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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년 전에 주시경 선생님이 쓴 글
[보중 친목회보 창간호 1910.06] 주시경님이 쓴 머리글
말은 사람과 사람의 뜻을 통하는 것이라. 한 말을 쓰는 사람끼리는 그 뜻을 통하여 살기를 서로 도와주므로 그 사람들이 절로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큰 덩이를 이루나니, 사람의 제일 큰 덩이는 나라라. 그러하므로 말은 나라를 이루는 것인데,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 이러하므로 나라마다 그 말을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바니라.
글은 말을 담는 그릇이니, 이지러짐이 없고 자리를 반듯하게 잡아 굳게 선 뒤에야 그 말을 잘 지키나니라. 글은 또한 말을 닦는 기계니, 기계를 먼저 닦은 뒤에야 말이 닦아지나니라.
그 말과 그 글은 그 나라에 요긴함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으나, 다스리지 아니하고 묵히면 덧거칠어지어 나라도 점점 내리어 가나니라. 말이 거칠면 그 말을 적는 글도 거칠어지고, 글이 거칠면 그 글로 쓰는 말도 거칠어 지나니라.
말과 글이 거칠면 그 나라 사람들의 뜻과 일이 다 거칠어지고, 말과 글이 다스리어지면 그 나라 사람들의 뜻과 일이 다 거칠어지고, 말과 글이 다스리어지면 그 나라 사람들의 뜻과 일도 다스리어 지나니라. 이러하므로 나라를 나아가게 하고자 하면 나라 사람을 열어야 되고, 나라 사람을 열고자 하면 먼저 그 말과 글을 다스린 위에야 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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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조선어학회 우리말 도로 찾기 운동 글
[광복 뒤 우리말 도로 찾기]
1946년 조선어학회 이사장 장지영 - 나랏말을 깨끗이 하자.
[머리말]
우리가 지난 사십 년 동안 왜정 밑에서 민족 동화 정책이 엎어 눌리어, 우리가 지녔던 문화의 빛나는 자취는 점점 벗어지고 까다롭고 지저분한 왜국 습속에 물들게 되어 거의 본래의 면목을 잃게 되었는데, 더욱 민족정신의 표현인 말에 있어 무심하였다.
우리의 뜻을 나타냄에 들어맞는 우리말이 있지마는 구태여 일본말을 쓰는 일이 많았고, 또 한자어를 씀에도 참다운 한어식의 한자어가 아니요 왜식 한자어를 써서 그 말의 가진바 뜻이 한자의 본뜻과는 아주 달라진 것이 많다.
이제 우리는 왜정의 더러운 자취를 말끔히 씻어 버리고 우리 겨레의 특색을 다시 살려 만년의 빛나는 새 나라를 세우려 하는 이때에, 우리로서는 우리의 정신을 나타내는 우리말에서부터 씻어 내지 아니하면 아니 될 것이다.
- 줄임 - 우리말 가운데 한 마디라도 일본말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곧, 일본의 정신이 우리에게 한 토막 남아 있다는 표징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점을 생각하여, 한시 바삐 일본말을 쓸어버리고, 우리말을 살려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잠을 자던 우리 민족혼을 깨워 내고, 우리의 맑은 정신을 우리의 깨끗한 우리말로 나타내어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이것이라는 것을 뚜렷이 드러내어 뵈어야 할 것이다.
[방침]
1. 우리말이 있는데 일본말을 쓰는 것은 일본말을 버리고 우리말을 쓴다.
2. 우리말이 없고, 일본말을 쓰는 것은 우리 옛말에라도 찾아보아 비슷한 것이 있으면 이를 끌어다가 그 뜻을 새로 작정하고 쓰기로 한다.
3. 옛말도 찾아낼 수 없는 말이 일본말로 씌어 온 것은 다른 말에서 비슷한 것을 얻어가지고 새말을 만들어 그 뜻을 작정하고 쓰기로 한다.
4. 한자로 된 일본말은 일본식 한자어를 버리고 우리가 전부터 써 오던 식의 한자어를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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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한국말을 하고 한글을 씁니다. 그런데 한글이 아직 빛나지 못해 제 힘을 다 쓰지 못합니다. 여러분을 이 모임에 모십니다.한글을 사랑하고 빛내자는 모임입니다. 이름을 한글로 쓴 분만 모람(회원)이 되고, 한글로 글을 쓰는 모임입니다.
우리 말글만으로 얼마든지 말글살이(생활, 학문)를 할 수 있습니다. 모자란 부분은 같이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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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사는 모람은 한글이름을 써야 합니다. 아직 외래어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