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이 분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우리 말글을 지키고 갈고 닦지 안 했다면 광복 뒤에 중국 한문이나, 아니면 일본 말글로 말글살이를 하거나 미국의 영어 나라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말글로 말글살이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이 분들 은덕이다. 이 분들 덕택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뒤에 우리 말글로 교육하고 말글살이를 해서 50여년 만에 우리 문화가 꽃피어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온 세계에 뻗어 나가고 있으니 고맙고 은혜로운 일이다. 그런데 그 업적과 정신을 알리고 이어서 나라를 일으키려는 노력을 안 하니 부끄러운 일이다.
수난당한 70돌이 되는 올해 한글학회는 서울시에 건의해서 광화문 앞 열린시민마당에 '조선어학회 항일 투쟁 기념탑'을 세우기로 해서 지금 설계공모 중인데 올 연말 안에 착공을 할 것이다. 12일에는 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추모 학술대회를 열고 추모문집도 낸다. 일제에 수난 당한 33분 가운데 대한민국 초대 장관이 세 분이고 제헌 국회의원을 지낸 분도 여러분이다. 대한민국 건국을 조선어학회 분들이 주도한 것이다.
일본 강점기 때 이 분들이 한 일이 그 어떤 독립운동과 건국운동보다도 가장 큰 공적을 세웠다. 이 분들을 아직까지 기리지 않고 잊고 있었던 것은 겨레 부끄럼이고 후손으로서 바른 도리도 아니었다. 이제라도 그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게 되어 다행이다. 이 기회를 통해 온 국민이 그 분들의 고마움을 알고 그 뜻을 이어서 우리 말글을 더욱 사랑하고 더 빛내야겠다.
조선어학회 수난 70돌 기념행사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 제1부는 '조선어학회 항일 투쟁의 역사적 의미' 학술대회다. 2부에서는 한국어문학술단체연합회 창립 선언을 한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http://cafe.daum.net/hanmalg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