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문화협회 5월 이야기 마당 보도 자료]
영어 조기교육과 대학 전공과목 영어 강의를 당장 그만두라.
한말글문화협회(대표 리대로)는 세종대왕 태어나신 616돌 세종날을 이틀 앞둔 5월 13일 오후 4시에 한글학회 얼말글 교육관에서 “영어 편식 교육 문제점과 해결책”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연다. 주제 발표는 서울시 김형태 교육의원이 “상상을 초월하는 영어 몰입교육 실태"라는 제목으로 영어 조기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파헤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경희대 영어학부 한학성 교수가 “대학 영어 강의, 그 참을 수 없는 위선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으로 요즘 대학에서 일반 전공과목 강의를 영어로 하는 실태와 문제점을 파헤치고 개선책을 제시하며 있습니다.
김형태 교육의원은 " 모국어인 국어 예산에는 6억, 외국어인 영어 예산은 982억(약 160배 차이), 이것이 정상적인 나라인가? 유치원은 원칙적으로 교육과정에 영어과목이 편성되어 있지 않아 영어수업을 할 수 없는데 방과 후 활동 시간에 영어수업을 하는 곳이 많다. 그리고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곳은 정식 유치원이 아니라 사설학원으로서, 영어수업을 하고 있음. 이들이 ‘유치원’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시교육청에서 감사를 진행하였었다." 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영어 조기교육 실태를 파헤치고 그 잘못을 지적하면서 중학교에서 더 잘 가르치는 것이 학생도 좋고 교육효과가 좋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학성 교수는 "국내 대학에서 한국인 교수가 한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대학이나 전공에 따라, 그리고 필요에 의해, 이러한 강의 방식을 택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한 곳에서는 그래야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무차별적으로 강요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라면서 "무엇보다도 대학들은 영어가 필요한 곳과 필요하지 않은 곳을 구분해야 한다. 최소한 현재와 같이 영문과에서는 영어 강좌를 하지 않아도 되고, 국문과에서는 영어 강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마감해야 한다. 지금처럼 영어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대학,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를 요구하고, 나아가 영어 강좌를 요구하는 어리석음은 탈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신문사가 하는 평가 방식도 문제가 있으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발표자의 발표 내용이 겨레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현재 영어 편식 교육 문제점과 해결책을 깊게 조사하고 제시한 것이니
널리 알려서 우리 말글과 교육, 나라와 겨레를 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한말글문화협회 리대로 드림(010-4715-9190)
다음은 주최한 한말글문화협회 리대로 대표 인사말과 주제 발표문입니다.
영어 조기교육과 대학 전공과목 영어 강의를 당장 그만두라.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리대로
영어 조기교육을 시행한지 오래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한 것이 영어 유치원까지 내려가더니 아예 우리말을 배우기 전에 영어부터 가르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돈이 많은 이들은 어려서 외국으로 가 영어를 배우는 조기유학을 가는 가 했더니 미국에서 가서 애를 낳아 미국 국적을 받게 하는 원정출산까지 생겼다. 이제 대학에서 영문과가 아닌 다른 학과에서 영어로만 강의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국어국문과를 없애겠다는 대학이 있다는 소리까지 있다.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에 우리 교육이 흔들리고 겨레와 나라 뿌리가 썩고 있다.
이제는 땅 위 모든 사람이 한 식구처럼 어울려 살고 자주 만나는 세상이다. 그래서 제 겨레말로만 살아가기 어렵고, 여러 말을 많이 알수록 좋다. 더 많은 사람과 사귀고 여러 문화를 익혀서 값진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임을 나도 안다. 어떤 사람은 중국말을, 어떤 사람은 러시아말을, 어떤 사람은 프랑스말을, 어떤 사람은 스페인말을, 이렇게 여러 겨레말을 잘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나라의 삶은 값지고 푸짐하다. 그런데 어쩌자고 미국말에만 매달려 이렇게 날뛰는가! 이것은 나라와 겨레의 무덤을 파는 짓이다.
