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짓는 한옥의 새로운 이름짓기
(서울=연합뉴스) 4월 22일 오전‘한국의집’에서 열린 ‘한국의집’ 한글 현판식에서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신응수 대목장, Andrew Salmon ‘THE TIMES' 한국특파원, 한국의집 김맹녕 사장,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김홍렬 이사장, 정도준 서예가. 2010.4.22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
한글단체 대표와 학자들이 22개의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 이름을 가지고 한글단체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한글이름 전문가들이 7개를 뽑았으나 모든 이름이 좋고 아름다워 함께 보내드립니다.
거의 모든 한글단체 대표들이 국회에서 지은 ‘允中齋(윤중재)’란 이름이 2000년 전 중국 유교 서적에서 따온 이름이라서 오늘날 대한민국 시대정신과 정서에 맞지 않고, 그렇지 않아도 많은 외국인이 한국은 중국의 속국으로 생각하고 글자가 없어 중국 한자를 쓰는 줄 알고 있는데 세계 으뜸가는 글자를 아진 나라 국회답지 못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현재 여의도에 있는 ‘윤중로’나 윤중중학교와 같은 이름의 ‘윤중(輪中)’이 일본말이어서 국민의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많은 국민이 그 輪中과 똑같이 들리기 때문에 오해와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지난 4월 22일 서울시 퇴계로에 있는 ‘한국의 집’이 “‘한국의집’은 연간 17만 명의 방문객 중 외국인의 비중이 약 60%에 이를 정도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우리나라의 관광명소이다. 하지만, 기존의 ‘海隣館(해린관)’이란 한문 현판으로 인해 관광객들로 하여금 중국과 혼돈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한글현판’으로 교체하고 더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하여, 전통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히고 아래와 같은 한글현판으로 바꾸었습니다.
국회도 이런 시대 흐름과 겨레의 자존심을 생각해서 꼭 우리가 지어 보내드리는 이름이나 또 다른 우리말 이름으로 써 달아주기를 간곡하게 건의하고 부탁합니다.
가. 한글단체가 추천하는 이름 7개
1.
2. 한사랑
3. 가온채
4. 참마중
5. 사랑채
6. 한겨레집
7. 사랑마루
3글자로 된 이름이 부르고 기억하기 좋다는 기준으로 5개를 뽑고 두 개를 더 뽑았습니다. 의미는 아래 제안한 분의 설명에 있다. 다른 이름으로 해도 괜찮습니다.
나. 한글단체 대표들이 지은 이름들
1. (한가람) -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과 오동춘 이사
允中齋는 종친회 사당이나 한문 글방의 이름을 떠오르게 한다. ‘’은 한강의 옛 이름이고 한강은 우리 겨레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강이며, 국회는 한강 가운데 있는 이름이다. 또 ‘가람’은 사찰의 건축물은 뜻하기도 한다.
2. 정재도 한말글연구회 회장 - 밝은누리집/ 한밝집/밝은집
우리나라는 중국의 속국이 아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고 공무원이다. 왜 중국 한자식으로 생각하나? ‘윤중’이라고 지으면 한자로 써야 할 터인데 외국인이 볼 때 중국의 속국으로 여길 수 있고, 우리는 글자도 없는 나라로 여길 수 있다. 한옥이 우리식 집이듯이 우리 말글로 이름을 짓는 것이 상식이고 옳다.
우리 겨레가 좋아하는 흰색도 밝고 백두산도 흰색이다. 그래서 ‘밝은누리집’이 좋다고 보지만 길다면 ‘한밝집’, ‘밝은집’이라고 하자. 밝은나라의집이다.
3. 성낙수 외솔회 회장 한겨레(의)집
제 생각에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퀘퀘 묵은’ 옛 중국의 경전을 뒤져 그렇게 어려운 집 이름을 짓는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유교 경전에서 이름을 따오면, 다른 종교인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국회’가 온 백성들이 뽑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우리 한겨레가 다른 나라 사람들을 맞는 곳이니, ‘한겨레(의) 집’이라고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겨레’는 ‘한민족’의 토박이말이고, ‘한겨레’에서의 ‘한’은 ‘큰, 많은’과 같은 뜻도 있고, 저 ‘마한, 진한, 변한’에서의 ‘한’, 신라의 ‘마루한, 뿔한’에서의 ‘한’(제정시대의 우두머리, 징기스한에서의 ‘한’과 같은 ‘왕’의 뜻)을 뜻하기도 하니, 이 경우에 잘 맞는 뜻이라고 봅니다.
