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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말과 얼을 짓밟고 나라 경제를 망쳤다 1993년 김영삼 정권은 세계화를 외치면서 영어를 잘해야 선진국이 된다고 영어 조기교육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때 나는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초등학생에게 가르치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며 한글단체와 함께 거세게 반대했다.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방송토론에 나가서 그 잘못을 밝히고 정부에 건의했다. 그렇게 영어 조기교육을 시작해서 9년이 되었을 때에 한글단체와 교육단체가 함께 영어 조기교육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나온 사람들 모두 정부가 초등학교 1.2학년까지 영어 교육을 확대 시행하면 영어 사교육은 점점 더 심해지고 우리말은 영어에 짓눌려서 죽을 판인데 그 피해와 부작용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그리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학부모회 들 교육단체 대표와 한글학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들 한글단체는 정부에 초등학교 1,2학년까지 영어 교육을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건의문을 보내고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그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두 행사 모두 내가 기획하고 진행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교육은 안 하기로 했는데 영어 사교육업체와 학원들이 계속 주장을 하고 학부모들도 영어 사교육을 줄이려면 방과 후에 학교장 재량으로 교육하게 해달란다고 하니 그 핑계로 방과 후 영어 교육을 하게 했다. 그러니 영어 유치원까지 생기고 거리엔 영어 간판이 더 늘어났다.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으로 도덕, 한문들 다른 과목 교육이 필수에서 선택과목으로 가는 등 그 부작용이 점점 커졌다. 그래서 지난 박근혜 정권 때에 방과 후 영어 교육도 안 하기로 결정이 났는데 문재인 정권이 바란다고 국회는 2019년 3월 11일 국회 교육위원장(이찬열 바른미래 수원갑) 이름으로 법안을 내서 이틀만인 3월 13일에 본회의까지 통과시켰다. 영어에 미친 나라란 말이 저절로 나오고 나라 앞날이 걱정된다. 지난날 영어 조기교육이 준 피해와 부작용 1. 기러기아빠가 생기고 가정이 파탄나기도 했다 영어 조기 교육 바람이 일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영어 교육을 먼저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 영어 학원과 사교육에 시달리게 되었다. 영어 사교육 업자들은 국내에서 하는 영어 사교육으로는 안 된다고 조기유학 바람을 일으킨다. 멋도 모르고 그 바람에 휘둘린 이들이 기러기아빠가 되어 많은 고통을 받는다. 조기 유학으로 성공한 패가망신한 집이 많다. 방송인 배동성은 13년 동안 돈을 벌어서 유학비를 대고도 이혼을 당했다고 호소하고, 코미디언 정명재는 “조기영어교육을 위해 유학을 간 딸 학비를 보내느라고 반지하방에서 12년 동안 동료 경조사에도 못가며 어렵게 살았지만 딸은 아버지를 남으로 본다.”며 울먹였다. 가수 김흥국님도 기러기아빠가 되니 밤에는 술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다고 방송에서 털어놨는데 최근에 성폭력 송사에 휘말려 많은 고생도 했다. 영어 조기유학 피해자는 부모만 아니라 애들도 마찬가지다. 유학은 가서 영어는 좀 잘하지만 국어를 제대로 못하고 사회에 적응도 못한다.
영어 조기유학을 갔다 온 애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시행한 영어 조기교육으로 영어는 좀 잘하지만 다른 교과 공부가 소홀해졌다. 지나친 영어 편식 편중 교육 때문에 건강한 국민 기초 체력을 키우는 보건이나 체육, 국민 기본 교육인 국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과 과학 교육 시간이 줄거나 과목까지 사라졌다. 교육은 100년 앞을 보고 하는 것이라는 데 100년 뒤 미국의 한 주가 될 판이다. 영어 교육을 시키려다보니 건강과 취미를 위한 체육과 음악 미술 같은 시간, 과학과 기술 교육, 역사와 국어 교육시간까지도 줄게 된다. 애들은 학교 시험에도 시달리고 사교육에도 시달려서 몸과 마음이 허약해지니 앞으로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염려가 되고 나라의 앞날까지 걱정된다. 3. 거리에 영어 간판이 늘어나고 한글 간판이 사라진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거리에 한글간판이 가득했다. 영어 이름을 가진 상품을 파는 ‘나이키’ 같은 신발가게도 간판은 한글로 썼다. 학교에서는 “한글사랑 나라사랑”이란 구호를 내걸고 우리 말글을 사랑하는 정신을 심어주었고 학생들에게 우리 나라에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1993년 김영삼 정권이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조기교육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그런 구호가 촌스런 것이 되었고 세계화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헐뜯었다. 그리고 선경이란 회사가 SK, 럭키금성이란 회사가 LG로 이름을 바꾸면서 간판도 영문으로 거니 다른 회사들도 이름을 영문으로 바꾸고 거리엔 영어 간판이 자꾸 늘어나 영어나라가 되고 있다. 50년대만 해도 개에게나 “해피, 워리”처럼 영어나 영어다운 이름을 지어서 불렀는데 오늘날은 가수나 연예인은 말할 것이 없고 개인 이름도 영어로 지어 부르고 단체나 공공기관 이름도 영어로 부르고 있다. 4. 새로 생기는 회사와 상품 이름이 거의 영문이다 새로 생기는 회사들은 우리말보다 거의 영어 이름이다. 요즘에 벤처기업협회 회원 회사들 이름을 보니 거의 영문이었다. 똑 같은 국산품인데 우리 말글로 상표를 달면 값이 싸도 안 팔리지만 영문으로 상표를 달면 비싸도 잘 팔린다고 한다. 아파트도 그래서 그 이름을 영문으로 지어야 비싸게 팔린다고 영문으로 바꾸자고 한다. 새로 생기는 동 이름도 영어로 지어야 집값이 오른다고 그렇게 한 곳도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이 모두 신라 때 중국 한문과 문화를 섬기던 언어사대주의와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식민지 근성이 뿌리가 되어 나타난 것이지만 오늘날 정책과 교육이 잘못되어 더 심해졌다.
