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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되찾았지만 우리말은 되찾지 못했다.

한글빛 2009. 11. 13. 05:40

2009/11/09(월) -나라를 찾았으니, 이젠- (558)

 

대한민국이 분단은 되었지만 나라를 되찾고 60년이 지났습니다. 북의 김정일이 핵무기를 만들어 가지고 밤으로 낮으로 대한민국을 공갈·협박하지만 1910년에 겨레가 겪은 부끄러움을 다시 겪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김정일 같은 악의 화신, 인류의 괴물의 지령을 받고 날마다 우리를 못살게 구는 인면수심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와글와글하는 한심한 나라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굳건하게 제 길을 가고 있을 겁니다.

나라는 찾았습니다. 나라는 되찾았지만 잃어버렸던 우리말을 온전하게 되찾지 못했습니다. 일제의 찌꺼기도 아직 우리말을 더럽히고 있습니다. 한문의 찌꺼기는 더 합니다. 글자에는 영어가 체면불구하고 끼어들어 우리말의 순수함을 여지없이 더럽히고 있습니다.

동계 올림픽은 뭡니까. 겨울 올림픽이라고 하면 입이 부르틉니까. “나루터”를 아직도 “선착장”이라고 해야 합니까. “사고 다발 지역”은 이래저래 자취를 감추었지만 아직도 “승강장”이라고 합니다. “타는 곳”이라고 써 붙이고 그곳에서 내리면 큰일 납니까. 강연이나 대화에 영어가 튀어나오지 않으면 무식한 사람이 됩니까.

우리말을 가장 많이 찾아서 일상생활에 쓰라고 가르친 스승은 중국학자들도 감탄해 마지않던 이 나라의 한학자 정인보 선생이었습니다. 서양 사람을 만났을 때나, 영어로 강연할 때에만 영어 단자를 마음대로 쓰세요. 아름다운 우리말을 되도록 많이 찾아서 갈고 닦고 다듬어 우리가 쓰는 것이 우리말을 우리에게 전해준 조상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이젠 철이 들 만한 나이가 됐는데도 아직!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