그
렇지 않아도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개인도 나라도 지방자치단체도 빚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영어 공부에는 개인도 정부도 지방자치단체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붇고 있다. 영어 유치원은 학비가 한 달에 150만원이 넘고, 영어 조기유학을 보내는 데 1년에 1억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모두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제 나라말은 제대로 못하는 애가 많다. 꼬부랑 소리를 잘 내게 한다고 어린 아이 혀를 수술하더니 요즘은 나라 곳곳에서 말더듬이와 반벙어리 아이들이 잇달아 나타난다고 한다.
대학 영어 강의 실태를 보면 교수가 아는 지식 내용을 70% 전달하고, 그걸 학생들은 70% 이해를 하는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전체 수업 내용 이해도는 50%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영어를 잘하는 교수와 학생이 그렇고 엉터리 교수나 학생은 30% 지식 전달이 되거나 그 이하가 될 것이란다.
그렇다면 강의 내용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되고, 영어도 별로 늘지 않으면서 학생만 애를 먹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영어 강좌가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이 빤한 일이다. 미국의 식민지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면 영어 조기교육과 대학에서 전공과목 영어로만 강의하는 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불나비가 제 몸이 타 죽는 줄도 모르고 불빛을 쫓다가 타죽는 꼴이다.
그래서 한말글문화협회는 13일 한글화관에서 “영어 교육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보는 정책 토론회를 열고 모임 안에 “우리 말글 지키기 광화문 신문고” 설치하련다. 그리고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 방송과 신문, 도서 출판물들에서 잘못 쓰는 말글살이와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 때문에 겪는 피해를 신고 받아 그 해결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찍이 120년 전 이 나라가 쓸어져갈 때에 주시경 선생은 남의 글 배우는 힘과 시간을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한 우리 말글과 실업, 과학 교육에 쓰면 더 좋은 나라가 될 거라고 말하고 우리 말글 살리고 빛내기에 힘썼다. 영어 편식 교육 중단하고 제 말부터 잘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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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대학 영어 강의, 그 참을 수 없는 위선의 가벼움
한학성
(경희대 영어학부)
국내 대학에서 한국인 교수가 한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공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대학이나 전공에 따라, 그리고 필요에 의해, 이러한 강의 방식을 택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꼭 필요한 곳에서는 그래야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에서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이 제도가 무차별적으로 강요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현재 국내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영어 강좌의 실태를 조명해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기로 한다.
1. 무엇 때문인가?
대학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 즉 세계화 시대의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에 일말의 진실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보다 근원적이고 실질적인 이유는 대학 평가에 영어 강좌 비율이 중요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내 대학들끼리의 경쟁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이다. 세계화 시대의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표면적 이유와 우리끼리의 경쟁에서 보다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는 실질적 이유 사이에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위선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평가는 누가 하는가?
국내 대학의 평가는 원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주관해왔다. 이 기관의 평가가 두루뭉술하여 대학 사회에서 별다른 파급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언론 기관인 중앙일보가 대학 평가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최우수, 우수 등의 등급을 사용하는 대교협 평가와 달리, 중앙일보 평가는 국내 대학들의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각 대학들은 중앙일보가 해마다 발표하는 대학 순위를 무시하기 어렵게 되었고, 자연히 중앙일보가 사용하는 평가 항목의 지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대학 평가가 일개 언론 기관이 자의적으로 선택한 평가 기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바로 이 중앙일보 평가 항목 중 하나가 흔히 영어 강좌로 인식되는 원어 강좌 비율이다.
전통적으로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은 영어 원어민들이 영어회화 등의 과목을 담당할 때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정된 수의 원어민만으로는 영어 강좌 비율을 크게 높이기 어렵고, 영어 원어민 교강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각 대학은 내국인 교수들로 하여금 영어로 강의할 것을 독려하게 되었다. 대교협의 평가에서는 영어 강좌 비율이 국제화 등의 항목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중앙일보 평가에서처럼 영어 강좌 비율 자체가 평가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작금의 대학 영어 강좌 논란은 중앙일보의 대학 평가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중앙일보 평가,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의 원어 강좌 개념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영문과 등 영어 전공 학과에서 이루어지는 영어 강좌는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중앙일보 측은 영문과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고 한다. 영문과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중앙일보의 주장이 국내 현실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그런 논리라면 국문과에서는 한국어로 강의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 왜 국문과에서의 영어 강의도 요구하는지 의아해진다.
