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다시 광화문 현판을 따진다.

한글빛 2013. 6. 4. 18:01

변영섭 문화재청장님께 드리는 청원서

 

 

겨레문화의 창달과 보존을 위하여 낮밤을 가리지 않고 애쓰시는 청장님께 깊은 신뢰와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드릴 말씀은 다시 광화문 현판 제작에 관한 일입니다. 그 사이 문화재청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광범위한 여론조사를 했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지금, 여기, 우리라는 조건에서 한글현판의 제작이 필연적 선택임을 분명히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 새로 지은 광화문은 경복궁 정문이지만 21세기 문화재이지 18세기 문화재의 모조품이 아닙니다. 더구나 여기는 세종대왕을 모신 세종로의 이마로, 수백만 중국과 일본의 관광객이 찾아와서 우리 문화를 처음 대면하는 한글마루지의 중심입니다. 오늘 우리는 분명 변방의 작은 약소국이 아니라 세계 한류문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퇴행적인 역사관에 함몰된 고루한 문화재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억지로 조작된 한자현판을 다는 것은 겨레의 자존을 정면으로 짓밟는 몰지각한 처사임이 분명합니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번 억지로 조작된 부끄러운 한자현판을 떼어내고 지난 40여 년간 걸려 있던 문화재인 한글현판을 되살려 달아 줄 것을 거듭 호소합니다.     

 

지금,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의 역사적 의미를 거듭 통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3. 6. 4.

 

한글학회 회장 김종택 드림

----------------------------------------

첨부파일 다시 문화재청장에게 묻는다..hwp

 

 

 

문화재청장 김 찬은 답하라

 

우리는 지난 2년간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현판을 억지로 조작된 한자현판을 떼어내고 지난 40여년 간 걸려 있던 한글현판으로 바꾸어 달아 줄 것을 절절히 호소하여 왔다. 그것이 역사의 당위이며 시대의 요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장 김 찬은 생각의 한계인지 의지가 부족해서인지 또 다른 피치못할 사정이 있어서인지 끝내 조작된 문화재인 한자현판을 걸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김 찬에게 묻는다.

 

1. 그 사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론조사를 하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그 때마다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압도적으로 한글현판을 선택하였다. 그런데 그것과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 까닭을 밝혀라.

2. 문화재청이 주최한 공청회(프레스센터)와 토론회(고궁박물관 강당)에 정작 주최자인 문화재청장은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다. 직무유기인가 처음부터 계획된 요식행위였기 때문인가.

3. 공청회, 토론회와는 무관하게 한자, 한문이 아니면 문화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문화재위원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 공청회, 토론회, 여론조사에 쓴 예산은 국고낭비가 아닌가.

 

이상의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지 못한다면 문화재청장 김 찬은 즉각 책임을 지고 그 직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2012. 12. 28.

 

한글학회 회장 김 종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