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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특별기고] 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글 반역자가 되었나?

한글빛 2016. 6. 3. 10:01

[특별기고] 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글 반역자가 되었나?

-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리대로 회장

2016. 05.24(화) 11:15확대축소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리대로 회장]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리대로] 나는 70평생 한글나라 만드는 일에 몸과 마음을 바쳤다. 1962년 예산농고에 들어갔을 때, 정부가 배움 책에 한자를 섞어서 쓴다고 발표했다. 그러니 농업시간에 '거름을 준다'는 말을 '施肥한다'라고 말하고, '꽃따기'를 '摘花'라고 칠판에 쓰면서 앞으로는 한자를 알아야 살아갈 수 있다고 교육했다. 농업시간이 한자시간이 됐다. 거기다가 학교 도서관에 있는 전문서적은 거의 일본 말글로 된 책이거나 그 책을 베낀 한자혼용 책이었다. 그 때 농민들 열 명 가운데 한글이라도 아는 사람은 두 명 정도였다. 그런데 다시 한자세상으로 가겠다니 무엇인가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국어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대학에 들어가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한글나라 만들기에 나선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50여 년 동안 이 나라 기득권자들인 학자나 정치인, 언론인들이 국어독립운동을 하는 나를 깔보고 업신여겼다. 한자공부하기 싫어서 그런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 이 말은 점잖은 편이다. 국수주의자, 맹목적 애국주의자, 배타적 민족주의자라고 손가락질하는 것도 부족해 빨갱이라고까지 헐뜯기까지 했다. 그런데 언론은 이러는 이들을 편들고, 우리말과 한글이 빛날 길을 가로막아서 더 힘들었다. 그 가운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가장 심했다. 

국주주의자란 좋지 않은 것도 제 나라 것이면 무조건 좋다고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난 외국 것이라도 좋은 것은 좋다고 한다. 내가 한글을 좋아하고 쓰자는 것은 한자보다 한글이 더 좋기 때문이다. 한자도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만큼 배우고 쓰자고 한다.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더라도 공문서와 공용문서부터 누구나 알기 쉬운 우리 말글을 쓰자는 것이다. 꼭 나를 평한다면 합리주의자, 실용주의자, 평등주의자라고 불러주면 맞겠다. 한자혼용은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식 말글살이니 우리 한말글을 쓰자고 한다고 민족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몰라도 배타적 민족주의자는 아니다. 더욱이 빨갱이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억지다. 

이 신문들은 일본처럼 한자를 혼용하자는 이들의 글이나 활동을 자주 신문에 내주고, 신문사 사설이나 논단을 통해 그들 편을 들면서 한글나라가 되는 것을 가로막았다. 두 신문 가운데 조선일보가 더 심했다. 조선일보는 1988년 한글로만 쓰는 한겨레신문이 나오고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서 조바심이 나는지 1993년엔 한자를 동양공통문자라면서 17회 째나 연속 기획기사를 쓰다가 내부 기자들까지 반발하니 중단하기도 했다. 그 때 일본처럼 한자를 섞어서 쓰자는 패들은 교과서를 한글로 만들고 국어시간에 한자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행복추구권 위반이라고 위헌소송을 냈을 때였다. 이들과 한 패가 되어 한글을 죽이려고 날뛰었다.

그런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1930년 전후한 일본 강점기 때 한글을 위해 좋은 일을 했었다. 동아일보는 브나로드(농촌계몽)운동을 하면서 한글 보급운동도 했고, 조선일보도 한글보급운동을 했다. 동아일보에는 한글학자 이윤재 선생이 참여했고, 조선일보는 한글학자 장지영 선생이 한글 교재도 만들고 그 운동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광복 뒤부터 지금까지 한글 쓰기를 반대하고 한글나라가 되는 길을 끈질기게 가로막았다. 일본강점기 때에 동아일보 김성수 사장은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일을 하는 조선어학회 이극로 대표와 가까이 지내면서 도와주기도 했다. 조선일보 방우영 회장은 한글운동에 앞장 선 최현배, 김윤경 교수가 있던 연세대 출신이다. 그런데 왜 그 신문들이 한글 반역자로 지냈을까?

[1930년대 동아일보가 만든 '한글공부'(왼쪽)와 조선일보가 만든 '한글원본'(국립국어원 자료). 두 신문 모두 교재를 만들고 민족운동 차원에서 한글 교재도 만들고 한글 보급운동도 했다.]

