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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잘 한다

한글빛 2005. 7. 4. 03:51
중앙 일보 잘한다. 1995-09-24 07:51
카테고리 : 1995년 큰마을 이야기 http://blog.paran.com/hitelplaza/876862
 글출처: 큰마을[plaza] 큰마을
 글쓴이: 조병진[chobj]

중앙 일보가 마침내 온면을 가로쓰기로 나선다고 한다. 가로쓰
기가 좋다는 것은 여러 경로로 이미 증명된 바가 있지만 유독 신문
에서만은 해묵은 버릇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벽에 부딛쳐 실천
하지 못했다. 국민일보가 좋은 본보기다. 하지만 가로쓰기는 이제 막
을 수 없는 큰 흐름이 아닐 수 없다. 그 소식이 처음 나오던 날 조
선 일보는 남 광우 패들의 한자 타령을 싣고 있었다. 그런 조선 일
보도 한글만 가로쓰기로 가고 있는 물결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다.
친일 세력의 온상이요 소굴이자 배후이기도 한 조선 일보는 변신에
도 능한 천성을 이런 데서도 유감없이 보여 줄 것이라는 점을 나는
잘 알고 있을 뿐더러 그런 일이 곧 일어나고야 말 것임을 굳게 믿는
다. 주간 조선의 제호가 한글로 슬그머니 바뀐 것은 그들이 한자를
열심히 부르짖을 때의 짓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그 못지 않은 솜씨를
뽐내고야 말 것이다. 안타까운 조선 일보, 일제가 그리운 조선 일보
는 아직도 그들의 이름을 현지음으로 먼저 적고 도림에 한자를 넣는
데 우리 이름은 그 반대로 한다.
중앙 일보가 이번 한글날을 맞아 가로쓰기로 나서는 데 대하여
누구보다도 기뻐해마지 않는다. 그 용기와 밝은 눈으로 만드는 신문
의 앞날을 나는 크게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제호마져도 한글
로 바꿔, 하루 빨리 한글만으로도 불편이 없음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라거니와, 기사와는 상관 없는 광고(특히 줄광고)에서도 세로쓰기
가 사라지도록 분발하여 주기 바란다. ♧
1995년 9월 24일
한밭에서 조 병진/chob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