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대한민국 문화재위원들에게 묻는다.

한글빛 2011. 12. 2. 09:16

[이대로의 우리말글 사랑] 대한민국 문화재위원들에게 다시 묻는다.

대한민국 문화재위원들과 문화재 전문가란 이들은 광화문을 다시 지으면서 1968년부터 40여 년 동안 광화문에 걸렸던 ‘광화문’이라고 우리 글자로 쓴 현판을 떼고 2010년 광복절에 중국 한자로 ‘門化光’이라고 써 달았다. 이들은 처음 광화문을 지을 때 한자 현판을 달았으니 한자로 다는 것이 문화재 복원과 보존 원칙이라면서 말이다. 그것도 처음 세종 때 쓴 한자 현판이 아니고 그 현판을 걸고 나라가 망한 고종 때 한자 현판이다. 그 원형을 모르니  일본제국 식민지 때 일본인이 찍은 사진을 일본 동경대학에 부탁해 구해다가 복사해 만든 모조품을 달고 원형복원이라고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얼빠진 이들이다.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짓밟고 이 나라를 짝퉁 나라로 만들었다.

일본 동경대에서 구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이 찍었다는 흐릿한 광화문 현판 사진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인 2005년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멀쩡하게 걸려있던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로 바꾸겠다고 해서 한글단체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 한글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 개인의 작품이라기보다 한글을 살리려는 국민과 한글단체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한글을 살리려는 정책에서 나온 그 시대 역사 유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글단체와 국민의 건의를 무시하고 문화재위원들 몇 사람이 한글현판을 떼고 한자로 바꿔서 달기로 결정한다.

2010년 광복절에 새로 만들어 단 뒤 세 달도 안 되어 금이 간 흉물스런 한자 현판

한글 현판을 떼려고 원형 복원이 원칙이라는 말을 내세웠지만 원형은 아무 근거가 없으니 글자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조그만 사진을 본떠서 확대해 짝퉁을 만들어 건 것이다. 마치 원형 복원한 것처럼 국민을 속인 것이다. 참으로 웃기는 전문가요 학자요 정부 관리들이다. 그런데 그 현판이 건 지 세 달도 안 되어 금이 가버렸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렸기에 하늘에 계신 조상이 노하고 국민의 원성이 한자 현판을 단 것은 잘못이라고 그렇게 나타난 것이다. 그런데 책임자들은 국민 앞에 사죄하지도 않고 부끄러워도 않고 있다.

합천 영화 촬영장에 있는 일제 때 경성역 모형 건물 사진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때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위 사진과 서울역이 처음처럼 보이려고 ‘京城驛’ 이란 한자 이름을 써 붙인 모형처럼 옛날 모습을 되찾겠다고 오늘날 지은 광화문에 일제 때 일본인이 찍은 사진을 보고 ‘門化光’이라는 한자 현판을 걸었다. 합천 영화 촬영장에 있는 일제 때 ‘경성역’ 모형처럼 모조품을 만든 것이다. 오히려 오늘날 지은 건축물에 오늘날 시대정신을 담아서 한글 현판을 걸었다면 오늘날 문화재 창조물이 되었을 것이나 짝퉁 공화국을 만들어 나라 망신을 시켰고 금이 가서 다시 만들게 되었으니 세금만 날렸다.

근래에 문광부는 옛 서울역 건물을 근대 건축 문화재로 보존(사적 284)하고 현대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엔 처음 지을 때 걸렸던 ‘京城驛’ 이라고 한자로 쓴 글씨가 없다. 그리고 요즘 수십 년 동안 걸렸던 ‘서울역’이란 한글도 없다. 문광부와 문화재청은 옛 서울역 건물을 근대 역사 유적(사적 284호)으로 지정하면서 자기들 입버릇처럼 원형복원 원칙에 따라서 ‘京城驛’ 이라는 한자 현판을 달았어야 할 것이다. 1925년 일제강점기 때 이 건물을 짓고 그 한자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것이 부끄러워서 그 한자 이름을 써 붙이지 않았는가? 왜 이 건물에 원형 복원 원칙에 따라  京城驛이란 이름을 써 달지 않았는가?

위 사진은 내가 며칠 전에 찍은 옛 서울역 건물 사진인데 건물 이름을 쓴 현판이 없다.

