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한자타령만 할 것인가?
이대로 [idaero@hanmail.net]
http://jabo.co.kr
우리 나라에 가끔 각설이타령 하듯이 툭하면 나타나 타령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한자타령과 영어 공용어타령을 하는 이들이다. 한자 타령 목소리는 조금 작아졌지만 영어 공용어타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선 일단 한자타령에 대해 한 마디 하련다.
지난 4월 10일 한자 좋아하는 일간신문에 한자교육진흥회와 교육부 장관을 지낸이 13명이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자"는 건의를 교육부에 냈다는 보도를 크게 했다. 그리고 찬반 토론 글도 내보내고 있다. 한국일보는 찬성 사설을, 한겨레는 반대하는 사설까지 썼다. 그리고 방송도 반가운 듯 그 보도를 앞다투어 하고 있다.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듯이...
한자 타령을 하는 이들은 누구이고 그들을 밀어주는 신문사는 누구인가. 한자 혼용파들이고 그들과 같은 뜻을 가진 신문들이다. 전 문교부 장관을 지낸 민관식과 권이혁들이 그들이고, 조선, 동아,한국일보들이 그들이다. 민관식은 문교부 장관을 할 때 박정희가 1970년부터 한글전용정책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려던 것을 그 때 총리인 김종필과 함께 가로막은 사람이고 지금까지 한자혼용파의 대부로서 적극 활동하고 있다. 권이혁 또한 서울대 한자혼용파 선두에서 한글전용을 반대하는 이로서 한술원장을 할 때 해 마다 한 사람식 학술원상을 주다가 한글운동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산 일도 있다.
1970년 대 민관식과 김종필이 한글전용을 반대하고 후퇴시킨 것이 얼마나 잘못인지 오늘날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그들이 끈질기게 반대하고 막았지만 현실은 한글전용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와 공문서, 신문과 잡지 들 일반 대중이 읽는 글은 쉬운 우리말을 우리 글 한글로 적는다는 것이었는데, 한글을 원수처럼 여기고 이를 발벗고 반대한 조선일보까지 이제 95% 한글만 씀으로서 자신들 잘못을 시인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신들 잘못을 숨기고 다른 속셈으로 계속 그 타령을 함으로서 더 죄를 짖고 추태를 보이고 있다.
아마 이번엔 죽기 전에 하는 마지막 발악이거나, 지금 재미를 보고 있다는 한자 검정시험과 어린이신문으로 돈을 계속 벌기 위한 얄팍한 속셈으로 그 타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학과 회사가 입학과 입사시험에 한자검정시험 점수를 적용하겠다고 나서니 유치원 애들까지 그 시험을 보기 위해 돈을 싸들고 줄서고 있다고 한다. 많은 초등학교가 한자 자습공부용으로 어린이 신문을 강매하고 있고 교장들은 신문사로부터 뒷돈을 받고 있단다. 또 국어검정시험이란 것을 만들어 돈을 벌기 위해 이들이 나섰다고도 한다. 이번 한자타령을 찬성하는 사설을 쓴 한국일보는 소년한국일보에서 한자검정시험 선전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을 인터넷에 들어가면 당장 볼 수 있다.
민관식 한나라당 고문, 명지대 교수 진태하, 국회의원 박원홍, 전 서울대 총장 권이혁 들이 발벗고 한자타령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희승이 만든 국어사전에 올린 말이 70%가 한자말이다. 한자공부만 하면 똑똑해지고 잘 산다"고... 소년 조선일보, 소년동아, 소년한국일보를 내는 신문사들이 앞다투어 한자파들 을 밀고 있다. 한자파엔 서울대학 출신들이 많은 데 정부와 언론과 교육계를 휘어잡고 있다. 저들이 이 나라 기득권이고 힘있는 자들이니 영어 조기교육처럼 한자 조기교육도 밀고 나갈까봐 걱정스럽다. 그렇게 되면 우리 애들만 잡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전국교직원 노동조합과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들 한글단체가 반대 성명을 내고 한겨레 신문이 이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에 비해 힘이 약하다. 많은 국민들이 남의 일로 여기지 말고 한글과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초등학교 한자 교육 시행을 막아주길 간절히 바라며 한자파와 한글학회가 대통령께 보낸 건의서를 함께 올리니 견주어 보시기 바란다.