둘째, 영어 이외의 외국어 강좌는 원어 강좌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본어과에서 일본어로 강의하거나, 중국어과에서 중국어로 강의하는 것은 원어 강좌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사학과 등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어로 한국사 등을 강의하는 것도 원어 강좌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일본어과나 중국어과에서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원어 강좌로 인정된다.
셋째, 영어 강의자의 자격에 대한 기준이 없다. 즉 영어로 강의할 사람이 적정한 영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를 원초적으로 따지지 않는다. 따라서 본인이 하겠다고만 하면, 누구나 영어 강의를 맡을 수 있다.
넷째, 영어 강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절차가 없다. 단지 시간표에 영어 강좌라고 표시되어 있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실제로 수업에서 영어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지가 전혀 파악되지도 않고 문제되지도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재만 영어로 된 것을 사용하고, 수업은 100% 한국어로 진행해도,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다.
4.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대학은 어떻게 하는가?
우선, 학생들에게 졸업 요건으로 일정 수의 영어 강좌를 이수하도록 강제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까지 전공 과목의 9학점 이상을 영어 강좌로 이수해야 한다는 식으로 학칙을 제정한다. 이렇게 되면, 그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예외 없이 영어회화 등이 아닌 전공 과목 자체를 영어로 수강해야 하게 되며, 학교는 그 과목들을 개설해야만 하게 된다.
그런데 모든 전공에서 영어로 강의할 적격자를 찾아내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모든 전공에서 영어 원어민 교강사를 확보하는 것도 당연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따라서 학교 측은 신임 교수를 임용할 때 영어로 강의한다는 조건을 부과하거나, 현직 교수들이 영어로 강의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금전적 보상이다. 예를 들어 영어 강좌 1개당 한 학기에 100만원이나 150만원 등 일정 금액의 수당을 지급하는 식이다.
아울러 학생들에게도 유인책을 제공한다. 가장 흔한 것이 성적 제한을 철폐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좌당 A나 B 등의 학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을 제한하는 학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영어 강좌의 경우에는 이 조항을 면제해주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A+를 주는 것도 가능해진다. 실제로도 영어 강의의 경우 후한 학점이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어 강좌는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한다. 그래서 일부 대학이 마련한 제도가 “부분 영어 강의”라는 것이다. “부분 영어”에서 “부분”이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부분 영어 강좌는 교재 정도만 영어로 된 것을 사용하고 수업은 100% 한국어를 사용해도 되는 그저 서류상의 영어 강좌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순수 “영어 강좌”에서 “한국어”로 수업의 거의 대부분이나 전부를 진행하는 것은 가르치는 사람이나 수강생 모두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러한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편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이 “부분 영어 강좌”라는 괴물이다. 부분 영어 강좌는 겉으로는 일정 부분이나마 영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놓고, 실제로는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문자 그대로 사이비 영어 강좌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학교 당국이 직접 나서서 교수들에게 교재만 영어로 된 것을 사용하고 수업은 모두 한국어로 진행해도 된다는 식으로 작업(?) 겸 영업(?)을 하기도 한다. 무늬만 영어 강좌인 이런 강좌에도 교강사나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유인책을 그대로 유지시켜주면, 학교, 교강사, 학생 모두가 이 편법의 공모자가 된다. 그 결과, 불만의 소지도 없어지게 되고, 학교는 학교대로 영어 강좌 비율을 높이게 되어 평가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므로, 이는 그야말로 지극히 불건전한 의미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안이 되는 것이다.
