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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정치인과 공무원을 떡 주무르듯하는 재벌들

한글빛 2005. 7. 25. 22:23
작성일 2005-07-25 09:01:59   수정일 2005-07-25 09:19:27  

돈으로 정치인과 공무원을 떡 주무르듯 하는 큰기업들

삼성의 불법대선자금 사건을 보며

이대로 논설위원

 

 

어제는 전경련 전 회장 박용성과 그의 형이 두산그룹 경영권을 놓고 서로 잘못했다고 다투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오늘은 10여 년 전 대통령 선거 때 삼성이 정치인에 많은 돈을 뿌리며 주무르고, 검찰에 떡값을 뿌린 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돈 앞에 형제도 없고, 권력 앞에 법도 없는 공무원과 기업인들, 돈 때문에 기업인 손에 놀아나는 정치인과 공무원이 지배하는 나라에 산다는 게 서글퍼진다. 그것도 안기부가 불법  도청한 자료에서 밝혀졌지만 까맣게 모르고 살아온 국민으로서 앞으로 그런 지저분한 자들이 계속 나라를 멋대로 주무르지 않도록 더 분명하게 밝히고 철저하게 따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이 나라를 지배한 정치인과 공무원, 큰기업인들이 겉보기엔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일을 열심히 하고 애국자인 거처럼 거들먹거리지만 속으로는 온갖 지저분한 짓을 많이 하고 제 속만 채우는 자들이란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런 짓들을 할 것이란 걸 짐작은 하고 있었기에 나는 그들을 불신하고 있었다. 분명히 될 일도 안 되고, 상식 밖의 일들이  그 판에서 자주 일어나는 걸 보면서 한스런 마음까지 들었다. 내가 일생을 바쳐 해온, 한글을 살려 국어독립을 하려는 일에서도 절실하게 그런 느낌을 여러 번 느꼈다.

한글은 우리 겨레의 가장 자랑스런 문화유산이고 온 세계가 알아주는 글자로서 우리말을 살리고 우리 겨레를 빛나게 할 보물이다. 겨레의 자존심이고 민족 자주문화 창조 무기인 한글은 이 나라를 지배하고 이끄는 정치인과 공무원, 기업인이 국민보다 더 지키고 빛내려고 애써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았다. 저 돈만 아는 큰기업인들엔 그 한글이 아무 쓸모가 없는, 자신들 돈벌이에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다. 오직 남의 말글인, 한자와 영어만 눈에 보이고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게 했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자는 것도 저들이 막고 있다. 14년 전 노태우 정권은 전경련,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라고 하니 바로 빼버렸다. 어제 발표된 안기부 전화통화 도청자료를 보니 왜 노태우 정권이 경제단체가 요구하니 허겁지겁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뺀 까닭을 알 거 같다. 돈으로 모두 주무르니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꼼짝 못하고 그들 말을 고분고분 듣는 것이다. 돈 앞에 겨레 얼도, 겨레말도, 겨레 문화도 헌신짝으로 보인 것이다.

요즘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해 다시 나라를 일으키고 겨레말과 겨레 얼을 살리자는 여론이 높아 그 법안이 국회에 들어가 있는데 정부도 국회도 근본 취지는 찬성한다면서 경제단체 눈치만 보고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왜 국회의원과 정부가 저런 태도일까 답답했는데 이제 알 거 같다. 경제인들로부터 차떼기로 돈을 받고 그 심부름을 한 정치인들이 그들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저분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이란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경제단체가 제 나라의 글보다 남의 나라 글을 더 섬기는 건  한글날 관련 말고도 많다. 한글단체엔 한푼도 주지 않고 한글 쓰기를 반대하는 한자혼용단체엔 큰돈을 주기도 한다. 돈만 주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로 한자단체를 밀어준다. 회사에서 일제식 한자혼용을 하면서 대학생들이 한자를 모른다는 선전을 하고 한자교육을 강조했다. 또 입사시험에 한자과목을 넣는다고 한다. 우리말로 된 회사이름을 미국식으로 창씨개명을 한다.  선경, 금성이 제 이름을 버리기 시작하면서 국민 세금으로 돈을 번 한국통신과 담배인삼공사와 일제 식민지 보상금으로 세운 포항제철까지 미국식 창씨개명을 했다. 그리고 이들은 영어를 공용어로 하겠다고 한다. 보통 국민이 보기 상식 밖의 일이다.  

제 돈만으로도 아니고 국민 세금과 국가의 특혜로 돈을 쉽게 번 이들은 엄청난 돈을 써서  자신들 기업과 하는 일을 옳고 좋은 거로만 선전 광고한다. 언론도 광고비로 떡 주무르듯 한다. 이렇게 큰기업과 정치인과 공무원이 뒷구멍으로 부도덕한 못된 짓을 수없이 하면서 국민이 자신들을 불신한다고 불평한다. 언제인가는 경제단체가 국민이 자신들을 보는 눈이 곱지 않다고 학교 선생과 학생들에게 경제교육을 한다고 나선 것을 보고 속으로 혼자 코웃음을 친일이 있다.  

며칠 전 누리망신문 '참말로'에 원로 법학자 한상범 교수는 "진정한 사법개혁이 이루어지려면 사법관료가 돈과 권력의 지배를 받지 않아야 한다. 재벌에는 한없이 관대하게 판결하고 재벌총수는 실형을 받지 않는다는 소리, 유전무죄 무전유죄란 말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쓰셨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이번 안기부 도청자료에 잘 나와 있다. 재벌이 사법관료를 돈으로 주무르고 있는 게 말이다. 이번 안기부 도청자료 사건을 슬그머니 넘어가선 안 된다. 분명히 밝히고 철저하게 따져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것이다. 그 밖의 상식 밖의 일도 다 바로잡아야 한다.  

나는 오래 전부터 큰기업과 경제단체는 한글과 한국말을 짓밟는 보이지 않는 손이고 으뜸 훼방꾼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고 한국 국민을 상대로, 한국 노동자를 부려먹어 쉽게 돈을 벌면서 한국말과 한글을 죽이는 일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한글을 죽이는 일에 나서는 한자파 학자나 영어 공용어 주장하는 소설가 뒤에 큰기업과 일본과 미국 세력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세상이 바로 돌아가면 저들의 잘못이 밝혀질 것이고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참에 외세에 빌붙어 제 돈벌이만 생각하는 재벌들 생각도 바로잡아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