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펙에 내세울 대한민국 특산품은 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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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온 겨레가 힘 모아 으뜸글자 배달
겨레말을 세계인이 쓰게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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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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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에서는 미국말(영어) 배우기와 섬기기가 지나칠 정도여서, 한국인들이 영어 열병을 앓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10년 전에 김영삼 정부가 영어
조기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외국의 미래학자가 앞으로 100년 뒤엔 지금 세계에서 쓰고 있는 수천 개의 말 가운데 영어, 중국어 등 다섯
개쯤만 남고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 뒤부터 일어난 영어 열병이다. 거기다가 한 소설가가 한국말도 100년 뒤엔 사라질 것이니 세계에서 가장
힘센 나라인 미국말을 빨리 배워서 우리 공용어로 하자는 말을 하고, 일부 신문이 부채질하니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나는 절대로 배달 겨레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더 많은 세계인들이 배우고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까닭은
우리에겐 '한글'이라는 세계에서 으뜸가는 글자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글임자인 한국 정부와 온 국민이 얼빠진 한 소설가처럼 100년 뒤엔
우리말이 사라질 것이니 일찌감치 알아서 우리말을 버리고 미국말을 우리 공용어로 하겠다면 그렇게 되겠지만 우리말을 지키고 빛내려는 사람이 많고
이들이 힘을 모아 애쓰기 때문에 한국말은 죽지 않는다. 또 한글이 훌륭한 글자라는 걸 아는 국민이 많고 그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제가 물러간 뒤 미군정 때 한국 농촌에서 태어났고 한국전쟁이 끝나지 않은 때인 1953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그 때
농촌은 끼니도 때우지 못하는 집이 많을 정도로 가난했고, 우리 마을에 글자를 아는 사람이 열 명 가운데 두 명 정도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낫
놓고 ㄱ(기역)자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우리 말글로 된 책도 별로 없었고 전깃불도 없어 밤에는 책도 못보고 일을 할 수도 없었다. 낮에 허리가
부러지게 논밭에 나가서 일해도 헐벗고 배고프게 살던 어두운 때였다.
그런데 50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서
잘 살고 있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드물고 읽을 책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오히려 아주 잘 먹고 일을 하지 않아서 살찌고 병이 나서 걱정이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부도 하고 똑똑해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모두 글자를 읽고 쓸 수 있어 누리망통신(인터넷)을 통해 대통령과
공무원에게 하고 싶은 말도 다할 수 있고, 자기 생각을 온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두
한글 덕이라고 본다. 한글이 배우고 쓰기 쉬워 온 국민을 똑똑하게 했고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빨리할 수 있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배우고 쓰기 어려운 한문에 짓눌려 백성이 무식하고 나라가 일어나지 못했지만 이제 우리 겨레가 마음먹고, 하기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국민이
되고, 잘 사는 나라도 될 수가 있다. 이제라도 한글이 얼마나 훌륭하고 겨레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잘 이용하면 그렇게 되지만 남의 말글을 더
섬기면 안 된다.
사람이 다른 동물과 다르게 말을 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만물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말글로 뭉치고,
말글로 과학과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켜 큰 힘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말글로 비행기와 큰 배를 만드는 공부를 하고 훈련을 하고 머리를 굴려 더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오랜 역사를 보더라도 국민이 말글을 많이 알고 똑똑한 나라가 힘센 나라가 되고 문화와 문명이 발달했다. 말글이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말글을 잘 지키고 이용한 겨레와 나라는 일어나고 그렇지 않은 겨레와 나라는 못살고 망했다. 우리는
한 겨레의 말은 그 겨레의 운명과 함께 한다는 걸 이스라엘 민족과 만주민족에서도 알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2000년 동안 제 나라 없이
온누리를 떠돌아다니며 살았지만 제 민족의 말을 버리지 않고 써왔다. 그래서 근세에 땅을 되찾고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이웃에 있던
만주족은 청나라란 큰 나라를 세우고 중국 대륙을 통치했지만 나라도 없어지고 말글을 잊어버려서 만주 민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한
민족과 그의 말글은 운명을 함께 한다.
