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김대중 대통령이 영어 많이 섞어 써서 김정일이 못알아들어

한글빛 2005. 7. 20. 21:33


 지난해인가 조선일보에 났던 기사인데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났을 때 김대통령이 영어를 섞어서 말하는 바람에 김정일 위원장이 80%밖에 알아듯지 못했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남북 말글문제 현실입니다.

 

---------------------------------------------------------------------
 
"DJ 영어 너무 많이 사용, 김정일 80%만 알아들어"
김정일 訪러 수행한 풀리코프스키 책 펴내


“1982년부터 담배를 끊기 위해 노력했으며, 2년전 금연(禁煙)에 성공했다. 하루에 레드와인 반잔을 마신다.”(건강에 신경써야 한다며) “전 세계가 나를 비난 대상으로 삼는데 나와 한번 대화하면 달라질 것이다.”(해외 언론 보도에 불만을 나타내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7~8월 러시아 방문 당시 쏟아낸 말들이다. 김 위원장 방문 당시 블라디보스토크~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까지 23박24일 동안 전일정을 동행했던 러시아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54)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가 김 위원장과의 함께 했던 기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책으로 출간했다.

 

‘김정일과 함께 한 러시아 여행: 동방 특급열차’라는 제목이며, 총 200쪽 분량이다. 고로데츠 출판사측은 16일 “초판 1만부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출판사측은 “풀리코프스키 대표의 책에는 김 위원장의 재치와 유머가 담겨있으며, 김 위원장의 숨겨진 이면 세계가 부각됐다”고 말했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하루 평균 3~4시간씩 김 위원장과 다양한 대화를 나눴으며, 김 위원장과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한 덕분에 졸지에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지금까지 몇차례에 걸쳐 원고 내용을 공개하며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풀리코프스키 대표에게 “좁은 땅에서 2500만명 인민을 먹여 살리려면 계획경제가 필요하지만, 더 잘 살기 위해서는 경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해 그의 개혁 개방에 대한 의식을 엿보게 했다.

 

또 러시아와 남한이 관심을 보이는 시베리아횡단열차(TSR)·한반도종단열차(TKR)연결사업과 관련한 회의에서, 북한 철도 관리들이 러시아식 광궤철도에 반대하자 “표준궤는 일제가 깐 것인데 왜 그리 집착하느냐고 질책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책 내용을 대목별로 요약 발췌한 것이다.

건강관리 =김 위원장은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의사 권고로 매일 포도주를 마신다”고 했으며, 프랑스산 ‘보르도’를 가장 좋아했다. 김 위원장은 “50세까지 애주가(愛酒家)였지만 지금은 독한 술은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담배는 완전히 끊었다. 북한군 고위 장성들도 그를 따라 모두 담배를 끊었다고 그는 말했다.김 위원장은 미식가였다. 전속 요리사는 프랑스 유학을 다녀왔다고 들었으며, 무슨 요리든 척척 해냈다. 끼니마다 20가지 정도 요리가 나왔다.

 

특별열차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이 고(故) 김일성(金日成) 주석에게 선물한 것을 일본에서 개조한 것이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전량이 방탄열차는 아니었고, 김 위원장이 탄 객차 바닥만 방탄장치를 한 것이다.

 

언론에 대한 관심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중 줄곧 대부분 내외신 보도를 접했다. 하지만 그는 “언론은 항상 적을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서방 언론은 근거없는 얘기를 너무 쓴다”고 했다. 러시아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이 바이칼 호수 물에 손을 씻었다는 일부 언론의 터무니없는 보도를 접하고, 우리는 함께 웃기까지 했다. 또 김용순 당비서 해임설을 예로 들며, “김용순이 오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휴가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대통령에 관한 회고 =김 위원장은 재작년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건넸다. “김 대통령 말을 80%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겠더라”며, “남조선어에는 영어 단어가 너무 많이 섞여 있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김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감옥에서 청와대까지 간 생애를 영화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감방에서 자살하고 싶었지만 주위 사람을 생각해 참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 주었다.

 

군사 문제에 관심 =김 위원장은 군사 문제에 해박한 지식을 나타냈다. 러시아제 T-80전차를 보고 “너무 커서 한반도 지형에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 퍼레이드 장면을 함께 보면서 인민들에게 정기적으로 군 위용을 보여주고 인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찬양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중앙정부 권력강화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전쟁이나 유혈사태 없이 정치·경제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러시아 공산당이 왜 푸틴 정부를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으며, 배석한 북한 관리에게 “앞으로 그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러시아가 개방 직후 북한을 외면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이런 고민을 중국에 털어놓았더니, 중국은 ‘곧 러시아가 다시 돌아올 것이니 기다리라’고 충고하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외교관은 검은 것도 희다고 하고, 맛없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맛있다고 말할줄 알아야 하는데, 나는 늘 직설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외교관 자격이 없다”고 했다.

 

올브라이트 전(前) 미국 국무장관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평양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나자마자 심문하듯 매섭게 몰아붙였으나, 김 위원장의 진솔한 대응에 이내 마음이 풀어졌다고 들었다. 김 위원장은 “브로치로 마음을 나타내는 올브라이트 장관은 처음에는 미국 성조기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나왔지만, 곧 하트 모양 브로치로 바꿔 달고 나타나, 나에 대한 달라진 마음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鄭昺善특파원 bschung@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