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설에서는 관찰사와 고을 수령이 임무를 잘 수행하는 길을 알려주고 있다. 관찰사는 임군(나라)과 백성(국민)을 상전으로 받드는 심부름꾼이니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이 알게 하고 국민의 생각을 정부가 잘 알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지방자치단체장도 나라와 국민의 심부름꾼(종)이고 법관은 잘못하는 국민에겐 재판관이지만 법을 잘 지키는 국민에겐 종(머슴)이란 말을 새겨서 들을 말이다. 또 정부와 국민이 서로 잘 알게 해서 이해하고 협조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독립신문이 1896년 4월 7일 창간 때부터 7월 독립협회가 설립될 때까지 정부에 협조하고 국민을 계몽하는 논설이 주로 나오는데 오늘날 국민과 정부가 눈여겨보고 귀담아 들을 말이다. 그 때 외세가 득세하니 의병이 일어나고 몹시 나라가 흔들려서 정부와 국민이 한 마음이 되어 쓰러져가는 나라를 일으키고 바로 세우려고 애쓴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백성이 서로를 잘 알아야 스스로 협조할 생각이 나온다는 말을 다시 마음에 새길 일이다. 오늘날도 정부와 국민이 서로 하는 일과 생각을 알고 서로 도울 때에 튼튼한 나라가 될 것이다. | ▲ 관보에 평양과 의주 들에 우체소를 처음 개설했다는 알림이 나오고, 외국 소식도 있다. © 리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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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관보에 평양과 의주에 우체국이 생겼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창간호부터 계속 우체국 업무와 시간표, 영어 사전, 한문 사민필지 광고가 나오는 것은 그 때 새로운 제도였고 좋은 일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안다. 오늘날은 우편보다 누리통신이 정부와 국민 소통에 큰 몫을 하고 있으며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고 도구다. [대한제국 독립신문 5호 논설]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묻기를 어떻게 하면 관찰사와 원님 노릇을 잘하겠느냐고 하기에 오늘 우리 신문이 위 그 대답을 하니 누구든지 이 일을 알고 싶은 이는 이 신문을 놓고 공부하면 유효한 일이 있기를 믿노라. 관찰사와 원님이라 하는 것은 임군이 백성에게 보내신 사신이요 법 지키는 백성에게 법관이라 사신의 직무가 무엇인고 하니 사신 보낸 이와 사신 맞는 이 사이에 교제를 친밀히 하자는 것이요. 양편 사정을 파악하고 서로 알게 하는 것인데 관찰사와 원님이 되면 임금이 백성에게 보낸 사신인 즉 국민 간에 교제가 친밀이 되는 것을 힘쓸 터이요. 정부 명령을 백성에게 자세히 전하고 백성의 사정을 정부에 자세히 기별하여 정부에서는 백성의 일을 알게 하고 백성은 정부 일을 알게 하여 정부와 백성이 서로 통정하게 되면 정부에서는 백성을 도와 줄 생각이 스스로 생길 것이요. 백성은 정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
정부에서 좋지 않은 일을 하든지 좋은 일을 안 하는 것은 백성의 사정을 모르는 연고요 백성이 정부를 의심하고 명령을 지키지 않는 것은 정부를 모르는 연고라.
군민 간에 서로 알게 하는 직무는 관찰사와 원님에게 달렸는데 요즘 관찰사와 원님들이 자기 직무들을 잘 못하는 연고로 경향 간에 통정이 못되어 의심이 서로 나고 의심이 남의 즉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지라.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즉 한편에서 하는 일을 어찌하였는지 저편에서는 안 좋아하는 법이니 지금 조선형세가 이렇게 된 것은 백성이 정부를 모름이요 정부가 백성을 모른 연고니 그 허물은 관찰사와 원님이 받을 터이라. 관찰사와 원님이 자기 몸을 생각하기를 임군이 백성에게 보내신 사신으로 생각하지 아니하고 자기 몸을 백성들보다 높은 줄로 생각하여 백성 대접하기를 무리하게 하고 정부 명령을 자세히 전하지 못하는 고로 백성이 정부도 모르고 정부에서 보낸 사람들을 미워하니 어찌 군민 간에 소통과 교제가 잘 되리요. 우리 생각에 원님과 관찰사란 것은 법 잘 지키는 백성의 종인 것이요 그 백성들을 위하여 임군이 각 지방에 보내신 즉 그 사람은 다만 임군의 심부름만 할뿐 아니라 백성의 심부름도 하라신 것이니 그런 즉 첫째는 임군이 그 사람의 상전이요. 둘째는 백성들이 상전이라, 한 상전만 잘 섬긴다고 그 다른 상전을 잘못 섬기면 잘못 섬긴 상전이 반드시 죄를 주나니. 그런고로 임군을 잘못 섬기면 임군이 죄를 줄 것이요 백성을 잘못 섬기면 백성이 죄를 주되 그 형률인 즉 정부에서 쓰는 형률보다 혹독한 지라 어찌 삼가지 않으리요. 내가 말하기를 법을 잘 지키는 백성의 종이라고만 말했지 무법한 백성에게는 법관이라고 말한 즉 만일 백성이 법률과 규칙을 어기면 먼저 재판을 자세히 하여 백성이 제 죄 진 것을 확실히 알게 되면 그 때는 그 백성을 상전으로 알지 말고 죄인으로 알고 법률에 따라 다스리는 것이 법관의 직무라. 만일 법대로 죄를 다스릴 것 같으면 벌 당하는 사람도 한이 없을 터이요.
법 지키는 백성들이 그 법관을 더 사랑할 터이라.
재판하는 일이 큰 학문인 즉 조선 관인이 상등 재판관 노릇하기가 어려우나, 마음만 정직하게 먹고 재판을 하면 서령 학문은 없더라도 재판을 잘못하진 않을 터이니 첫째 임군을 위하고 둘째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중간에서 충성스런 종노릇을 하고 밝은 법관 노릇도 하면 그 사람은 자기 직무를 잘하는 것이니라. 여기서 하나만 잘하고 다른 두 가지를 잘못하면 그 사람은 그 직무에 마땅치 않은 사람이니 이 소임이 어찌 중하고 어렵지 아니 하리요. 이런 자리 뽑기가 대단히 어려운 즉 정부에서 사람을 골라 보내지 말고 백성에게 저의 관찰사와 원을 투표하여 골라 정부에 보내면 그 사람을 시키면 그 사람이 일을 잘하지 못하든지 정부에 책망이 없을 터이요 또 이렇게 뽑은 사람이 대신이나 현판이 천거하는 사람보다 열 번에 아홉 번은 나으리라. -끝- 관보 이달 이십오일부터 평양과 의주에 우체소를 설치함. [ 지방에도 우체소가 생기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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