5. 아이러니
이런 상황에서 국내 모든 대학의 행정 책임자들은 영문과나 영어교육과 등에서의 영어 강좌에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게 된다. 대학 평가에 아무 관련도 없는 일에 관심을 가질 까닭이 없질 않은가? 대신 영어 전공 학과 외의 학과들에서는 영어 강좌를 하도록 독려하게 된다. 중국어나 스페인어 등 영어 외의 외국어학과에서도 해당 외국어로 강의할 것을 독려하지 않게 된다. 오히려 이들 학과에서도 영어로 강의할 것을 주문하게 된다. 그러니 현재와 같은 중앙일보 평가 방식에서는 영문과 교수들은 영어로 강의할 압력을 전혀 받지 않는 반면, 국문과 교수들은 영어로 강의할 압력을 받게 되는 희한한 아이러니가 생겨나는 것이다.
6. 대학 영어 강좌, 실상은 어떤가?
현재 전국 각지의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어 강좌의 실태가 어떤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자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에서 단편적으로 그 실상을 보도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전국 규모의 심층적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 현상의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중앙일보 측에서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여, 그 실태와 문제점을 자세히 조사하고, 그 조사 결과를 진실되게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 영어 강의 실태의 편린이나마 들여다보기 위해 일단 2013년 1학기 서울 소재 모 대학의 교양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특정 전공과 특정 학년에 치우치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전공과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모이는 수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에 응한 51명 중에서 신입생 등 한국인 교수가 전공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강좌를 수강한 적이 없는 16명을 제외하고, 또 중앙일보 평가에서 영문과에서의 영어 강좌는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영문학 전공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4명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대학 영어 강좌의 단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설문이 특정 대학 하나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그것도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이를 우리나라 대학 전체의 경우로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과 학년으로 분포되어 있으므로, 이 설문 결과가 우리나라 대학 내 영어 강좌와 관련해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는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로 34명 모두 영어 강좌 중 부분 영어 강좌로 분류된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으나, 전체 영어 강좌를 수강한 학생은 18명에 불과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수강한 영어 강좌의 수에 있어서도, 부분 영어 강좌가 전체 영어 강좌의 3.2배에 달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전체 영어 강좌보다도 부분 영어 강좌를 압도적으로 선호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선 전체 영어 강좌를 수강한 18명에게 강의자가 수업 중 어느 정도 영어를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복수의 전체 영어 강좌를 수강한 경우 각각의 강좌에 대해 응답하도록 요청하였으나, 일부의 학생만이 그 요청에 따랐다. 그 결과 문항당 전체 응답 수가 20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질문: 강의하신 분은 수업 중 어느 정도 영어를 사용했습니까?>
거의 모두 영어로 |
55% |
대체로 영어로 |
35% |
대체로 한국어로 |
5% |
거의 모두 한국어로 |
0% |
기타 |
5% |
대체로 영어를 사용하거나 거의 모두 영어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한 경우가 90%에 달하므로 전체 영어 강좌에서는 일단 강의자의 영어 사용량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영어 능력에 편차가 많아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강의자의 영어 능력에 대해서는 68%가 대체로 훌륭하거나 매우 훌륭하다고 답해, 영어 사용량에 비해 영어 능력에 대한 평가는 떨어지는 편이었다. 특히 강의자의 영어 능력이 대체로 부실하다고 평가한 학생들도 26%나 있었다.
시험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었는지, 시험 답안은 영어로 작성하였는지, 숙제는 영어로 작성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
예 |
아니오 |
기타 |
시험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었습니까? |
95% |
5% |
|
시험 답안은 영어로 작성하였습니까? |
60% |
30% |
한국어/영어 함께 사용 10% |
숙제는 영어로 작성하였습니까? |
65% |
25% |
숙제 없었음 10% |
가르치는 사람의 95%가 시험에서도 영어를 사용하였지만, 학생들이 시험이나 숙제에서 영어를 사용한 비율은 그보다 훨씬 낮은 60%대로 떨어졌다.
교재와 관련해서는 95%가 영어로 된 교재를 사용했다고 답했으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학생도 5%가 있었다.
