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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1446년 세종대왕이 만들어 쓰게 할 때부터 중국 한문과 중국 문화를 섬기는 자들이 반대해서 400여 년 동안 나라 글자로서 제대로 쓰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대한제국 때 고종이 한글을 나라 글자로 인정하고 한글로 기우는 나라를 일으키려고 했으나 1910년에 일본 식민지가 되면서 우리말과 한글이 일본 식민지 통치에 사라질 번했다. 다행히 1945년 일본제국이 연합군에게 항복함으로써 우리는 일본 식민지에서 벗어나게 되어 우리 말글도 해방되었다. 그리고 해방 뒤 일본 말글이 아닌 우리 한글로 공문서와 교과서를 적으면서 한글이 빛을 본다.
그런데 일본 식민지 교육을 철저하게 받아 일본 혼이 들어간 일제 지식인들은 광복 뒤 우리 교육자, 정치인, 언론인이 되어 우리말과 한글을 살리려는 조선어학회와 국민들 노력에 찬 물을 끼얹었다. 이들에겐 일본 식민지 때에 배우고 길든 한자 혼용 글이 우리 말글로 적은 글보다 더 익숙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그 때부터 지금까지 일본 한자말로 된 학술용어, 전문용어, 행정 용어, 교육 용어를 한자로 적어야 좋다면서 끈질기게 우리말을 되살려 한글로 적는 것을 가로막았다. 경성제대 출신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이숭녕, 이희승 교수의 후배와 그 제자들, 성균관 유학파와 전통문화연구회 회원들이 중심이 되어 한국어문회라는 모임까지 만들고 그랬다.
그들을 정치인인 김종필, 박태준, 이한동 전 총리들과 재벌 언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친일 재벌인 농심과 대한항공, 포항제철 사장들이 밀어주고 도와주었다. 그래서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은 한글학회를 중심으로 뭉쳐서 저들과 맞서 70년 동안 싸웠다. 다행히 한글이 한자보다 더 훌륭한 글자이고 많은 분들이 애써서 이 싸움은 한글이 승리했다. 그래서 이제 신문도 한글로만 만들고, 국회 상징인 깃발과 휘장 글자도 한자에서 한글로 바뀌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었고 공휴일도 되찾았다. 이제 한글이 표기 수단으로는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 언어사대주의자들은 한자를 몰아내니 영어를 섬기기로 바뀌었다.
한글은 배우고 쓰기 쉬워서 우리는 초등학교 3학년이면 거의 모두 글을 읽고 쓸 수 있다. 그러나 중국 한자는 8만자가 넘어서 일생동안 공부해도 다 알기 힘들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5000자도 고등학교까지 나와야 쓰고 읽을 수 있다. 일본도 제 글자 ‘가나’가 있으나 한자 2000여 글자를 알아야 일상 말글살이가 가능한 데 중학교까지 마쳐야 그 실력이 된다. 그러니 우리는 중국보다 9년, 일본보다 6년은 더 빠르게 글자를 다 읽고 쓸 수 있어서 그들보다 먼저 많은 책을 읽고 국민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 바탕에서 과학과 기술, 경제 발전을 위한 연구와 실험을 하면 나라가 더 빨리 나라가 발전하고 잘 살 길을 열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일본 한자말을 한자로 쓴 책이 많고,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이들이 판치고 있어 거기에 많은 시간과 힘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 그래서 그 한글을 가진 이로운 점과 한글 특징을 살리지 못한다. 이제 겨우 한글로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자리를 잡아서 한글의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장점 30% 정도 살렸다. 한글은 표기 수단 말고도 음성인식 컴퓨터 개발, 자동기계통번역기 개발, 인공지능 발전 들들 엄청나게 많이 활용할 길이 있다. 한 때 한글 덕으로 우리가 정보통신 선진국이란 말도 있었는데 제대로 한글을 이용하지 못해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자와 싸우느라 헛되게 써버리던 힘과 시간과 돈을 한글을 이용해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써야 한다. 광복 70년이 넘었는데도 일본 말투에 일본 한자말로 된 법률 문장과 전문 서적을 그대로 써서는 한글이 빛나지 않는다. 쉬운 우리 말글로 원자탄이나 인공위성을 만드는 방법이나 또 다른 전문 기술을 적으면 누구나 그 지식을 빨리 알고 더 많은 실험과 연구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면 중국, 일본보다도 더 빨리 발전하고 힘센 나라가 된다. 이제 일본 식민지 때부터 쓰던 행정, 학술, 전문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거나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말글로만 교육과 학문도 하고, 문학작품도 쓸 때에 자주문화가 꽃피고 노벨상을 타는 사람도 많이 나온다. 우리말을 한글로만 적는 말글살이는 지식과 정보를 쉽게 빨리 주고받을 수 있어 소통을 쉽게 하고 시간과 돈과 힘을 아낄 수 있어 더 잘살게 해준다. 이 길은 570년 전 세종대왕이 열어주었고, 120년 전 주시경 선생이 가르쳐주었다. 이제 한자와 한글 싸움은 그치고 세종대왕이 만들어 준 한글을 주시경 선생의 말씀대로 잘 이용하자. 이 일은 돈과 힘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된다.
[이대로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 위원장, idae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