지난날 한국방송은 KBS, 문화방송은 MBC, 서울방송은 SBS라고 영문으로 줄임말도 만들어 썼지만 이른바 종편이라는 새로 생긴 방송국들 이름은 우리 말글이 아니고 영문뿐이다. YTN이 먼저 그랬지만 JTBC, MBN, CHANNEL-A, TVCHOSUN 들이 그렇다. 방송국 이름만 그런 것이 아니다. 방송 제목도 거의 외국말이다. 아직 방송은 우리말로 하지만 머지않아 미국말로 방송을 할지 모르겠다. 내 예상이 현실이 되지 않기만 바랄뿐이다. 뉴스룸, 앵커부리핑, 비하인드뉴스, 나이트뉴스, 히든싱어 들들 선전해주는 것 같아서 더 들추지 않겠다. 방송은 우리말로 돈을 벌어먹으면서 우리말을 헌신짝보다 더 우습게 여긴다. 밤낮 우리말을 짓밟고 더럽힌다. 정부는 말할 것이 없고 국민들도 그 잘못을 따지지도 않고 즐기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 겨레도 제 말글을 잃어버려서 제 겨레까지 사라진 만주족꼴이 될까 걱정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이 잘못을 바로잡아주면 좋겠는데 모른 체하고 부채질한다. 6. 공공기관까지 영어 범벅 말장난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앙부처 이름에 ‘중소벤처기업부’라고 벤처란 영어까지 들어갔다. 신라가 중국 당나라 문화와 한문을 섬기면서 관직 이름과 땅이름, 사람이름까지 중국식 한문으로 짓고 바꾸면서 언어사대주의가 뿌리내렸고 지금까지 내려왔으며, 일본 강점기 때에 강제로 일본식 창씩개명을 당했는데 지금은 우리 스스로 미국식 창씨개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기관부터 영문을 섞어 씀으로써 국어기본법을 무시하고 우리 말글살이를 어지럽히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중앙 정부기관 알림글에서 “鼓 규제개선GO”처럼 말장난 했는데 새한국당도 당사 회의장 정면서 “탈원전 STOP Step by Step”이라고 써놓고 있다. 그게 잘하는 것으로 알고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도 그 짓을 따라서 하고 있다. 이 모두 영어 조기교육이 남긴 것으로서 우리말과 우리 겨레 얼을 짓밟는 꼴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생은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키우는 곳인데 학교 곳곳에 영문 간판이고 구호다. 한심스럽다. 7. 사교육업체는 돈을 벌지만 학부모는 사교육비에 허덕인다 김영삼 정권이 영어 조기교육을 한다고 할 때에 나는 “영어 조기교육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조기교육보다 중,고교 교재와 교육방법과 교사 자질 개선이 먼저 할 일이다.”라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비가 너무 들어 애들을 키우기 힘들다고 애를 낳지도 않으려고 하는 데 더 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반대했다. 영어 사교육 업자는 좋겠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초등학교 영어 교육 그만 하라. 며칠 전에 국회는 초등학교 1.2학년도 방과 후 영어교육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면 도시 사립학교는 원어민 교사를 불러서 영어 교육을 할 것이고 그 피해와 부작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클 것이다. 유치원에서 마음대로 가르치자고 할 것이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소리가 클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과 학자와 언론은 그 잘못을 하나도 따지지 않고 오히려 영어 조기교육을 부채질하고 있다. 참으로 답답하다. 모두 영어를 잘하면 나쁠 것은 없다. 영어뿐만 아니라 외국어 모두 잘하면 좋다. 그러나 제 나라말보다 더 중요하지 않고 제 나라말을 더 잘 하고 외국어도 잘 해야 한다. 그 나라 말은 그 나라 얼이고 넋이다. 이렇게 제 말보다 남의 말을 더 중요시하면 얼빠진 나라가 된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약 19조5천억 원으로 8천억원(4.4%↑) 증가했다. 사교육비는 2009∼2015년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부터 계속 증가세다. 그런데 이 정부가 원한다고 국회 교육위원장(이찬열 수원 갑)은 초등 1.2학년도 방과 후 영어 수업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 3일 만에 통과시켰다니 기가 막힌다. 제 말글을 잊어버리고 겨레까지 사라진 만주 여진족꼴이 되기 싫다면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교육을 돈벌이나 출세 수단과 도구로 내몰지 말라. 우리가 배우고 쉬운 우리 말글로 말글살이를 하면서 모든 국민이 글을 읽고 쓰게 되었고 그 바탕에서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세계인이 놀랄 정도로 경제와 민주주의가 빨리 발전했다. 그래서 선진국이 바로 될 줄 알았는데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제 말글을 우습게 여기고 남의 말글을 더 섬기고 받들다보니 얼 지고 거기에 국력이 낭비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이 힘센 프랑스, 중국, 미국과 싸워서 이겼는데 무기가 좋아서 아니라 국민 정신력이 세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초등학교 영어 교육은 그만하고 영어 교육방법과 교재, 교육환경과 교사의 능력과 자질을 높여라. 그래야 우리말과 겨레와 겨레 얼이 산다. <리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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