4. 신부용 과기대 교수 - 나라사랑채/나라사랑방
우리는 예부터 손님이 오면 사랑방에서 맞이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사랑방이나 사랑채로 하면 좋겠다.
5. 김수업 국어심의회 전 위원장- 사랑마루/누리사랑/
먼 뒷날 우리 후손까지 생각하여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찾는다면, ‘누리사랑’ 또는 ‘사랑마루’ 또는 ‘누리사랑마루’ 세 가지가 떠오릅니다. 풀이할 필요도 없는 우리말이지만 굳이 몇 마디 붙인다면 ‘누리사랑’은 ‘우리 함께 온 누리(우주)를 사랑합시다’ 하는 뜻을 담았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마루’는 ‘사랑을 살리는 마루(으뜸, 한자말 ‘종교’에서 ‘종’이 ‘마루 종’입니다.)들이 만나는 자리’라는 뜻을 담았다고 하겠습니다. ‘누리사랑마루’는 앞의 둘을 그대로 모은 것입니다.
6. 이창수 우리말살리는모임 회원 교사- 가온채
한자와 한자말에는 온갖 뜻을담아 좋게 쓰려고 하면서, 한글과 토박이말은 한 가지 알고 있는 뜻 말고는 다른 뜻을 더해 담으려 하지 않는 좋지않다고 생각합니다.
‘윤중재’라는 말에 억지로 중국 옛이야기 같은 뜻을 담고자 한다면 ‘가온채’라는 토박이말에 그런뜻을 다 담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7. 이상보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장/ 한사랑/한누리
국회에서 짓는 외국 손님맞이 집을 짓고 하필이면 논어에서 따온다니 아직도 고려 때 생각을 하고 있군요. 대한민국의 얼굴인 국회에서 외국손님을 모시는 집이라면 한글이름으로 ‘한누리’(하나의 우주란 뜻으로)나 ‘한사랑’(큰 사랑채, 사랑으로 맞이하는 집) 따위로 지으면 어떨까요?
8. 신승일 한류전략구소 소장 - 참마중
영빈관이나 초대소라는 것은 사람을 받아들이는 곳입니다. 장소와 마음이 일치하고 또 그 곳에서 아래에 쓰여져 있는 대로 중론을 중히 여기는 정치를 위한 장소라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마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참마중’ 진실을 마중하는 곳, 진실로 모두를 마중하는 곳이란 뜻입니다. 로마자로 표기해도 ‘Cham Ma-joong’이니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쉽구요. ‘참’이라는 것이 순수 우리말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9. 조일규 평택대 교수 -한사랑
‘한사랑’은 어떨까요? 좀 흔하지만 같은 사랑, 큰 사람, 하나 되는 마음 등의 뜻을 가지고 있고 손님을 맞는 집을 사랑채라고 하니 손님을 맞는 큰 집(사랑채)이란 뜻도 있어 추천할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10. 밝한샘 한글이름펴기모임 회장 - 나라벗집/온마루집/온누리집
나라벗집: 어느 나라의 대표로 오시는 손님을 이 나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맞는 입장이니, 나라와 나라 사이의 대표들이 벗으로 사귀고 만단다는 뜻으로.
온누리집: 온 누리의 사람들(외국인 손님이나 우리 국회 대표들)이 만나고 즐기고 사귄다는 의미로.
온마루집: ‘온’은 크다는 뜻, ‘마루’는 중심이라는 뜻이니 외국인 손님이나 우리 국회 대표들이 교류하고 친목함으로 큰 역할을 하라는 뜻임.
11. 조재수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장 - 한가람채
이름은 간단 명료해야… ‘한강’을 생각한다면 ‘한가람채’가 좋을 듯. 국회 ‘한가람채’에서 국내외 귀빈을 모시자.
12. 반재원 훈민정음연구소 소장 - 배달마중집/밝달마중집/홍익마중집
외국의 손님을 국회에 맞이하는 곳이므로 우리나라를 잘 나타낼 수 있는 이름으로 “배달 마중집”, “밝달 마중집”이나 우리의 홍익정신을 표현하는 이름으로 “홍익 마중집”을 제안합니다. ‘홍익’이 한자라고 해서 너무 과민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10년 4월 30일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