학생들의 참여도와 관련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질문: 수업 중 학생들의 참여도는 어땠습니까?>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듣기만 했다 |
65% |
|
학생들이 마지못해 영어를 사용하며 수업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
25% |
|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며 수업에 참여했다 |
5% |
|
수업이 학생 발표 중심으로 이루어져 주로 학생들이 주도했다 |
0% |
|
기타 |
5% |
학생들이 말할 때는 한국어 사용 |
학생 본인의 경우는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본인은 어땠습니까?>
수업 중 한 마디도 영어를 해본 적이 없다 |
55% |
|
마지못해 1-2 마디 영어를 해보았을 뿐이다 |
20% |
|
가능한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며 수업에 참여했다 |
20% |
|
기타 |
5% |
기회가 있으면 영어를 사용하고자 했으나 발표할 일이 많지 않았음 |
위의 결과에서 보듯이 영어 강좌에서 학생들이 영어를 사용하는 기회는 극히 적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영어 강좌가 학생들의 영어 능력 함양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며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영어 강좌는 단순한 듣기 훈련 이상의 장이 되기 어렵다. 위의 결과는 현행 우리나라 대학 영어 강좌가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을 도모하기에는 크게 역부족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65%가 대체로 혹은 매우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했으나, 그렇지 못한 학생도 35%나 있었다.
<질문: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까?>
매우 그렇다 |
15% |
대체로 그렇다 |
50% |
대체로 그렇지 않다 |
25% |
매우 그렇지 않다 |
10% |
강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대답한 학생들의 대부분은 그 이유가 영어로 하는 전공 내용 설명이 어렵거나 부실해서, 혹은 자신의 영어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답했다.
7.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업의 결과 학생들의 영어 능력이 향상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수업의 결과 본인의 영어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까?>
매우 그렇다 |
0% |
대체로 그렇다 |
35% |
대체로 그렇지 않다 |
30% |
매우 그렇지 않다 |
35% |
6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영어 강좌가 자신들의 영어 능력 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그렇지 않다는 대답도 35%에 달하는 것으로 보아 영어 강좌의 영어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임을 알 수 있다.
영어 강좌가 영어 능력 함양과 전공 지식 함양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영어 강좌가 영어 능력 함양과 전공 지식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영어 능력 함양과 전공 지식 함양에 모두 도움이 된다 |
30% |
영어 능력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공 지식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15% |
전공 지식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영어 능력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35% |
영어 능력 함양에도 전공 지식 함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20% |
영어 능력 함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은 55%로, 도움이 된다고 답한 45%보다 많아, 영어 강좌의 영어 능력 함양 효과에 비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임을 알 수 있다.
8. 부분 영어 강좌라는 편법
앞에서 본 결과는 수업의 거의 대부분을 영어로 진행하는 일반적 의미의 영어 강좌와 관련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수업에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거의 없으며, 또 그러한 수업이 영어 능력 향상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는 학생들이 많음을 보았다.
그렇다면, 영어를 부분적으로만 사용한다는 부분 영어 강좌는 어떨까? 우선 강의가 어느 정도 영어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강의는 영어로 이루어졌습니까?>
거의 모두 영어로 |
6% |
반쯤 영어로 |
34% |
거의 모두 한국어로 |
49% |
모두 한국어로 |
11% |
60%가 모두 혹은 거의 모두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였다고 대답하였다. 이는 영어 강좌라고 할 수도 없는 것으로서 이렇게 운영되는 강좌들은 영어 강좌 목록에서 당연히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는 대학 측이 대학 평가와 관련해 부정직한 자료를 제출하는 부정 행위를 자행하는 셈이며, 이런 부정직한 자료를 근거로 산출된 대학 순위도 그 신뢰성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험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었는지, 시험 답안은 영어로 작성하였는지, 숙제는 영어로 작성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
예 |
아니오 |
기타 |
시험 문제는 영어로 출제되었습니까? |
83% |
11% |
|
시험 답안은 영어로 작성하였습니까? |
51% |
34% |
객관식 6%, 한국어/영어 함께 사용 6%, 기타 3% |
숙제는 영어로 작성하였습니까? |
49% |
31% |
숙제 없었음 6%, 한국어/영어 함께 사용 14% |
반 정도의 학생들이 시험 답안이나 숙제를 작성할 때 영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으로서, 이런 강좌를 영어 강좌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금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교재와 관련해서는 77%가 영어로 된 교재를 사용했다고 답했으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학생도 17%가 있었으며, 6%는 교재가 없다고 답하였다.
