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청에 밝히는 글]
마을 이름을 외국어로 지으려는 것은
우리 겨레말을 더럽히고 죽이는 짓이다.
지난해 대전시 유성구(구청장)에서 새로 생기는 마을의 이름을 ‘테크노동’이라고 외국어로 지으려고 해서 우리 모임에서는 ‘2009년 우리말 헤살꾼’으로 뽑으며 그 잘못을 밝힌 일이 있다. 그런데 올해 유성구의회(의장 설장수)에서 그 계획안이 부결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4월 13일 유성구의회 운영위원회에서 ‘관평테크노동’이라고 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우리는 ‘테크노’란 외국어를 끈질기게 새 마을 이름에 넣으려는 유성구청과 구민들의 잘못을 다시 알려주면서 당장 그 추진을 중단하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 까닭은 다음과 같다.
1. 우리나라의 얼이고 근본인 우리말을 더럽히고 죽이는 일이다. 우리말이 더렵혀지고 죽으면 우리나라도 더렵혀지고 죽는다. 국가기관이 스스로 외국어로 행정 동 명칭을 외국어로 짓는 것은 큰 잘못이다.
2. 나라말을 지키고 빛내려는 정신과 규정을 어기고 깔보는 일이다. 나라에서는 “국어기본법, 공문서관리규정, 공무원윤리헌장 실천 강령” 등에서 국어 사랑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가기관과 공무원은 그 모범을 보여야 한다.
3. 우리 조상과 후손에 죄를 짓는 일이고 외국에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100년 전 일본제국이 우리나라를 강제로 빼앗고 우리말을 못 쓰게 하면서 우리의 이름까지 강제로 일본식으로 바꾸게 한 일에 분개하면서 지금 스스로 우리말을 버리고 있으니 서글프다.
우리는 다시 “외국어로 마을 이름을 짓는 일을 하지 말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라!”라고 큰소리로 요구하고 호소한다. 만약에 우리가 이렇게 호소하는 데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말을 짓밟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며, 후손들로부터 원망과 비난을 받을 것임을 밝힌다.
단기 4343(1010)년 4월 19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박문희, 이대로, 허홍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