2002.4.15
국어독립운동꾼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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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大中 大統領님께
歷代 文敎·敎育部長官의 「初等學校 漢字敎育」 實施에 대한 建議
새해에도 金大中 大統領님의 康寧하심과 뜻하시는 일마다 如意하시옵기를 祝願합니다.
金 大統領님께서는 그동안 國內外로 刮目할 만한 많은 業績을 이룩하셨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원활한 語文生活의 發展을 위하여 1999년 2월 9일에 國務會議에서 公用文書에 『漢字 倂記』를 시행하도록 議決하고, 10월 22일에 再促求하신 바는 歷代 어느 大統領도 하지 못한 勇斷이셨습니다. 또한 2001년 12월 28일에 敎育人的資源部에서 2005년부터 大學修學能力 評價試驗에 「漢文」과목을 추가시킨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今年 월드컵 大會에 中國을 비롯하여 日本, 東南亞 등 漢字文化圈에서 많은 觀光客이 訪韓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아직까지 道路標識板이나 案內板에 漢字가 별로 倂記되어 있지 않아서 觀光客의 不便이 매우 憂慮됩니다. 國益을 위하여 다시 한번 漢字倂記를 再促求하여 주시기를 仰望합니다.
더욱 緊急한 일은 별첨내용과 같이 半世紀 동안 跛行的인 文字政策으로 인하여 초래된 오늘의 심각한 文化危機를 根本的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初等學校에서부터 漢字를 단계별로 학습시키되, 外國語 학습을 위한 것이 아니라, 國語생활의 正常化를 위하여 한글과 더불어 國字로서 교육하는 일입니다. 金 大統領님께서는 「初等學校 漢字敎育」을 早速히 실시하여 주시기를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의 5萬餘 推進委員을 代表하여 國家와 民族의 將來를 위한 憂國衷情에서 뜻을 같이 하는 歷代 文敎·敎育部長官의 連名으로 간곡히 建議하는 바입니다.
2002년 2월 6일
文鴻柱 閔寬植 李奎浩 權 赫 孫製錫 徐明源 鄭元植 趙完圭 吳炳文 金淑喜 李海瓚 文龍鱗 李敦熙等 敬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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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를 敎育해야 하는 重要事項
◎ 오늘날 우리의 語文生活은 半世紀 동안 文字政策의 失敗로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半文盲이 되어, 현실적으로 우리 나라는 IMF 經濟危機보다도 더욱 심각한 文化危機에 처하여 있습니다.
◎ 初·中·高 學生은 물론, 大學生들도 古文獻이 아니라, 당대의 國漢文混用 정도의 書籍을 읽지 못하여, 全國 圖書館의 수많은 책들이 死藏되어 있으며, 講義를 진행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 책을 읽지 못하는 半文盲의 학생들이 아무리 社會에 배출되어도 知識不在의 상태에서는 高級知識을 要하는 知識産業時代에 있어서 그 能力을 도저히 발휘할 수 없습니다.
◎ 현재 初等學校 敎師 자체가 漢字를 잘 모르기 때문에, 불씨가 꺼져가는 이 시기를 놓치고, 政府에서 뒤늦게 漢字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교육하려 하여도, 그 때는 이미 가르칠 敎師가 없어서 도저히 文化의 暗黑期를 恢復할 수 없을 것입니다.
◎ 현재 中·高等學校 교육과정에 漢文 과목이 있기는 하지만, 大學入試에서 出題되지 않기때문에, 學校 당국에서도 學生도 漢文 학습을 별로 치중하지 않고 있습니다.
◎ 中·高等學校마저 제7차 敎育課程에서는 漢文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敎育人的資源部에서는 이미 중·고등학교 漢文과목 敎師를 다른 과목으로 교체하기 위하여 硏修를 시키고 있어, 漢文 과목의 成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 우리말의 70% 이상이 漢字語彙로 되어 있는데, 한글로만 表記하면 읽어도 그 意味를 알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대부분 불확실한 語義로 國語生活을 하고 있습니다.
◎ 반세기 동안 漢字를 무조건 배격한 결과, 날로 급증하는 현대적인 學術用語, 新造語 등을 우리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고, 대부분 日本式 漢字語에 의존하고 있음은 文化民族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 이미 西洋의 碩學들도 예견하고 있는 東北亞 漢字文化圈 時代의 浮上에 있어서, 더구나 지리적으로 中國과 日本 사이에 있는 韓國에서 한글專用만으로는 결코 國益에 도움이 되지 않음은 明若觀火한 사실입니다.