수업 중 본인이 직접 영어를 사용하며 참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수업 중 본인이 직접 영어를 사용하며 참여한 적이 있습니까?>
자주 있다 |
3% |
어쩌다 있다 |
35% |
전혀 없다 |
62% |
전체 영어 강좌에 비해 수업 중 영어를 전혀 사용한 적이 없는 학생의 비율은 높아지고,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한 학생의 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부분 영어 강좌가 본인의 영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부분 영어 강좌가 본인의 영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까?>
매우 그렇다 |
0% |
대체로 그렇다 |
18% |
대체로 그렇지 않다 |
41% |
매우 그렇지 않다 |
41% |
82%에 달하는 학생들이 부분 영어 강좌가 본인들의 영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전체 영어 강좌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65%였음을 감안하면, 학생들은 부분 영어 강좌의 영어교육적 효과에 대해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분 영어 강좌가 영어 능력 함양과 전공 지식 함양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질문: 부분 영어 강좌가 영어 능력과 전공 지식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영어 능력 함양과 전공 지식 함양에 모두 도움이 된다 |
18% |
영어 능력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공 지식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3% |
전공 지식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영어 능력 함양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53% |
영어 능력 함양에도 전공 지식 함양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
26% |
영어 능력 함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이 79%로 거의 모든 학생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는 전체 영어 강좌에 대한 부정적 평가 55%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종합하자면, 소위 부분 영어 강좌라는 것은 상당수가 수업의 거의 대부분을 한국어로 진행하고, 시험이나 숙제에서도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재마저도 한국어로 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 중 거의 한 마디도 영어를 사용해볼 기회가 없으며, 절대다수의 학생들이 본인들의 영어 능력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식의 영어 강좌가 세계화 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함은 불을 보듯이 빤한 일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대학 영어 강좌의 상당수는 대학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 즉 세계화 시대의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와는 무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대학들이 이런 영어 강좌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중앙일보 대학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함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일 뿐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영어 강좌는 평가 기관이 원래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일종의 부정 행위임에 틀림없다. 영어 강좌가 아닌 것을 영어 강좌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서류를 제출하고, 그런 거짓 자료를 근거로 대학 순위를 올린다면, 그것이 대학입시나 선거에서 부정 행위를 저지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그것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대학과 언론이 이런 부정 행위를 저지르거나 눈감아준다면, 이는 대학과 언론이 자신들의 사명을 방기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런 편법을 근절할 방책이나 능력이 없다면, 중앙일보는 그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대학 평가를 중지하여야 할 것이다. 보다 더 바람직스럽기는 차제에 비단 영어 강좌의 경우뿐 아니라 다른 평가 기준의 경우에도 그것이 타당한지, 아울러 대학들이 제출하는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와 대책을 마련한 연후에, 중앙일보 독단적으로가 아니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공공의 기구를 통해 대학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9. 개선 방안
무엇보다도 대학들은 영어가 필요한 곳과 필요하지 않은 곳을 구분해야 한다. 최소한 현재와 같이 영문과에서는 영어 강좌를 하지 않아도 되고, 국문과에서는 영어 강의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아이러니는 마감해야 한다. 대학 영어 강좌에 대한 논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이 되어야 한다. 영문과나 영어교육과, 혹은 기타 영어를 필요로 하는 학과에서 영어로 강의할 것을 요구하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대학 영어 강좌에 대한 더 이상의 논의는 무의미하다. 현재의 우리 상황이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영문과 외에도 국제 관계를 담당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학과나 대학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외국인 유학생들이 다수 재학하고 있는 학과나 대학도 있을 수 있다. 이런 학과나 대학들은 자율적으로 원어 강좌에 대한 결정을 하면 된다. 제대로 된 대학 평가라면, 영어나 기타 외국어를 필요로 하는 학과나 대학에서 제대로 된 영어 혹은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영어를 필요로 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대학,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를 요구하고, 나아가 영어 강좌를 요구하는 어리석음은 탈피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학들은 현재와 같은 중앙일보 대학 평가 방식을 일단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 영어 강좌는 영어가 필요한 곳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게끔 평가 기준을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편이 불합리한 평가 기준에 순응하고, 평가 지표를 높이기 위해 부정직한 자료를 제출하는 편보다 훨씬 대학다운 모습이 될 것이다.
