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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정치 똑바로 하라

한글빛 2005. 3. 29. 22:17
2005-03-29 16:13:13  

CJ?, KT? ‘갸우뚱’ - 영문 창씨개명

교수, 목사 등 사회 지도급 인사들도 이해 못해

이대로 논설위원

 

 

지난 3월 26일 흥사단 원로모임인 동숭분회 회원 초청으로 1시간 동안 '한글사랑, 한글날 국경일 제정 필요성'에 대한 강연을 했다. 그 자리에 모인 분들은 70전후 노인들이지만 전 현직 교수, 학교 교장, 목사, 문학인 등 이 나라의 지식인이고 지도급 인사들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오늘날 한국에서 일고 있는 영문창씨개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영문 회사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이름난 회사인데도 모르는 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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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사랑 강연을 듣는 흥사단 원로모임 동숭분회 회원들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이름 가운데 방송과 신문, 길거리 버스들에 많이 선전하고 있는 영문 회사이름 가운데 먼저 'CJ'란 회사이름을 아는 지 물었다. 모인 분 40여 명 가운데 그 회사가 무엇을 만들어 파는 어떤 회사인지, 오래된 '제일제당'이란 회사가 영문으로 창씨개명한 거란 것을 아는 분이 한 분도 없었다.  다음에 좀 더 많이 선전한 'KT'란 회사이름을 아는 지 물었다. 그 이름을 들어봤다는 반응이 있었다. 반 정도가 전화국 정도로 아는 듯했으나 그 영문자가 무슨 뜻인지 않는 분은 별로 없었다.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영문으로 이름을 바꾼 HS로, 담배인삼공사가 KT&G로 바꾼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으나 박사와 교수, 선생님을 지낸, 이 나라 지도급 원로들을 바보로 만드는 거 같아 더 알아보는 걸 그만 두었다. 그리고 현 정권 고위층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태스크 포스트팀'이란 말이 무슨 말인지 물어봤으나 모두 어리둥절했다. 공부도 많이 하고 똑똑하다는 그 어른들이 그러니 농촌이나 산골에 살면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어른들은 그 영문이름들을 더 모를 것이다. 똑 같이 한국에 살지만 한국 정치인과 지배층이 하는 말을 일반인들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잘못된 말글살이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어른들에게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이고, 그런 영문 창씨개명하는 정치인과 회사와 공공기관이 못된 자들이라고 말씀드리고 그 문제에 대해 평소에 생각해보셨는지 물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건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분개했으나 몇 분은 그게 사회흐름으로 알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듯 했다. 이름을 한자로 써야 된다고 생각한 분이 영문창씨개명도 심각하게 보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당신들이 이름난 회사들 이름도 잘 모르는 걸 확인하고서야 그게  잘못된 것이라 깨닫는 거 같았다.

 

똑 같은 국산품에도 우리말 상표를 달면 팔리지 않고 영문 상표를 달면 잘 팔리는 세상풍조가 잘못된 것이고, 그걸 바로잡지 않으면 이 나라는 중국, 일본, 미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친구로 살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하니 이해하시는 듯 했다. '마누라'나 '아내'란 우리말보다 '처'란 한자말을 더 고급스럽게 생각하고 '와이프'라면 더 멋있게 생각하고, '결혼식장'이란 이름을 '웨딩홀'로 바꿔야 좋은 거로 생각하는 세상흐름이 잘못임을 말하고 싶었으나 시간이 짧아 뒤풀이 시간에 말씀드리니 우리말글을 쓰고 사랑해야 한다고 떠드는 내말을 공감하고 모두 힘내라고 격려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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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많이 알려진 회사요 이름난 회사들이다. 그런데 젊은 나도 CKF, F&F, KCC, SIMPAC, SNG21, BNG스틸 들 수많은 영문 회사이름은 알 수가 없다. 수백억 원을 들여 엄청나게 선전한 LG, SK, POSCO 정도는 알만하지만 그밖에 큰 회사가 아닌 길거리 작은 가게까지 수많은 영문 이름은 읽기도 힘들고 알 수 없는 말이 많다. 우리나라의 일반 국민은 말할 거 없고 박사도 잘 모르는 이 말들을 북쪽 동포들을 어떻게 생각할 지 걱정이다. 아마 서울이 외국 같고 서울 사람이 다른 나라 사람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그런데 통일운동이나 민족운동을 한다는 분들도 이런 잘못된 풍조를 보고만 있다. 한글단체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영문회사 간판은 법을 위반한 것이란 판결까지 얻어냈는데 정부와 정치인은 그걸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밤낮 정치싸움이다. 중국은 우리가 한자를 쓰는 걸 본보기로 들면서 우리가 옛날 중국이 지배하던 나라였다고 하고 동북공정이란 역사 날조를 하고 있다. 일본 또한 우리를 식민지로 지배한 게 우리를 위한 거였다고 역사책을 만들어 가르치고 있다. 국민들이 미국말 배우겠다고 번 돈 있는 돈 쓰다 모자라 빚을 얻어서까지 조기유학을  가고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 한국 대통령과 국무총리와 문화부장관은 도대체 무엇 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가 없다.

 

똑똑하고 잘 낫다는 이들은 세계화 시대에 영어가 중요하고 회사이름을 영어로 바꾸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어떠냐고 말할 거다. 지난 3월 23일 증권거래소 발표를 보면 대기업 배당금 대부분을 외국인이 가져갔다고 한다. 국민은행은 배당금 1,685억원 가운데 83.6%인 1,408억원을 외국인이 가져갔고, 하나은행은 74.8%, 포스코는 75%, 케이티는 66%를 가져갔단다. 케이티와 케이티엔지는 순이익 33%가 외국인에게 주어졌단다. 그러려고 케이티는 서민들 통신료를 올리려고 한단다. 그러니 경기가 불황이고 한국인 호주머니는 말라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대기업, 영문회사이름 좋아하며 열심히 물건 팔아주는 게 외국인 잘 살게 하고 우리 서민은 못살게 되는 근본이다. 

 

나라 살림과 우리말이 외국에 더 짓밟히고 얼빠진 국민이 더 늘어나기 시작한 게 민주화세력이란 김영삼 정권이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조기교육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중국의 지배를 받을 땐 한문을, 일본의 식민지일 때 일본 말글을, 미국에 끌려 다니는 지금은 영문을 섬기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 그런 풍조를 씻어내고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가진 머리 좋은 민족임을 깨닫고 살 때이다. 이 나라를 이끈다는 정치인, 학자, 언론인, 경제인, 시민단체가 우리말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