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조선일보는 끝까지 한글을 짓밟고 있다.

한글빛 2006. 10. 20. 23:24
사회 혼란 조성하는 조선일보
대통령 한글날 경축사를 ‘공산주의 혁명 선동’으로 왜곡
 
이대로 논설위원
 
 
올해 한글날은 국경일이 된 첫 경축일이었다. 나는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드는 데도 앞장섰지만, 이 한글날이 다른 기존 국경일보다 색다른 문화국경일로 자리 잡게 하려고 여러 가지 알찬 행사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예산이 없고 또 정부와 사회단체는 말할 거 없고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미약해서 일을 뜻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광복절 경축행사 예산은 100억이라는데 한글날은 2억밖에 안되니 그 어려움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뜻 깊게 치른 첫 한글날 국경일 큰 잔치
 
그렇지만 모자란 돈을 가지고 나름대로 뜻있는 일들을 많이 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을 기념하는 기념주화를 만들고, 기념우표도 만들게 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을 국민에게 알리고 함께 참여해 경축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국방송이 하는 열린음악회와 금난새님이 지휘하는 한글날 국경일 제정 경축음학회도 열었고, 종로구청와 함께 훈민정음 반포 재현식과 어가행렬을 근정전과 광화문 앞 거리에서 거행했다.
 
그런데 예산이 없어 계획한 일들을 못한 섭섭함보다 한글날 경축 분위기를 흐리려는 사건이 일어나 더 안타깝고 아쉽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일본 수상이 오는 바람에 한글날 경축 행사가 돋보이지 않았고 분위기가 흐려졌다. 거기다가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경축사를 가지고 말꼬리를 잡아서 더욱 맥빠지게 했다. 광화문 일대 건물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을 알리는 글을 쓴 펼침막을 걸고 싶었으나 건물주들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도와주지 않아 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핵실험과 같은 나라밖의 일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조선일보가 우리 역사상 처음 한글날 경축식에 참석한 대통령을 걸고 넘어뜨리려한 것은 매우 섭섭하다. 더욱이 조선일보는 지난날 한글이 잘되는 것을 방해한 일이 많아 더욱 그렇다. 한글세상이 다 된 지금도 아래 인용한 사설처럼 이상한 꼴로 한자를 병용(萬事만사를 지배와 被피지배)하면서 한글만 쓰기를 거스르고 있다.
 
한글날 경축식에서 대통령이 경축사를 읽는 동안 참석자들로부터 세 번이나 박수를 받으며 환영받았는데 조선일보는 그 반대로 연설 내용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말꼬리를 잡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난날 한글을 못살게 군 잘못을 반성하는 뜻에서 국경일이 된 한글날 경축행사를 더 크게 보도하진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었다. 이제 한글 짓밟기를 그만하고 시대흐름에 따르라.
 
조선일보는 세종대왕이 한자를 쓰는 학자와 관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글을 창제한 내용을 설명한 대통령의 말을 가지고 <한글날 경축사에까지 끼어든 '지배·被지배' 논리>라는 제목으로 쓴 사설에서 "대통령은 정치행사도 아니고 한글날이 국경일로 格上격상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한글 창제의 의의를 ‘계급투쟁에서 지배층의 반대를 이겨낸 승리의 産物산물’로 설명한 것이다."라고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쓰게 하려고 할 때 지배층인 정치 세력과 학자들이 반대한 것이 사실이고 그들에 맞서서 이긴 것도 사실이다. 집현전 학자인 최만리와 그 무리들이 반대 상소문을 내고 반대하는 그들과 논쟁에서 세종대왕이 이긴 거 또한 사실이다. 그 때 세종대왕이 그들의 반대에 밀렸다면 오늘날 한글은 없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 나라 사람의 5%밖에 안 되는 지배층(학자와 관리)만이 한자를 알고 사용했으며, 나머지 백성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그들에 끌려가고 지배만 당한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을 공산주의 혁명 선동가로 몰아세워
 