대학 영어 강좌 비율은 필요한 곳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중앙일보 측은 영어 혹은 원어 강좌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수업의 90% 이상을 영어(혹은 해당 외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든지, 시험이나 숙제에서 반드시 영어(혹은 해당 외국어)를 사용해야 하고, 학생들의 질문도 영어(혹은 해당 외국어)로 해야 한다든지 등을 정해야 한다. 아울러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개강 첫날 이 기준을 알리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나 평가 당국에 신고하도록 한다든지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대학이 제출하는 자료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부정직한 대학을 정직한 대학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잘못을 계속 저지르게 될 것이다.
대학 영어 강좌는 필요한 곳에서만, 그리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곳에서만 해야 한다. 지금처럼 모든 대학, 모든 학생에게 무차별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영어 강좌를 선택한다는 것은 전공 지식과 영어 중에서 영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공 지식 습득에 있어 어느 정도 손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영어로 인한 이득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전공 지식 습득 면에서의 손실이 그 이득을 상회한다면, 그런 영어 강좌는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영어 강의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영어 강좌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무늬뿐의 영어 강의를 영어 강의에 포함시켜 서류를 제출하는 대학은 일정 기간 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강하게 제재를 하여야 한다. 최소한 가짜 학위나 논문 표절, 허위 논문게재증명서 문제를 일으키는 개인보다 더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런 대학이 가짜 학위나 가짜 논문게재증명서를 제출한 교원, 표절 행위를 한 교원, 연구 결과를 조작한 교원, 혹은 시험 중 부정 행위를 한 학생을 징계할 자격이나 있겠는가?
그러나 현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평가만 잘 받으면 된다는,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논리가 대학 사회를 지배하는 듯하다. 이것이 대학 영어 강좌 자체의 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언론 기관이 이를 조장하고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 시민단체로부터 문제 있는 학위를 가진 명문대 교수에 대한 제보를 받은 언론사 기자가 그 사안과 관련한 진실을 파헤치려 하기는커녕, 그 제보 문건 자체를 문제의 당사자에게 통째로 넘겨주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을 문제 있는 사람이 거꾸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적반하장의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대학은 대학대로, 문제 있는 학위나 논문을 가진 사람을 오히려 보호하면서, 문제 있는 학위나 논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학 영어 강좌의 문제는 이런 대학, 이런 언론이 함께 손잡고 그들만의 권력을 구가하는 가운데 나타난,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참을 수 없는 위선의 가벼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영어, 세종 임금께 상소하다 ∣ 한학성
세종 임금 넋이 광화문 광장에 납시었다
상감마마 행차요 외침도 없이
그 때 세종 임금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영어
그대는 누구인고
소인은 영어이옵니다 상소를 윤허하여 주소서
그리 하라
나랏말씀이 한국과 달라
저와는 잘 통하지 아니 하므로
불쌍한 한국 백성이 이르고저 할 바 있어도
저를 가지고는 그 뜻을 실어 펴기 어렵나이다
