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한글전용법 통과 때 속기록 옮김

한글빛 2016. 11. 7. 00:15

한글전용법 통과 때 속기록 옮김

 

 

국회에서 만들어 내는 [국회보] 3월호에 한글전용법안 통과 시 속기록 일부를 박수철 공보관이 옮겨 논 것이 있어 다시 제가 여기 옮깁니다. 나라를 세우던 1948년 국회 모습이 떠오르고 그 때 한글전용법을 만든 분들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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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국회 제79차 본회의 - 한글전용법안 제1독회-

 

한글전용법을 반대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므로 제1독회를 생략하고 제2독회를 부치자며

 

김장렬 의원 -

대개 문자라는 것은 그 민족의 문화사상 다른 전 세계에 대한 문자사상(文字史上)에 가장 특수할 뿐만 아니라 지존지귀(至尊至貴)한 그러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하니까 우리 민족의 제 문자를 우리 민족이 전용하자고 하는데 다른 논의가 없을 줄 생각합니다.

 

서용길 의원 -

우리 [한글]전용에 대해서 배달민족으로서 조선의 혼이 있는 분은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서 반대하실분은 계시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1독회를 생략하고 곧 제2독회에 부쳐주시기 바라며 인장에게 특청(特請)합니다.

 

부의장(김동원)-

서용길의원의 특청은 제1독회를 생략하자는 ...(줄임)...거기에 이의 있어요? 이의 없습니까? 그러면 결정되었습니다.

 

권태희 의원 -

의장에게 제안할 것은 이 [한글전용법안]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을 우리 국회에서 통과하더라도 결국은 행정부에서 취급하는 여하에 있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문교부 장관으로 하여금 본 법안에 대한 의견을 우리에게 들려주셨으면 하는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문교부장관,檀紀 아직까지 모르고 쓸 줄도 모른다면서 한글 사용 필요성 피력

 

부의장(김동원

여러분이 반대가 없으시면 문교부장관으로서 거기에 대한 의견을 잠깐 들으면 어떻습니까? 이의 있습니까?

 

("없습니다"하는 이 있음)

 

문교부장관(안호상) -

세계 역사가 증명하는 바와 같이 '독일' 문화는 독일 말을 알아야 독일 문화가 비로서 발전되고, 영국 문화는 영국 말을 쓰기 때문에 영국 문화가 발전하며, 또는 중국 문화가 발전된 것은 중국 사람은 자기 고유의 한문을 쓰기 때문입니다. ...(줄임)...

(흑판을 가리키면서)저기 써있는 檀紀四二八一年 저기 檀紀가 무엇입니까.

'박달나무' . 난 아직까지 모릅니다. ...(줄임)... 한자를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고 여러분과 같이 한글을 쓰시기를 바라고 만일에 한글을 폐지하고 한문을 전용한다면 우리는 외국에 대한 수치올시다.

 

한글전용을 법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는지 '' 망건 다시 쓰는 것 반대해

 

최문교 의원 -

대개 입헌정치에 있어서 법을 만드는 것은 국민에게 어떠한 권리. 의무 또는 국민의 재산. 생명. 명예. 지위에 대해서 어떠한 제한을 단 다든지 이 세 가지 조건을 구비하지 않으면 일반적 국민에게 대한 법이라고 하는 것은 법을 세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줄임)... 한문을 폐지하고 한글을 전용하자고 하는 것이 우리 국민에 중대한 의식(衣食)의 문제를 제정하는 법인가 그러한 근본적으로 법을 만드는 데에 근본을 만드는 취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호석 의원 -

내가 일본에서 이러한 구경을 했습니다. 소위 제국대학이라고 하는 그 학교에서 전람회를 하는데 우리 조선에서 보지 못한 서적이 있었습니다. ... (줄임)... 이것을 어디서 왜 모았느냐 하면 남의 나라 글을 알고 그 나라 글을 그 나라 문화를 연구하고 그 나라글을 알아야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줄임)... 조선 두루마기를 입고 '' '망건'을 다시 쓰고 여기에 앉아 야 깨끗한 조선 사람이 됩니다. 나는 그러한 사람을 반대합니다. 우리 나라를 위해서는 남의 나라 양복을 입어도 좋고 남의 나라 말을 써도 좋고 남의 나라 글을 배워도 좋습니다.

 

김명동 의원 -

한글을 절대찬성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한국사람으로서 누구나 제나라 글을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또 저는 유경(儒經),유림도(儒林道), 유림론(儒林論)을 배우라고 역설하는 사람인데 경서를 읽으려면 한문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경서를 대중화시키려면 경서를 번역해서 일반 국민이 다 읽을 수 있도록 항상 싸우는 사람이 저입니다. 한국사람으로서는 당연히 한글을 배워야 될 것이요, 또 정부로 서는 당연히 한글을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자병용 수정안이 제출되어 통과되고

 

조헌영 의원 -

이것이 다 알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수정안을 냈습니다. 원칙적으로 한글을 쓴다는 것을 결정하고 다만 얼마동안 필요한 때에는 한자를 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석범 의원 -

지금 모처럼 이 기회를 얻어서 건국 초에 있어서 우리 글로 우리가 쓰자고 하는 데에는 전문을 쓸 것이지 병용한다고 해 가지고 나 갈 것 같으면 백년을 가도 이것은 안됩니다. 그러므로

수정안에 절대 반대하고 우리 글로 찾아 가지고 국문으로 합시다.

 

부의장(김동원) -

그러면 이제 순서대로 수정안을 먼저 묻겠습니다. 수정안을 표결에 부칩니다. (거수표결) 재석인원 131, 86, 22, 수정안대로 가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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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한글전용법안이 만들어 통과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위 안호상 문교장관께서 ''檀紀'라고 쓸 때 ''자가 '박달나무 단'자이지만 난 아직 모릅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한문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왜 나라 기원을 나타낼 때 쓴 한자 "박달나무 '자만 가지고는 우리 연호를 나타낸 의미를 모른다는 말씀입니다. 안호상 박사님은 2년 전에 돌아가셨지만 살아 계실 때 제가 직접 모시고 국회에 가서 한글전용운동을 한 일이 있습니다. 그 때 직접 그 분에게서 들은 말이 있습니다. "국무위원 중에서 한글만 쓰면 무식해지고 한자를 써야 유식해 보인다면서 한글전용법을 반대하는 장관에게 '좋다''조타','학교''하꾜'로 쓰는 당신이 무식한 것이라고 말해서 그 들 입을 막아 한글전용법을 발의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줄 모르는 장관과 국회의원이 많았답니다. 안호상 박사는 중국에 유학한 다음 독일에 가서 철학 박사 학위를 딴 분으로서 한문을 잘 아는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한글을 잘 쓸 줄 모르고 한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한자를 써야 유식해 보인다고 억지로 한자를 쓰고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본보기가 하이텔 원로방 가면 있습니다. 한자를 썩어 써야 학문이 발전하고 뜻이 제대로 전달된다는 자들을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무심코 쓰는 한자 몇 자가 우리 말글을 발전을 가로막습니다.

2000.3. 30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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