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지만 그렇게 변화된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보다는 많은 이의 노력이 숨어 있었다. 호적에 아들 이름을 금난새란 한말글 이름으로 올린 금수현, 성씨마저도 "박"이 아닌 "밝"으로 바꾸고자 소송을 불사했던 밝한샘, 1985년 75살의 고령임에도 이름을 바꾼 최햇빛, 1983년 최연소 21살 대학생 신분으로 이름을 바꾼 김슬옹 등이 바로 그들이다. 그뿐만 아니라 1967년부터 20여 년간 "고운 이름 뽑기" 행사를 벌인 "서울대학교 국어운동학생회와 이얄라, 1976년 결성되어 활동을 벌인 "한글 이름 펴기 모임"과 배우리, 2001년부터 해마다 "아름다운 가게 이름"을 뽑아 기린 한글학회 등이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제 많은 이가 한말글 이름을 쓰고 많은 가게나 상호가 한말글 이름을 쓰고 있는 지금 '한말글 이름의 날"을 선포하고, 이를 법정기념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임이 생겼다.
그리고 이얄라(이봉원) 한말글 이름의 날 법정기념일 추진위원장이 한말글 이름의 날 선포에 이어 인사말이 있었다. 그는 "해마다 5월 8일을 '한말글 이름의 날로 정해 기리고, 이 날을 법정기념일이 되게 하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한말글 이름의 날을 맞아서, 한말글을 사랑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라고 말했다. 내빈축사를 한 김승곤 한글학회 회장은 나라와 말을 사랑하는 뜻있는 분들이 모여 한말글 이름의 날 선포식을 하는 것은 장차 큰 물결이 되어 우리 어린이들의 이름이 모두 한말글 이름으로 지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문제안 한말글문화협회 회장과 김석득 외솔회 회장도 축사를 해주었다. 선포식 마지막 순서로 남 높새울(남영신)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이 "나는 5월 8일을 한말글 이름의 날로 정해 온 누리에 선포함을 지지하며, 이 날이 법정 기념일이 될 때까지 내 힘을 보태겠습니다"라고 서약하는 백만 사람 서명 운동 시작을 선언했다.
첫 번째로 상명대학교 김두루한 강사는 "한말글 이름의 역사와 실태"라는 제목의 발표를 했다. 그는 "한자말 이름 짓기에 견주어 한말글 이름 짓기는 모든 면에서 더 나음은 물론, 정체성의 개성을 분명히 살릴 수 있으며, 창의력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한말글'은 외국어나 외래어, 한자어가 아닌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과 '한글'을 한 낱말로 합친 말이다. 이에 따라 '한말글 이름'이라고 하면 지금까지 '고운 이름', '우리말 이름', ;한글 이름''토박이 이름' 따위로 불리던 이름들을 통틀어 새롭게 뜻매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표자로 한양대학교 언어학과 김정수 교수기 나섰다. 그는 "이름 짓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언어 주권이며, 모든 언중이 언어 주권을 인식하고, 되찾는 데서부터 한겨레 말은 생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름을 한자로 지어야 아름답다는 생각부터 속히 청산하지 않으면 한겨레말을 쓸 자격이 없다"라고 강조한다. 세 번째 발표자 한글이름펴기모임 밝한샘 으뜸빛은 "우리는 중국과 다른 나란데 혈연상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그저 빌어다 쓰는 저들의 성이고, 이름인데 그것을 왜 벗어 던지지 못하는가? 왜 미련을 가지고 붙들고 있나?"라는 피를 토하는 듯한 장문의 시(제목 '한자로 된 성과 이름 뜯어 고쳐야')를 낭독하여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1997년부터 '새 주소 부여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사업에 따라 홰나무길, 늠바위길, 방아다리길, 억새사랑길, 꽃나래길 따위처럼 아름다운 옛 땅이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아직은 일반 시민의 인식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영국,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이 모두 길이름으로 주소 체계를 만들었다시피 아주 좋은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표토론자로 나선 국립국어원 최용기 국어진흥부장은 "나라에서 정한 40여개의 기념일들을 보면 소비자의 날, 납세자의 날, 부부의 날처럼 뭐하는 날인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날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한말글 이름의 날'에는 정부나 학자들 모두 무관심했다. 이제라도 법정 기념일로 만들고 지켜나가야 할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발표를 듣고 있던 국어정보학회 진용옥 회장은 "세 주소 부여 사업"이 효율적으로 펼쳐지려면 길이름을 우편번호와 함께 해야 탄력을 받는다. 그래서 이에 맞는 데이터메이스 구축 사업도 같이 벌려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한말글 이름의 날"을 선포하고 그를 위한 발표회를 하는 동안 한말글을 사랑하는 참석자들은 진지하고 숙연하게 경청하면서 한말글 이름의 날이 하루 빨리 법정 기념일이 되고 더욱 발전하기를 비는 모습이었다. |
![]() | |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종대왕 생가터 복원 건의문 전달식 보도자료 (0) | 2007.05.11 |
---|---|
매니페스토가 아니고 참공약이다. (0) | 2007.05.10 |
영어에 얼이 빠진 노원구청 (0) | 2007.03.31 |
[스크랩] 부안 모임 = 조각 공원 (0) | 2007.03.18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회 소식 (0) | 2007.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