또 조선일보는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세상 萬事만사를 지배와 被피지배의 단순 二分法이분법으로 나누고 이 선동적 이분법을 혁명의 선동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이 마르크스·레닌주의다. 공산주의 지배계층은 세상을 지배와 被피지배로 나눠 혁명을 부채질하고선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한 다음에는 주변에 가시철망을 쳐 자신들의 특권을 보호해 왔다. 그 僞善的위선적 공산주의 혁명가들이 세상에서 사라진 지 20년이 지난 후 그들의 지배·피지배 논리가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백주 대낮에 다시 부활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대통령을 공산주의 자와 닮은 혁명주의자로 몰고 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것은 자신이나 한자를 아는 기득권층을 위한 게 아님은 분명하다. 지배층인 세종대왕이나 관료들은 한자를 잘 알고 있었고 아무 불편이 없었다. 한자를 아는 관료와 학자들은 한글이란 새 글자를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아 만든 뒤에도 못쓰게 반대했다. 5%밖에 안 되는 지배 계층만이 글자(한자)를 알고 95% 백성들은 글자(한자)를 모르니 정치도 제대로 되지 않고 백성들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걸 가슴 아프게 생각해서 훈민정음을 만든 것이다. 한자 세상에서 한글을 만든 것은 자주, 창조정신에서 나온 엄청난 개혁이다.
 
그런 사실을 대통령이 설명한 것을 가지고 혁명 선동발언이라고 보는 것은 큰 잘못이다. 더욱이 대통령을 마르크스나 레닌 같은 공산주의 혁명주의자와 견주며 떠벌리는 것은 일반 국민도 그리 보게 하려고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내 눈에는 조선일보가 대통령보다 더 이 사회를 둘로 갈라서 싸우게 하려는 2분법 선동자로 보인다. 사회 혼란을 조성하는 언론 권력으로 보인다.
 

왜 이런 사설을 썼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조선일보가 한글을 진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고 한글의 우수성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된 것도 마땅치 않게 보기 때문에 그런 억지를 쓰는 것으로 보인다. 위에 일부 인용한 조선일보 사설에서 보듯이 "세상 萬事만사를 지배와 被피지배의 단순 二分法이분법"이라는 이상한 한자병용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날에도 한글만 쓰는 것을 발 벗고 가로막다가 뜻대로 안 되니까 오늘날엔 이런 억지스런 글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또 경축일에 그런 사설을 쓴 것은 평소 노무현 정부에 대해 마땅치 않게 생각하기 때문에 말꼬리를 잡고 흠집을 내려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일어난 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노 대통령을 때려서 그 반대 세력을 선동하려는 이분법 선동행위라는 것이다. 또 평소 한글과 한글날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 마음에다가 노 정권을 싫어하는 마음이 겹친 데서 나온 한글날 경축 분위기도 깨버리이고, 노무현 정부도 때리기로서 두 마리 토끼 잡기로 보인다.

언론과 방송, 한글날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한글에 관심 가져야
 
한글의 우수함과 한글날의 중요함을 모르고 한글 쓰기를 방해하는 신문이 조선일보뿐만이 아니고 동아일보도 있고 다른 신문도 있지만, 조선일보는 그 가운데 지나칠 정도로 한글을 우습게 여기고 짓밟고 있다. 어떤 때는 일본 사람이나 일본 신문이 아닌가 여길 정도다. 이제 제발 괜한 억지로 자신들을 더 추하고 못된 신문으로 보이게 하지 말기를 충고한다. 더 이상 한글과 한글날에 먹칠을 하면 한글 훼방꾼 가운데 최고 한글 역적으로 역사에 남을 것임을 밝힌다.
 
이제 조선일보는 지난날 한글을 못살게 군 것을 반성하고 한글을 빛내는 일에 앞장서 줄 것을 부탁한다. 내년 한글날엔 세종대왕 어가행렬과 함께 더 멋드러진 문화행사를 많이 할 것이니 크게 보도해줌으로써, 그동안 한글과 한글운동가들에게 섭섭하게 한 것을 풀어주기 바란다. 다른 신문과 국민도 핵실험에만 관심을 가지지 말고 한글과 한국말에도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한글 기계화, 국어정보화의 선구자요, 개척자인 나의 스승 공병우박사는 "한글의 위력은 원자탄보다도 더 세다."라면서 한글발전에 온 겨레가 힘을 모으고 애쓰자고 외치셨다. 한글사랑 정신으로 핵문제도 경제문제도 남북과 동서 화해문제도 잘 풀리길 두 손 모아 빈다.

▲세종대왕 납시오! 어가행렬.     ©김영조 논설위원



이대로
이대로 참말로 논설위원은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1967년 동국대 국어운동학생회 창립 초대 회장 
1994년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윈장
1997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2000년 한글세계화추진본부 상임이사(현)
2004년 한글날국경일 제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사무총장
2005년 한글문화단체 모두모임 사무총장

2006년 한글발전 공로 국무총리 표창


2006/10/19 [11:25] ⓒ참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