30여 년 동안 걸렸던 ‘海隣館(해린관)’이란 한자현판을 떼고 한글현판으로 바꾼 기념사진

위 사진은 서울 중구 필동에 있는 한국문화체험관인 ‘한국의 집’이다. 이집은 ‘海隣館(해린관)’이란 한자 현판을 달고 30여 년 동안 나라 안팎의 관광객이 한 해에 17만 명이나 찾았는데 외국인들이 중국과 혼돈해서 지난해 이 건물 관리자인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김홍렬)은 한자 현판을 떼고 '한국의집' 이란 한글현판으로 바꾸어 달았다. 이 나라는 한글나라이고 한글은 세계 으뜸글자인데 그 글자를 쓰지 않고 중국 한자로 문패를 달았으니 우리 국민은 그 뜻도 잘 몰라서 답답해할 것이며, 외국인은 중국으로 착각할 것이다. 한국 문화를 체험하려고 왔는데 중국문화 체험관으로 보이니 나라 체면이 서지 않는 것이다. 처음부터 우리 대한민국 글자인 한글로 문패를 달아야 했었으나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바꾸었다. 잘한 일이다. 문화재위원들은 문화재보호재단이 처음 걸렸던 한자 현판을 떼고 ‘한국의 집’이란 한글 현판으로 바꿔 단 것을 어찌 생각하는가? 바보짓이라고 보는가?

올해 국회는 외국인 맞이할 한옥을 지었다. 박계동 전 국회 사무총장은 처음에 ‘允中齋’ 라고 한자로 이름을 정했으나 한글단체가 우리 말글로 지으라고 건의하니까 현 권오을 사무총장은 한글로 ‘사랑재’라고 써 달았다.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을 살려서 쓰는 일은 오늘날 우리가 꼭 해야 할 시대 사명이다. 한글시대에 한글로 문패를 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시대 흐름이니 잘한 일이다. 문화재위원들은 국회가 한자 이름패를 걸지 않고 한글로 단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잘못이라고 보는가, 아니면 잘한 일이라고 보는가? 한국 대표 국가기관 집에 중국 한자로 문패를 달려는 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보는데 문화재청장과 문화재위원들은 어찌 생각하는가?


한글학회 김종택 회장이 국회 ‘사랑재’ 한글 현판을 보며 “참 잘했다. 한글이라 아름답고 멋있다.” 기뻐하고 있다. “한자였다면 외국인이 어찌 생각할까?”하면서 국회를 칭찬했다.

경복궁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 민족 자주문화를 부흥시킨 자랑스러운 곳이며, 광화문은 그 경복궁의 문이고 그 세종정신이 담긴 곳이다. 또 광화문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얼굴로서 수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고 우리 후손들이 찾을 곳이다. 1995년 서울시는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를 대한민국 국가상징 거리로 만들기로 하고 한국다운 모습을 꾸며 외국인과 온 국민에게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또 서울시는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관광중심지로 만드는 ‘한글마루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  두 사업의 출발점이고 중심인 광화문에 우리 글자인 한글로 문패를 다는 것이 어울리는가, 아니면 한자 현판을 다는 것이 어울린다고 보는가?

더욱이 대한민국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도 한글과 세종대왕은 우리의 최고 자랑이고 상징이라면서 온 세계에 내세우고 알리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문화재위원들은 이 나라 얼굴인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떼고 한자 현판을 달아서 그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글학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들 여러 한글단체는 지난 6년 동안 수십 여 차례 한글 현판을 달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그리고 투쟁백서도 내고, 많은 시민들이 한글현판 달기 서명운동과 1인 시위도 하고 있다. 그래도 모른 체 하고 있다.

문화재위원들은 이 나라가 중국의 속국과 다름없던 한자나라였으며 제 글자를 가지고도 천대한 못난 국민이라고 자랑하고 싶은가? 그게 아니라면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로 세계 으뜸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오늘날 시대정신을 담아 당장 한글로 바꾸라! 만약 국민이 이렇게 간절하게 말하는 데도 또 다시 한자로 달면 한글 창제와 반포를 반대한 최만리와 나라를 망친 이완용처럼 두고두고 후손들이 원망할 것이며, 최만리와 연산군처럼 한글과 세종정신을 짓밟은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것임을 밝힌다. 문화재위원들과 문화재청장은 끝까지 이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고 한자현판을 달 것인가? 어물거리지 말고 빨리 대답을 하라!


올 한글날에도 한글단체 대표들은 광화문 현판은 한글로 달아야 한다고 기자 회견을 했다.

아래 사진은 요즘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달라는 1인 시위를 매주 목요일마다 광화문 광장에서 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대표(사진 왼쪽)를 찾아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가 응원하러가서 함께 찍은 것이다.

 

아래 사진은 한글단체가 바라는 세종 때 훈민정음 글씨체 가운데 한 모형 사진이다. 한자보다 아름답고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