◎ 現政府에서 公用文書, 道路標識板, 住民登錄證에 漢字를 倂記하도록 결정한 것은 歷代 어느 政府에서도 실행하지 못한 歷史에 길이 빛날 業績이지만, 나아가 初等學校부터 漢字敎育을 단계별로 실시할 때, 根本的인 問題點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初等學校 漢字敎育 추진을 위하여 歷代 國務總理 역임자가 8명, 各部 長官 역임자가 60명, 예비역 將星이 90여명, 國會議員이 150여명, 大學總長이 70여명, 學術院·藝術院 會員이 130여명, 大學敎授가 1,000여명, 五大 宗敎代表, 三黨 主役, 初等學校 校長·敎師 등 10,000여 명이 「全國漢字敎育推進總聯合會」를 결성한 것은 오로지 救國의 한마음으로 漢字敎育을 지지하는 절대적인 輿論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처럼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당대의 最高知性들이 모두 國家와 民族의 장래를 위하여 初等學校 漢字敎育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일부의 漢字敎育 反對 의견 때문에 國家百年大計의 政策을 遲延한다는 것은 우리 後孫들에게 스스로 죄짓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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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 드리는 건의서 -지금은 초등학교 한자 의무 교육 주장에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닙니다!-
나랏일에 밤낮으로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정운영에 겨를이 없으신 줄 아오나, 자칫하면 이 나라 교육의 뿌리가 다시 한번 흔들릴지도 모르는 중대한 지경을 당하여,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건의를 올립니다.
오늘 아침《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전국 한자교육 추진 총연합회가 전직 교육부 장관을 지낸 분 가운데 13 사람의 이름을 앞세워, 또다시 망국적인 '초등학교 한자 교육' 주장을 되풀이하고 나섰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제 지도층 인사들의 권위를 내세워, 현 정부가 자기들의 건의를 "즉각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땅의 여론 정치, 민주 정치는 실종되고 말 것"이라고, 난데없는 정치적 협박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임 교육부 장관 가운데에서도 7 사람은 이들의 집요한 회유를 뿌리친 것처럼, '초등학교 한자 의무 교육'은 한자의 향수에 젖은 몇몇 사람들의 케케묵은 주장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대다수 국민의 생각도 아닙니다. 이야말로 시대 역행의 대표적인 발상이며, 암기 위주의 교육을 심화시켜 어린이의 창의력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죄악입니다. 이에, 그들이 대통령께 '한자를 교육해야 하는 중요 사항'이라고 주장한 내용이 얼마나 궤변과 거짓에 가득차 있는지, 그 정체를 밝혀 드립니다.
○ "반세기 동안 문자 정책이 실패하여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반문맹이 되었다."는 데 대하여: 한자를 모른다고 '문맹' 운운하는 이들은 현실 인식조차 없는, 참으로 시대 착오적인 생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미 나라 안의 거의 모든 출판물은 한글로만 씌어져 나오고 있으며, 국민들은 아무런 불편 없이 이들을 통하여 지식과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을 '반문맹자'로 몰아부치는 유일한 근거가 바로 신문 때문인 모양입니다만, 고등 교 육까지 받은 사람이 제 나라 신문을 제대로 못 읽는다면 그 책임은 신문 제작자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요즘 신문들은 앞다투어 가로쓰기-한글 전용 쪽으로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고 있습니다.
