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국부유출, 늘어나는 사교육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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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나라교육예산 3.5배나 되는 사교육비, 국민 빈곤층으로 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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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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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한국은행 발표를 보니 지난해 사교육비가 16조원으로서 나라 교육예산 4.6조원의 3.5배에 이르고 2003년에 견주면 7.3% 늘어났다고 한다. 개인 살림에서 나가는 교육비 가운데 사교육비 비중도 2000년엔 33.0% 인 것이 자꾸 늘어서 지난해엔 41.3%로 늘었다고 한다. 사교육비 16조원에서 국내에서 쓰는 돈이 8조원이고 나라밖에서 쓰는 돈이 8조원인데 지난해 유학생과 함께 간 가족이 쓰려고 나라밖으로 빠져나간 돈이 71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엄청나게 큰돈이고 놀라운 일이고 큰 일인데 정부나 국민, 누구하나 큰 걱정을 하지 않고 그 대책을 세우지 않는 거 같아 답답하다. 나라살림과 개인살림이 넉넉하고 아무 걱정이 없다면 상관이 없지만 지금 거의 모든 국민이 살기 힘들다고 하고 죽을 지경이란 사람도 수두룩한 데 그렇게 많은 돈이 교육비로 써버리니 큰 일이란 이야기다. 16조원이란 큰돈을 들여서 공부하는 게 진짜 삶에 큰 도움을 주기 보다 남보다 시험 점수를 잘 보아 경쟁에서 이기려는 시험을 위한 공부거나 남의 나라말을 배우는 데 쓰는 돈이 거의 모두라는 데 더 큰 문제다. 그 많은 돈을 앞선 외국 기술과 학문을 익히고 뒤떨어진 이 나라를 일으켜서 국민 모두 함께 잘 사는 교육에 써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게 외국에 가서 공부한 사람들이 개인 출세주의와 이기주의자에다가 겨레말과 겨레 얼을 더럽히는 데 앞장서니 답답하다. 또 그렇게 드는 사교육비를 대려고 엄마와 아빠가 온갖 궂은 일을 하고 있으며 부부와 가족이 흩어져 산다는 게 또 큰 문제다. 기러기 아빠가 자살했다거나 기러기 엄마가 외로워서 딴 남자를 따라갔다는 이야기는 새소식이 아니고 보통 이야기가 되었다. 며칠 전 어느 학술모임을 마치고 저녁을 먹는 데 내가 잘 아는 한 대학교수가 "오늘 저녁은 잘 해결했으니 걱정이 없습니다"라기에 "왜요?"라고 물으니 "기러기 아빠가 되고 보니 세 끼니 해결이 큰 고민입니다"라고 말을 했다. 아주 넉넉한 집의 애나, 진짜 학문을 하려고 외국에 공부하러 간 큰애들은 괜찮겠지만 영어나 익히겠다고 힘든 살림에 어린애를 외국에 보낸 집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다. 그런데 이런 외국말 섬기기 풍조, 조기 유학 바람을 민주화를 외치고 서민과 노동자를 위하겠다던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서 더 세차게 일어났다는 게 답답하고 한심하다. 지금 이 사회 지배층이란 정치인, 경제인, 학자란 이들이 이 나라 교육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다 먼저 제 자식들 사교육과 해외유학에 더 열심인 것을 보면서 서민들은 불안해한다. 이 교육문제가 온갖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데 정치인들은 권력 싸움만 하고, 공무원들은 세금 더 타내서 쓸 궁리만 열심인 거 같아 걱정스럽다. 권력과 돈 많은 지배층이 제나라 말글은 헌신짝 보듯 하고 영어조기교육과 외국말 숭배풍조를 더 조장하고 사대근성을 부채질하는 거 같아 절망한다. 이제라도 사교육비를 줄일 근본 원인을 찾고 근본 해결책을 세우자. 이제라도 한국인으로 살기가 불안하지 않게 겨레 얼과 겨레말을 살리고 그 바탕에서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자. 그 길이 참된 친일청산이고, 강대국에 끌려 다니고 무시당하지 않는 길이다. 이기주의, 출세주의, 사대주의를 쓸어내고 교육이 바로 서고 자주문화가 꽃필 때 이웃나라도 우릴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알짜 대기업은 외국인들이 가지고 돈을 벌어가고, 서민들 돈까지 해외 유학비로 빠져나가니 한국 서민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교육비 16조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와 장관은 하루빨리 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해서 사교육비가 덜 들게 하고, 이 돈을 좀더 값있게 쓸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이러다가 80% 국민은 진짜 빈민층이 되어 중남미 국가나, 영어 잘하는 필리핀이나 인도 꼴이 될 거 같다. / 본지 고문 * 필자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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