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노회찬 의원 영전에 바치는 글

한글빛 2018. 7. 24. 16:54
당신은 한말글 으뜸지킴이, 고마운 분
[추모] ’진보의 별‘ 노회찬 의원 죽음을 알리는 놀랍고 슬픈 소식을 들으며
 
리대로 

어제 7월 23일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는 새뜸(새소식)을 보고 가짜려니 했습니다. 아니 그러길 바라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진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걸 알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에야 나는 마음을 다잡고 이 분을 생각하며 안타깝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글로 적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분을 진보정치인으로만 알고 있지만 이 분은 한말글 으뜸 지킴이요 우리 겨레의 얼말글을 살리는 빛이었습니다. 노회찬의원은 우리 겨레와 나라를 끔찍하게 사랑했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한글 국회를 만들려고 나와 함께 애쓴 고마운 분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그렇게 갑자기 목숨을 버렸다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노 의원은 17대 국회에 들어가면서부터 한말글 빛내는 일에 앞장을 섰습니다. 한글단체가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바꾸자고 할 때에도 한글단체를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한글문화연대가 국회의원 보람을 한글로 만들어 나누어 줄 때에도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한글세계화 의원 모임”활동 때에도 열심히 활동해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는데 크게 공헌해서 한글날국경일제정위원회에서 ‘한글을 빛낸 큰별’이란 감사패도 주었습니다. 많은 의원들이 입으로는 한글을 사랑한다면서 실제는 한글을 못살게 구는 데 이 분은 말과 행동이 같았습니다.

 

▲ 왼쪽은 17대 국회 때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을 할 때에 찍은 기념사진(왼쪽은 이대로 대표, 오른쪽은 노회찬 의원. 오른쪽은 2010년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가 “한말글 지키기 다짐 모임” 때 격려사를 하는 노회찬 의원     © 리대로

 

그 뒤 노회찬 의원은 일본 식민지 때부터 길든 일본 한자말과 그 말투로 된 법률 문장을 쉬운 우리 말글로 바꾸는 일에 앞장을 섰습니다. 법사위에서 법제처장에게 그 잘못을 따지기도 했습니다. 그 뒤 법제처도 법률 문장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 힘을 썼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국회와 국정감사장에서 이제 일본 식민지 때부터 길든 일본 한자말과 말투를 우리의 쉬운 말글로 바꾸어야 한다고 여러 번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19대 국회 때엔 국회의원 선서가 한자 혼용으로 된 것을 쉬운 우리 말글로 바꾸도록 했습니다. 한글과 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많은데 이 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 왼쪽은 19대 국회 개원 때 한자혼용으로 된 의원 선서에 서명하지 않고 한글로 써서 서명했다. 그리고 국회의장에게 한글로 바꿀 것을 건의해서     ©리대로

 

 

19대 국회 때엔 한글단체 대표들과 함께 국회의장을 만나 한자로 된 국회 본회의장 휘장과 깃발에 한자로 쓴 글자를 한글로 바꿀 것을 건의하고 한글단체의원들과 함께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앞장서서 도와주었기에 19대 국회 때에 한자로 ‘國’이라고 쓴 휘장 글자가 ‘국회’라고 한글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1973년부터 이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40년이 넘게 애썼는데 노회찬 의원이 앞장서서 해결해주었습니다. 노회찬의원이 고맙고 국회에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이렇게 진짜로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고 실천하는 의원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삼성이 잘못하는 것을 밝혔다고 노 의원을 국회에서 몰아냈습니다. 그러나 난 이 분을 마음으로 응원할 뿐이어서 안타까웠습니다.

 

▲ 19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한글단체 대표들은 노회찬 의원 소개로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 한자로 된 국회 휘장을 한글로 바꿔달라고 건의했다. 왼쪽 두 번째가 노회찬 의원이고 그 오른쪽이 강창희 의장.     © 리대로

 


20대 국회에 다시 노회찬 의원은 국회에 들어왔습니다. 이 분을 국회로 보낸 분들이 고마웠습니다. 난 또 20대 국회가 개원을 하자마자 이 분을 찾아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청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고 안타깝고 슬펐습니다. 내가 노 의원에게 한글이 힘들다고 손을 내밀었을 때에 그는 언제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어려울 때 돕지 못했습니다. 내가 그를 마지막 본 것은 지난해 광화문 촛불 집회 때와 한글날 경축식에서였습니다.

 

난 올해 지난 50년 동안 국어독립운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쓴 책을 내겠다고 하면서 노 의원이 얼마나 고마운 분이었지 적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떠나셨다니 안타깝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먼저 가신 김근태의원과 함께 한글 국회를 만드는 데 도와준 고마운 분이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글날 국경일 제정법이 통과되었을 때에 “한글을 빛낸 큰 별”이란 감사패를 주었습니다. 국회 휘장을 한글로 바꾸었을 때에도 한글학회에서 “한글나라 큰 별”이란 감사패를 주었습니다. 후원금을 주지 못한 게 죄송하고 후회스럽습니다. 내 국어독립운동 길에서 만난 고마운 정치인 노회찬 의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 왼쪽은 한자로 쓴 국회 휘장 글씨를 한글로 바꾸게 한 공로로 한글학회가 준 ‘한글나라 큰 별’금메달. 오른쪽은 20대 국회 개원 때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지정 국회청원”할 때 모습. 왼쪽부터 이대로 대표, 노회찬 의원, 혜문 대표.     © 리대로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언어문화개선범국민연합 공동대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기사입력: 2018/07/24 [15:14]  최종편집: ⓒ 대자보
출처 : 리대로의 한말글 사랑 한마당
글쓴이 : 나라임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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