그러니 부디 저를 이 땅에서 해방시켜 주소서
세종 임금 이르기를
그대가 객지에 와서 고생이 많도다
그런데 지금은 나랏님이 없느냐
왜 그걸 짐에게 와서 고하는고
그동안 여러 차례 고하였나이다
그러나 전하의 후임들은
YS니 DJ니 하면서 저를 놓아주지 않았고
지금의 MB는 마치 매직 본드처럼
저를 더욱 붙들고 있나이다
부디 통촉하여 주소서
그런데 그들은 너와는 잘 통하느냐
그렇지도 않나이다
그들이 저를 말할 때 저는 특히 괴로웠나이다
저의 본 모습을 너무 망가트려
원래 제 고향 형제들이 저를 몰라볼까 두렵나이다
세종 임금 넋이 수심에 가득 찼다
그 때 앞에 보이는 자신의 동상
그 앞에 영어로 “WATER”라고 크게 써 있고
웬 젊은이 하나가
“세종대왕님 정신 나간 후손을 용서하세요” 라는 글을 펴들고 있다
세종 임금 수심이 눈물 비 되어
“WATER”라고 쓰인 위에 떨어진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들고 있는 세종 임금 동상의 손이
부르르 떨린다
*2009년 10월 9일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이 설치되었다. 그리고 11월초 세종대왕 동상 앞에 영어 ‘WATER’의 각 글자를 2m 높이로 만든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물’을 주제로 열린 ‘2009 대한민국 공익광고제’를 홍보한다며 주최 측인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설치한 것이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한글문화연대의 이건범 운영위원이 “세종대왕님 정신나간 후손을 용서하세요”라는 글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였다.
(『문학나무』 2010년 가을호에 수록, 『시향』 2010년 겨울호에 재수록, 2012년 태학사 발행 한학성 시집 『좋은 것은 다 숨어 있다』에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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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정헌법 제1조 ∣ 한학성
헌법 제1조를 다시 씁니다
대한민국의 나랏글은 한글
나랏말은 한국어라고
입말 몸말 한국어라고
대한민국의 국체는 바꿀 수 있어도
이 조항은 손댈 수 없습니다
절대로 손댈 수 없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영어 몰입교육 실태
- 모국어인 국어 예산에는 6억, 외국어인 영어 예산은 982억(약 160배 차이), 이것이 정상적인 나라인가?
- 서울시 교육의원 김형태
1. 유치원
유치원은 원칙적으로 교육과정에 영어과목이 편성되어 있지 않아 영어수업을 할 수 없음. 그러나 방과 후 활동 시간에 영어수업을 하는 곳이 많음. 그리고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곳은 정식 유치원이 아니라 사설학원으로서, 영어수업을 하고 있음. 이들이 ‘유치원’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시교육청에서 감사를 진행하였음.
(서울시교육청 유아대상 어학원 지도·점검 현황 및 대책)
□ 유아대상 어학원 합동 점검 결과 ○ 점검 및 적발 학원수 : 점검 53개원, 적발 37개원(점검 학원수 대비 69.8%)
* 교습비등 미게시, 교습비등 반환기준 미게시, 영수증 미교부 등 ** 강사채용(해임) 미등록, 성범죄경력 미조회 등
□ 문제점 ○ 특정시기(신학기) 학생 모집과정에서 입학금 등 규정 외 경비 징수 (기타경비인 피복비 및 재료비를 입학금에 포함하여 징수 등) ○ 학원 홍보 및 상담 시 유치원 명칭 무단 사용 (전단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영어유치원 표기) ○ 학원관계자(학원장, 직원)의 개정 법령 미숙지로 인한 부적정 사례* 발생 * 입학금 및 기타경비 6종외 수익자부담경비 징수 등 □ 대책(향후 조치계획) ○ 입학금 등 기타 경비 징수, 교습비 초과징수 관련 - 해당 학원에 대하여 벌점 부과 및 반환 조치 처분 - 교습비와 기타경비 내역을 확인토록 영수증 발급 의무화 ○ 관련규정 미숙지로 유치원 명칭 사용 등 운영 부적정 관련 - 1,2월 학원생 모집 전 유아대상 어학원 관계자 연수 - 특별점검 정례화를 통한 사전 예방 - 학원장에 대한 계도 및 안내 차원의 문자메세지 수시 발송 - 학원관계자 자정결의 대회 등 유도
학원중점관리구역 유아대상 어학원 합동 지도․점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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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고 아래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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