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글단체 성명서

한글빛 2010. 11. 12. 02:31

“광화문 새 현판 한글로 달아야 한다”
한글단체와 시민들 성명 발표
 
인병문

광화문에 달린 ‘光化門’ 한자 현판이 최근 금이 가면서 책임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한글단체와 시민들이 성명을 발표해 새로 다는 현판은 한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글학회와 광화문 한글현판 달기를 바라는 시민들’은 10일 성명을 통해 한자 현판을 거론하며 “오랜 세월 중국의 속국이었음을 드러내고 싶었는지 앞에 모셔 놓은 세종대왕을 능멸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온 국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문화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금이 간 현판을) 다시 만들겠다, 땜질을 하겠다하니 또 다시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려는가.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미래의 역사를 위하여, 온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뻗어가는 한글문화를 위하여, 배달겨레의 영원한 긍지를 위하여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달아야 한다”며 “흉측하게 부서진 ‘門化光’ 현판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 현판 ‘광화문’이 걸리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정부는 우리의 충정어린 건의와 호소를 외면하고 토목공사를 하듯이 예정보다 빨리 한자로 만들어 달았다. 그것도 11월에 서울에서 열리는 20개 나라 정상회의 때 보여주려고 그런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인가. 그 회의를 열기 전에 그 현판이 쩍 갈라졌다. 외국인들이 이 꼴을 보고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고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글학회와 광화문 한글현판 달기를 바라는 시민들’ 성명 전문이다.
----------------------------------------------------------------
또다시 ‘광화문’을 묻는다
 
온 나라 백성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내건 나라의 정문 광화문 현판이 나무결과는 상관없이 석 달 만에 흉하게 찢어졌다. 나라의 얼굴이 찢어졌으니 흉한 조짐이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 사이 기상이변도 없었고 천재지변도 없었으니 만들어 건 사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마땅히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세종로와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니 마땅히 한글현판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몽매한 자들이 문화재 복원이라는 명분 아래 끝내 ‘門化光’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현판을 걸고 말았다.
 
오랜 세월 중국의 속국이었음을 드러내고 싶었는지 앞에 모셔 놓은 세종대왕을 능멸하고 싶었는지는 몰라도 온 국민들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야 할 문화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서서 다시 만들겠다, 땜질을 하겠다하니 또 다시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주려는가.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단호히 주장한다.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달아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의 역사를 위하여, 온 세상을 향하여 힘차게 뻗어가는 한글문화를 위하여, 배달겨레의 영원한 긍지를 위하여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달아야 한다. 시간 여유를 두고 훈민정음체로 다시 만들거나, 지난 세월 사십여 년 간 걸려 있던 한글 간판을 살려내어 다시 걸거나 우리는 전혀 문제를 삼지 않는다. 흉측하게 부서진 ‘門化光’ 현판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자랑스러운 우리 한글 현판 ‘광화문’이 걸리기를 바랄뿐이다.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만들어 달아야 한다.

2010.   11.  10.
한글학회와 광화문 한글현판 달기를 바라는 시민들
 
 
<인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