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문화협회와 한글문화연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 한글 관련 단체들은 현재 논의 중인 한글박물관 법인화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글박물관은 내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건축 총면적 1만1322㎡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체들은 법인화 반대 이유로는 ‘박물관의 전문성 결여’ ‘한글문화재의 수집과 조사 연구의 걸림돌’ ‘전문 인력 교류 불가능’ ‘기증 자료 반환 문제 발생’ ‘개관위원회 와해’ 등을 꼬집었다.
또한 법인화를 추진하는 측의 주장인 “공공시설을 국립화하면 정부 조직이 비대해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에 대해 “법인화는 경영의 효율성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국립한글박물관의 고유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며 “공무원 조직의 순환보직은 국립한글박물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의 참여 경험은 국립한글박물관의 운영에 탄력을 부여할 것이다. 국립한글박물관이 법인화되었을 때 이에 대한 경험이 없는 비전문적인 사람들에 의해 오히려 국립한글박물관 운영의 전문성이 결여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글박물관이 법인화될 경우 조직운영의 정량적 성과와 효율성을 요구받게 되어, 수익성 없는 문화재 수집 기피, 전시 중심의 문화재 보존 처리 등 국가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가 어려워지며, 외형적 평가보고 중심의 조사․연구로 새로운 한글문화 창조는 물론, 한글문화재 연구의 질적 수준 저하가 우려 된다”고 강조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법인화는 소장 자료의 기증자들이 국립이라는 전제 하에 기증한 것으로 법인화 시 향후 자료 반환 요구 등의 문제 소지 발생과 지속적인 유물 기증 및 국가 소유 문화재와 법인 소유 유물을 이원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단체는 “법인화 시 이 개관위원회는 제 기능을 잃어버려 한글박물관 개관 자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하고, 일본의 박물관 법인화 실패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적지 않다. 수익성과 재정자립도를 강조하는 법인화는 지속적인 재정투입의 축소를 가져왔고, 국립기관으로서 핵심 기능인 연구와 전시 기능의 부실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정부 조직이 비대해진다며 재단법인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이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는 한글나무의 뿌리를 끊어내는 일이며, 한글박물관은 우리 문화가 더 활짝 피게 해 문화 융성 국가를 만들 중심기지요 원천인데 그 앞을 어둡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