혼을 깨워서  1905에 지석영이 신정국문을 쓰고 1906년에 주시경이 대한국어문법을 썼다. 한글이 훌륭함을 알려주었고, 이 한글을 잘 다듬어 누구나 쓰기 편리하도록 해야 함도 알려주었다. 우리 토박이말에도 관심을 가져서 방(房)이라는 말의 토박이말은 ‘구들(구들장)’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리고 그 한글로 ‘사민필지’란 교과서와 독립신문도 만들었다. 말로만 좋다고 한 것이 아니라 실천했다. 그 시대 외국인이 한글과 한국어를 그렇게 연구하고 조선인들에게 쓰라고 권하고 영어로 그 훌륭함을 외국에 알린 사람이 없다. 한글세계화 선구자다.

그런데 조선인들이 한글을 우습게 여기고 쓰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어떤 조선 관리는 한글을 알고 있는 걸 알아챈 헐버트에게 오히려 화를 내면서 그 사실을 부인하고 숨기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지만 조선은 언젠가 한자를 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조선이 훌륭한 제 글자를 안 쓰니 중국에도 한자를 버리고 한글을 쓰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었고 1913년에 중국 총통 원세계가 한글을 쓰려고 했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그 사실을 1913년에 하와이에 일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글에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도 미개한 가나와 한자를 버리고 한글 쓸 것을 권했다. 그런데 지금도 한국인은 한글을 멸시하고 영어만 섬긴다.

그는 1904년에 조선의 교육 혁명을 외쳤다. 한글을 만든 민족이라면 교육만 잘하면 놀라운 나라를 이룰 것이라고 봤다. 한글로 교육을 잘 하면 한글문학이 꽃펴서 상하귀천 장벽이 무너지고 서로 소통하고 단합할 수 있다며 그 때 조선 돈으로 군대 예산은 4백만 환인데 교육예산은 6만 환으로서 군대 예산의 15% 밖에 안 됨을 밝히며 교육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우리 민족혼을 일깨워서 주시경 같은 민족운동가, 한글학자가 나와 우리 말글을 갈고 닦아 우리가 이만큼 우리 말글로 편리한 말글살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한글로 정보통신 선진국이 되고 한류라는 우리 물화를 꽃피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지금 나라가 조선이 망하던 120년 전과 비슷해서 나라가 몹시 흔들린다. 헐버트 글은 정치인, 공무원, 학자, 언론인은 말할 것이 없고 나라를 걱정하는 모든 국민이 읽어야 할 교과서다. 김동진 회장은 앞으로 남을 글들도 번역해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책이 기대된다.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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