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광복 뒤 교과서 한글로 만들기
일제의 패망으로 쇠사슬에 묶였던 회원들도 풀려 나오고, 흩어졌던 조선어학회 회원들도 서울로 모여들자, 1945년 8월 25일, 조선어학회 임시 총회를 열고, '학회'의 진용을 정비하고 일을 할 차비를 차려, 새 나라의 새 교과서 엮기와 한글 보급 운동을 하는 한편, 한글만 쓰기 운동도 적극 벌이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때마침, 당시 미 군정청 학무국이 1945년 11월에, 사회 각층의 인사 80여 명으로써, '조선 교육 심의회'를 조직하고, 조선 교육이 지향해야 할 새로운 교육의 구상을 세우려고, 각종 교육 문제를 분과 토의하는 중, '교과서 분과 위원회'(조선 교육 심의회 10개 분과 중, 9번째 분과임)에서부터 한글 학회 회원인 최현배, 장지영이 크게 활약하여, 조진만, 황신덕과 피천득 위원의 협력을 얻어, 같은 분과 위원인 조윤제의 반대가 있었으나, 새 나라의 새로 만들어지는 교과서에 사용되는 문자 문제 토의에서 다음과 같이 결정짓도록 하였다.<주: 한글 학회 이사회 회록 제1권에서>
한자 사용을 폐지하고, 초등 중등 학교의 교과서는 전부 한글로 하되, 다만 필요에 따라 한자를 도림(괄호) 안에 적어 넣을 수 있음.
이 결의안이 전체 회의에 보고되어, 전체 회의의 신중한 토의를 거쳐서, 1945년 12월 8일에 이 결의안에 두세 사람(당시, 고려 대학교 총장 현상윤 등)의 반대가 있어서, 다음과 같은 조항을 덧붙여서 절대 다수로 결의 채택되었다.
이 때의 이 결의가 우리 나라 최초의 한글 전용에 대한 공식 결의가 될 것이다. 1945년 12월 8일에 조선 교육 심의회가 결의 채택하고, 미 군정청 학무국에 의해 공표된 발표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주: 문교부, '한자 안 쓰기의 이론' (1948. 8. 6.) P.1∼2.>
1. 초등 중등 교육에서는 원칙적으로 한글을 쓰고, 한자는 안 쓰기로 함.
2. 일반의 교과서에는, 과도기적 조치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한자를 함께 써서 대조시킴도 무방함.
3. 다만, 중학교에서는 현대 중국어 과목, 또는 고전식 한문 과목을 두어서, 중국과의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교섭을 이롭게 하며, 또는 동양 고전에 접근할 길을 열어 주기로 함.
다만, 한 숫자에 한하여는 원문에 섞어 써도 좋음.
4. 이 '한자 안 쓰기'의 실행을 미끄럽게 빨리 되어 가기를 꾀하는 의미에서 관공서의 문서와 지명 인명은 반드시 한글로 쓸 것(특히 필요하다고 하는 경우에는 한자를 함께 써도 좋음)을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취하기로 함.
5. 위의 4조와 같은 의미에서 사회 일반, 특히 보도 기관 문필가 학자들의 협력을 구할 것
* 오늘의 맞춤법대로의 글을 쓰고, 그 글줄(書行)만은 가로(橫)로 하기로 함.
이렇게 하여, 교과서에서의 한자 폐지안이 미 군정청 학무국에 보고되었고, 미 군정청은 '조선 교육 심의회'의 결의를 존중하여, 이를 즉시 그대로 재가 되어서, 새 나라의 각급 학교의 모든 교과서는 한글 전용에 가로 글씨로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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