첫째, 자신들 편익을 위해서 그랬다. 광복 뒤 신문을 사 볼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사람들이고, 한글만 쓴 글을 읽기 힘들어했다. 그래서 싫어했다. 간신히 한글을 깨우치고 한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가난해서 신문을 사볼 수 없었다. 그러니 한글로만 신문을 만들면 신문 장사가 잘 안 되니 그랬을 것이다. 거기다가 신문 기자나 경영주들도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들어져서 한자혼용이 편했을 것이다. 

둘째,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광복 뒤 교수나 선생, 정치인이나 공무원들, 지식인이라는 이들이 거의 모두 한글만 쓴 글보다 식민지 때처럼 한자를 섞어 쓰는 것을 좋아했다. 그 때 지식인들은 거의 모두 일제강점기 때 일본 국민으로 태어나 일본 식민지 교육을 철저하게 받아서 몸은 조선 사람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머리와 생활 습관은 일본인이나 마찬가지여서 한글을 잘 모르기에 한글만으로 지식인 행세하기 힘들었다. 그러니 한자 편을 드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셋째, 통일신라 때부터 중국 한문과 중국 문화를 섬기다 뿌리내린 언어사대주의 때문이다. 천 수백 년 동안 중국 한문을 섬기고 그 한문으로 출세하다보니, 제 말글을 우습게 여기는 풍조가 뿌리내렸다. 그래서 말글뿐만 아니라 똑같은 국산품에도 한문이나 영문으로 상표를 달고, 똑같은 아파트에도 영문으로 이름을 지어 부르면 더 비싸게 팔리고 좋아했다. 이 두 신문은 그런 풍조를 올바르게 바꿀 생각은 아니하고 편승한 것이다.

사회 지도층인 학자, 정치인, 공무원, 대기업인, 언론인들은 일반 국민보다 더 우리 겨레와 나라가 가야할 바른 길이 무엇인지 똑바로 알고 앞서서 가야 한다. 우리 겨레와 나라가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바르게 쓰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바른 길이다. 그런데 이들이 그 길을 가로막는 반역자가 되었으니 우리말과 한글이 빛나기 힘들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한글나라가 다 된 지금까지 신문 이름을 한자로 쓰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 한자를 조금씩 섞어서 쓰고 있다. 일본이라는 말을 '日' 미국이라고 할 때 '美'라고 쓴다. 일본이 '해'는 아니고,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도 아닌데 말이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신문 기사는 거의 한글이지만 신문 제호는 한글이 아닌 한자와 영문이다] 

두 신문이 아직도 이 꼴인 것은 그동안 한자를 섬기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침이 마르게 떠들다가 한자를 한 자도 안 쓰면 거짓말쟁이였다는 것이 드러나니 그러는지도 모른다. 일본 식민지 세대가 많이 살았을 때엔 한자혼용 신문을 많이 봤는데, 이제 그렇지 않으니 1년 가까이 신문을 공짜로 주겠으니 보라고 하고, 길에서 현금까지 주면서 또 가게나 사무실을 새로 열면 찾아와 구독해달라고 매달린다. 참으로 추한 짓이고 못난 꼴이다. 한자는 지는 해요, 한글을 뜨는 해다. 그런데 죽은 자식 몸 만지듯이 한글나라로 다 된 지금까지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한자에 매달리고 있으니 한심하고 답답하다. 

이제 지저분한 꼴 더 보이지 말고, 올해 한글날엔 제호도 한글로 바꾸고, 앞으로 우리 말글 살리고 빛내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히기 바란다. 그래야 우리말과 얼이 살고 두 신문도 살게 될 것이다. 나는 몇 해 전에 동아일보 사장에게 조선일보보다 먼저 그렇게 하면 조선일보보다 앞서가는 신문이 될 거라고 직접 편지도 보냈는데 듣지 않았다. 이제 두 신문 가운데 누가 더 먼저 내 충고, 충언을 귀담아 듣고 제 살 길을 갈 것인지 눈여겨 볼 것이다. 안 그러면 망할 것이다. 망하는 모습 보고 싶지는 않다.

[위 글 내용 중 부분적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혀둡니다. 한국타임즈 편집국]

한국타임즈 편집국 hktimes1@hanmail.net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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