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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초등학교 영어 조기교육 당장 중지하라

한글빛 2006. 5. 22. 21:41
 

                    성  명   서


초등학교 영어 교육 확대 방안은

          교육과 나라를 망치는 잘못된 교육정책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영어를 가르쳤다. 그런데 그 영어 조기 교육에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인 것에 비하면 그 성과가 적다. 더욱이 그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철저하고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고 서둘러 강행함으로써 그 부작용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유치원 학생 때부터 영어 학원과 과외 공부하기 바쁘게 만들었고, 영어 조기 유학을 가는 어린이가 점점 늘어나게 해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났다. 정부와 학교는 말할 거 없고 지방자치단체까지 영어 공부에 많은 예산을 쓰게 만들었다. 이로써 온 나라와 온 국민이 영어 열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교육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한다. 사교육비가 더 늘어나고 영어 열병이 더 심해질 게 뻔하다. 1997년부터 영어 조기 교육을 시행할 때도 충분한 연구와 준비를 하지 않고 강행해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았는데 또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려고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년 동안 시행한 영어 조기 교육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실패했다고 본다. 영어 교육을 위해서 ‘기러기아빠’로 대변되는 한국적 가정 해체 현상이 광범위하게 일어났고, 영어를 통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일어났으며, 교육비의 증가는 곧 아이 양육의 어려움으로 인식되어 결국 출산율 세계 최저라는 국가 위기까지 불러왔다.


또한, 일부 국민의 영어 능력은 향상되었지만 사회의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졌다. 정부나 기업은 한국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한국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한국인을 데리고 일을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래서 국가 경쟁력은 더욱 낮아지는 추세이다. 영어에 몰입한 교육 정책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는가? ‘영어 조기 교육’에 우리의 뿌리가 썩고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민은 영어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자. 이에 우리는 바르고 제대로 된 영어 교육을 통해서 우리의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킴과 아울러 우리 사회의 의사소통 도구인 우리말 발전을 위해서 정부가 다음과 같은 노력을 해 줄 것을 요구한다.


1. 지난 9년 동안 시행한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반성과 평가부터 철저히 하라.


2.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계획을 당장 취소하라.


3. 중, 고등학교 영어교육부터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


4. 영어 열병을 고치는 데 정부와 국민 모두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5. 준비 덜된 상태에서 한 건 주의 식으로 영어 조기 교육 정책을 세우고 강행한 책임자를 처벌하라.


6. 국어를 비롯한 기초 교육을 더 충실히 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을 세우라.


                2006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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