말글은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다리요 수레이며, 문화 창조 도구요 문화경쟁
무기다. 최신 도구를 잘 쓸 때 좋은 문화를 빨리 꽃피울 수 있고 최신 무기를 가진 사람이 경쟁에서 이긴다. 배달겨레가 한글을 잘 이용하면
세계에서 으뜸가는 문화민족이 될 수 있고 정치, 경제, 문화, 정보 전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금 동양문화와 세계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일찍이 100년 전에 선각자 주시경선생은 "말이 오르면 나라가 오른다."시며 쓰러져가는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
한글을 살리고 빛내려고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 나는 하늘이 준 이 한글, 아니 세종대왕이 후손들을 위해 애써 만든 한글, 여러 어른이 애써
지키고 갈고 닦은 이 한글을 더욱 빛내고 즐겨 쓰긴 바란다. 그리고 이 한글을 우리만 즐겨 쓸 게 아니라 우리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쓰고 더
나아가 글자가 없는 세계 여러 민족이 함께 쓰면 좋겠다. 더욱이 몽골, 중국, 만주, 일본 들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와 피가 섞이고 같은 문화
속에 살듯 사람들이기에 서양의 로마자나 영어를 쓰는 거 보다, 로마자보다 더 좋은 동양의 글자인 한글을 함께 쓸 수 있길 바란다. 그래서
한국어정보학회에선 한글이 '세계 음성기호'로서 가장 적합한 글자라고 보고 온 세계인이 함께 쓸 수 있는 연구와 노력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한글을 써보고 참으로 좋은 글자임을 알 수 있었다. 더욱이 셈틀(컴퓨터)을 이용한
누리통신(인터넷)시대를 맞이해 한글이 얼마나 잘난 글자인지 확인했다. 이 한글이 한국말을 살려줄 것이고, 한국 문화를 꽃피게 할 것이다. 그래서
한글과 한국말은 죽지 않고 더 힘센 말이 되고 일어날 것이라 굳게 믿는다. 그렇게 되려면 한국인이 지금처럼 힘센 나라의 말글을 배우고 쓰는데
목숨 걸어선 안 되고, 한글과 한국말을 더욱 즐겨 쓰면서 갈고 닦아야 한다. 나라 밖에 사는 배달겨레 모두 그런 마음으로 살아야 하고, 함께
힘써야 한다.
그런 뜻에서 나는 중국 연변(조선족) 동포들이 배달말을 지키고 살려 쓴 일을 고맙게
생각하고 칭찬하면서 다른 곳에 사는 동포들도 본받기 바란다. 이스라엘 민족이 제 겨레말을 지키고 쓴 걸 눈여겨보기 바란다. 중국인들이 외국에
나가서도 중국말을 쓰고 중국문화를 사랑하며 사는 그 정신과 생활태도를 본받기 바란다. 지금 로마자와 미국말이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영원하진 않을
것이다. 로마제국이 영원하지 못했듯이 언젠가 기울 것이다.
이제 한글세상, 한국말 세상이 올 것으로 믿고 바란다. 꿈은
마음속에 담고만 있지 않고 함께 이루려고 애쓸 때 이루어진다. 지금은 소리글자 시대이고 세계에서 으뜸가는 소리글자인 한글을 가진 우리 겨레에게
기회가 왔다. 한글이 동양을 일으킬 것이고 온누리를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이런 꿈과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 말글을 먼저 잘하고 다른 나라의
말글도 열심히 공부해 잘하자. 그럼 우리 배달겨레가 모두 똑똑해지고 잘 살게 될 것이다. |
본지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글세계화추진본부 상임이사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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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8 [09:24]
ⓒ대자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