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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보내는 건의문

한글빛 2009. 12. 15. 16:24

한글 학회

받 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맡음)

글로벌인재육성과 과장

제 목

외국인 유학생 표준 업무 처리 요령에 관한 시정 건의

 

1.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한글과 한국어를 지키고 빛내는 일을 하는 학술․연구․시민단체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인재육성과에서 2009년 11월에 국내 각 대학에 보낸 공문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표준 업무 처리 요령”을 보면 외국인 유학생 입학 허가 때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 또는 영어 능력시험(TOEFL 550, CBT 210, iBT 80, TEPS 550) 이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2. 한국에 유학을 오는 외국인에게 한국어 능력시험을 보게 하는 일은 한국어 세계화를 위해서나 교육상 좋은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표준 업무 요령’에 이미 10년 전부터 외국인 대상으로 아시아, 미주, 유럽 등 21개국에서 한국어 능력시험을 시행하는 한글학회 산하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의 시험은 빼고,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한국어 능력시험(TOPIK)만 인정한 것은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3.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교육과학기술부 산하기관에 대한 특혜입니다.

둘째, 영어는 복수 시험을 인정하면서 한국어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기관이 시행하는 하나만 표준으로 정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납니다.

셋째, 세계한국말인증시험은 10년 전 외국에서 한국어 시험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부터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해 오늘날 한국어가 해외에서 빛나게 한 공헌을 했는데 정부가 표창을 하지는 못할망정 짓밟는 꼴입니다.

 

4. 그렇지 않아도 국가기관이 하는 일을 민간에 이양하고 있으며 공기업으로 만들고 있는데 민간이 열심히 잘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와 노력으로 쌓은 업적을 무시하고 민간기관에서 시행하는 시험만 객관성이 없다고 빼버리는 일은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한글학회는 나라를 빼앗긴 일제 때부터 한글과 한국어를 지키고 갈고 닦아서 건국 때 우리 말글로 공문서도 작성하고 교육도 하게 했으며 현재도 한글과 한국어를 위해 헌신하는 국내 최초 학회요 애국 단체인데 공신력이 없다는 담당자의 말에 한글단체는 분노를 느낍니다.

 

5. 세계한국말시험(KLPT)은 현재 세계 21개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2007년엔 91,586명의 외국인이 이 시험을 봤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부가 무시하고 활동을 교묘하게 막기 때문에 한국어 보급과 시험을 잘하려고 개발한 교재와 교육 시설이 쓸모없게 될 지경입니다. 정부에서는 실업자 구제에도 나서고, 한글과 한국어를 국가 대표 상징으로 정하고 그 해외 보급에 노력하고 있는데 교육과학기술부는 오히려 민간단체와 기업을 짓밟고 있습니다.

 

앞으로 양질의 한국어 능력시험 시행을 위해서도 한 기관에 독점시키기보다 서로 경쟁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두 시험기관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한국어 해외 보급에 더 노력해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기회를 국민에게 주는 차원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및 어학 연수생 표준 업무 처리 요령”에 세계한국말인증시험(KLPT)도 넣어 주실 것을 간곡하게 건의합니다.

 

2009년 12월 9일

 

함께하는 단체: 한글학회(회장 김승곤), 한글문화연대(대표 고경희), 외솔회(회장 최기호), 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박종국),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김경희), 한글문화원(원장 송현),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이상보), 한말글이름을사랑하는사람들(이끔빛 이봉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