○ "학생들이 한자로 표기된 문헌과 책들을 읽지 못하여 전국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이 사장되어 있으며, 강의를 진행할 수 없는 실정"이라는 데 대하여: '전국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이 한자 혼용이라는 것은 그들의 착각일 뿐, 그 수는 점점 줄어들어 이제 거의 모든 출판물은 한글로만 쓰여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자 투성이로 적힌 전문 서적이나 학술 서적이 있다면 이는 일본 서적을 직역하고서도 마치 자기 저서인 양 하는 이들의 죄과입니다. 또한, 한문 강의가 아닌 이상, 한글 세대의 학생들에게 '강의를 진행 할 수 없을' 정도로 한자를 섞어 강의하는 것은 교수 내용보다 권위를 앞세운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이 사회에 배출되면 고급 지식을 요하는 지식 산업 시대에 그 능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다."는 데 대하여: 이것은 낡은 시대의 권위주의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주장입니다. 이 같은 주장의 밑바닥에는 귀족들만이 한자를 즐겨 쓰던 봉건 사회에 대한 향수가 뿌리깊게 박혀 있습니다. 그들의 사고의 밑바닥에는, 옛날 우리말을 '방언'이라 하고 우리 글을 '언문'이라고 하던 한국 사람 아닌 한국 사람의 사고 방식, 일제 시대에 일본말을 '국어'라 하고 우리말을 '조선어'라 하던 그 사고 방식이 그대로 깔려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한자를 아는 것만이 바로 '지성'인 줄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한글 전용은 글장님을 없애고 수많은 정보와의 접촉을 가능하게 하여 전체 국민의 지식 수준을 높여 주었습니다.
○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말로 되어 있어 한글로만 적어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이 불확실한 어의로 국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대하여: 우리말 낱말의 상당수가 한자말이라는 사실은, 우리말이 한자의 위세에 짓눌려 그만큼 오랜세월 동안 기를 펴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컴퓨터가 필기 도구를 대신하는 첨단 정보화 시대를 맞아 한글은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문자로 떠올랐으며, 비로소 우리말이 되살아날 여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자를 몰라서 낱말의 뜻을 잘 모른다는 것은, 한자에 익어 버린 머리로써 생각해 낸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많은 낱말을 부려 쓰고 있지만 반드시 그 낱말의 어원을 알고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원을 알아야만 뜻을 알 수 있다 는 주장은, '텔레비전'의 뜻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television'을 정확히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억지와도 같습니다.
○ "한자를 섞어 쓰지 않아서 현대적인 학술 용어, 신조어 등을 스스로 만들어 쓰지 못했다."는 데 대하여: 한자를 쓰지 않으면 새 말을 만들어 낼 방법이 없는 줄 아는 것은 잘못입니다. 지난 봉건시대나 일제 시대에 한자의 침식으로 순 우리말의 조어법이 쇠퇴하고 그 대신 한자에 의한 조어가 성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요즈음에는 한자를 거의 쓰지 않게 되자 우리말의 조어법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도시의 길이름들이 차츰 부르기 쉽고 아름다운 순 우리말로 지어지고 있으며, 젊은 학자들은 한글만으로도 훌륭한 논문을 써내고 있습니다. 한자에 길들여져 있는 기성 세대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우리말의 조어력과 응용력은 뛰어납니다.
○ "동북아 한자 문화권 시대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글 전용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대하여: 중국과 일본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이런 소리가 높아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동양 3국 너른 줄만 알고 세계 너른 줄은 모르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쓰고 있는 간체자와 일본이 쓰고 있는 약자가 우리 나라 안에서 쓰이고 있는 한자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자 수천 자를 익힌 사람도 정작 중국 시내에 들어서면 그 흔한 거리의 간판조차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요? 종주국에서도 낡고 불편하여 내다버리고 있는 고전 정자를 우리만이 신줏단지 모시듯 끌어안고 쓴다면, 우리 나라는 그야말로 국 제 사회에서 낙후되고 말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의 한자 교육은 절대로 안 됩니다. 이제 와서 초등학생들에게 한자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키자는 것은 일제 때의 식민지 교육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글전용의 추세는 봉건적 한자 세대가 물러나고 한글로써 정보와 지식의 민주화·평등화가 이루어졌음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북한의 지도자와 역사적인 정상 합의문을 한글만으로 작성함으로써 이를 인정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이미 30년 전에 막을 내린 초등학교 한자 교육을 부활하자는 것은, 역사에 대한중대한 반역 행위이며 어린이에 대한 가혹한 학대입니다. 영어와 컴퓨터까지 필수 교과목이 된 초등학교에서 또다시 한자까지 가르친다면, 어린이들의 정신적 창조 활동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우리 나라 앞날의 창조적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첨단 정보화 시대의 현실에 아직도 눈을 뜨지 못하고 낡은 한자 교육에만 집착하는 일부 봉건 세력의 주장에 나라의 어문 교육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어린이들을 자신들의 이익에 이용하려는 무리들의 망동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대통령과 교육 당국이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2년 4월 10일
한글 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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