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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어 독립운동가 리대로

한글빛 2015. 11. 6. 11:02

[이사람] 우리말글 독립운동, 어떠랴 독불장군

등록 :2008-10-08 18:43수정 :2008-10-08 19:07

 

이대로(62·사진)
이대로(62·사진)
‘재야 한글운동가’ 이대로 중국 월수외대 교수
평생 한글전용 외치다 2년전 중국행
“이젠 나라밖서 한국말 힘세게 하려”
40여년 외길 발자취 정리한 책 펴내

“이대로가 없으니 나라가 조용하다!” 우스개로 하는 말이지만 그만큼 거리든 관청이든 그가 있는 곳은 시끄러웠다.

육십 평생 한글만 쓰기 운동을 벌여 온 재야 시민운동가의 대부 이대로(62·사진)씨가 회갑 즈음해 중국으로 건너가 그곳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저장성 월수외국어대 한국어과 교수다. 최근 그동안의 한글운동 발자취를 엮은 책 <우리말글 독립운동의 발자취>(지식산업사)를 낸 참에 국내에 들렀다. 한글날 국경일 만들기, 국어기본법 제정, 국회의원 한자 명패 한글로 바꾸기 등 그의 외침과 발길이 미치지 않은 데가 없을 정도로 싸움꾼인 그를 만났다.

 

-흔히 선생을 독불장군, 투사, 행동가, 꼴통 등으로 일컫는데, 이번에 낸 책 제목을 봐도 짐작이 갑니다.

“그보다 저는 독립운동꾼을 좋아합니다. 우리글이 남의 종살이처럼 서러운 처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한글로만 쓰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한글 사랑운동을 독립운동이라고 생각한 거지요.”

 

그는 1967년 처음으로 전국대학 국어운동학생회를 꾸려 활동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41년째 외길을 걷는다.

“이제는 우리말글을 한글로만 쓰는 세상이 됐습니다. 누구나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내가 바라던 세상이 된 것입니다. 2005년에는 국어기본법이 통과되고 한글날도 국경일로 승격되었습니다. 우리 겨레 수천년에 걸친 꿈이기도 합니다. 그런 일이 그냥 된 게 아니라는 점과 자료를 남겨야겠다는 마음에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우리말교육대학원의 김수업 교수는 추천사에서 “나 같은 사람은 우리말 살리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살았기에 조금도 남다를 것이 없지만, 이대로 선생의 삶은 정녕 남다르다. 어떻게 남다른가는 책을 직접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학교나 관청에 적을 두고 월급을 받아가며 활동한 게 아니라 오로지 한글운동을 과녁 삼아 봉사로 일관했다는 말이다. 시민운동도 그렇지만 한글운동 역시 빛나거나 돈이 생길 턱이 없는 노릇이다. 집안에서는 무능한 지아비, 아비로 통할 수밖에 없었다.

 

-뒤늦게 중국으로 건너가게 된 계기는?

“몇 해 전에 중국·일본쪽 동포들의 우리말글 쓰기 형편을 살필 기회가 있었습니다. 중국 조선어 교육에서는 연변동포들의 활약이 컸는데, 월수외국어대에서 강의를 하게 된 것도 동포 교수들의 권유가 큰 작용을 했습니다. 이젠 국내에서 할 만큼 했으니, 나라 밖에서 힘센 한국말을 만들고 한국말 장사도 좀 해보자는 생각이 더한 것이지요.”

 

하지만 중국 대학들의 한국어과 교과과정이나 교재, 학생들의 진로 문제 등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면서 관련 학자들이나 당국의 연구·지원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월수외대에는 한국어 전공 학생이 전체 1000여명, 교수요원은 30명 안팎이라고 한다.

국내 한글운동 영역을 나라 밖으로 넓혀 한국어 세계화운동을 시작한 그에게서 예순둘이란 나이는 비껴간 모양이다. 이 땅의 지나친 영어교육 풍토를 꼬집은 끝에, 한자보다 외국어로서 중국어를 공부하는 게 훨씬 실용적임을 강조했다.

최인호기자 goljal@hani.co.kr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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