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997년 하이텔 통신 토론방에 쓴 글입니다.
제 목: 한글쟁이가 한자나라[중국] 다녀온 소감[1] 관련 자료: 없음 [601]
보낸이: 이대로 (idaero ) 1997-09-10 22:27 조회:20
저는 철저한 한글전용주의자이며 한글전용운동을 대학생 때부터 앞장서 온 사람입니다. 한마디로 한글에 미친 사람이고 한글전용에 반평생을 바친 사람입니다. 그러나 국어학을 전공했거나 한글학자도 아닙니다. 농업경제학 전공자입니다. 한국인이 한글을 쓰는 것은 실용 면에서나 명분으로나 나라와 겨레의 부흥발전을 위해서나 천번 만번 옳다고 생각해 스스로 한글만 쓰며 살았고 많은 시간과 정력을 바치며 한글사랑 운동까지 했습니다.
제가 올 7월에 모 여행사에서 알선한 단체 배낭여행으로 한자나라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제 여행목적은 그저 구경하고 놀기만 하려한 것이 아니고 한자나라 사람 들이 한자를 어떻게 잘 쓰고 있고 제가 한글 쓰자고 하는 것이 혹시 잘못은 아닌지, 가능하면 일반인 들 속에서 점검해보기 위해 식구나 친지들과 동행하지 않고 낯모르는 젊은이 들 속에 끼어 혼자 다녀왔습니다.
마침 어느 할일 없는 국문학과 교수와 얼빠진 기자들이 한자 한글 파문을 일으켜 이곳에서 한글한자논쟁이 일어났기에 그 여행소감 몇 가지를 적어봅니다.
[1] 한자를 쓰고 배우면 예의가 바르다는 소리는 헛소리다.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방송 신문기자 들 까지도 한자를 배우면 예의바르고 모범시민이 되는 것으로 주장합니다. 그리고 생각이 짧은 사람들은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하고 따릅니다. 그렇다면 한자만 쓰고 배우는 는 공, 맹자의 나라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예의가 바르고 점잖을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북경시내에 늙은이 젊은이 가릴 것 없이 남자들은 웃통 옷을 벗고 길가 아무데서나 뒹굴고 누워있었으며 여자 들은 속옷을 보란 듯이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있어서 우리들이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리보다 더 제멋대로 행동하고 무질서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사람 들이 불친절하고 거칠어보였습니다. 한자가 예의바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자가 더 무식하고 무례하게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가 아니라 태어나면서 부터 한자를 가르치고 배우는 그들의 태도로 보아 한자교육과 예의도덕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든 사람들보다 영어가 통하는 대학생 들은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했습니다. 젊은 대학생은 지하철역을 물으니 직접 표 사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갔습니다. 우리보다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한자를 아는 것이 예의와 더 무관하다는 것을 더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 때 함께 여행을 간 일행이 60여 명이었는데 40여 명이 초중고교 교사와 그 가족이었고 대부분 젊은이들이었습니다. 그 속에 10명이 단체로 온 노인 들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 중에 시골 면장 지낸 분도 있고 지적공사 소장을 지냈다면서 그들은 스스로 시골 유지라고 자랑하는 노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묻지도 않는데 스스로 일제 때 한자를 배워 한자를 잘 안다며 자랑하고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하면서 무례한 행동으로 말썽을 많이 일으켰습니다.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고, 술이 취해 떠들고, 버스를 탈 때도 좋은 자리에만 앉겠다고 떼쓰고, 어른 대접 않는다고 아무사람에게나 호통 치는 바람에 여행분위기를 망치고 젊은이들로부터 무식하다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몽고에 갔을 때는 식당에 다른 사람보다 늦게 와서 자신들에게 먼저 밥을 주지 않는다고 몽고조선족 안내자에게 “너는 에미 애비도 없느냐! 왜 우리부터 밥을 주지 않느냐!”며 큰소리치다가 그 조선족 비위를 건드려 “조선사람 예의가 그런 것이냐! 도착한 차례대로 밥이 나오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여행예절도 모르느냐!”며 대들어서 그 젊은 안내인과 이놈저놈 욕하고 싸우다가 오히려 더 밥을 늦게 받아먹고 여러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한자를 하나도 모르는 어린이와 젊은이 들은 남에게 피해 줄 행등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자를 잘 안다는 분들이 막무가내 떼쓰는 꼴이 한자예절은 떼쓰기 예절, 고집불통 예절인가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사람 들이 한자를 어려서부터 쓰고 배워야 똑똑하고 예의바른 사람이 된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더 무식하게 만들뿐입니다. 한자를 모르면 예의 없는 사람들이 된다는 주장은 잘못이며 아는 지식이 그것뿐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무식한 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절을 배우고 쓰기 힘든 한자로 가르치는 것보다 한글로 가르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한자예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글예절은 더 아름답고 현실에 어울리고 깨끗하다는 것을 모르는 그들이 안타깝습니다. 오히려 서양 영어 예절이 한자예절보다 국제 사회에 어울린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답답합니다.
* 글이 길어지니 이만 줄이고 내일 다시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제 목: 한자나라[중국] 다녀 온 소감[2] 관련자료:없음 [602]
보낸이:이대로 (idaero ) 1997-09-11 22:20 조회:23
어제 한자나라 중국인 들이 우리보다 더 예의바르지 않은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날씨가 덥기는 했지만 남자 들이 웃통을 벗고 있는 것을 보고 동행한 어느 여선생은 "흰 돼지 같다"고 말했습니다. 주위 환경은 지저분하고 그 속에 살찐 사람들이 옷을 벗고 뒹굴고 있는 것이 돼지우리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2] 한자가 중국인 들을 무식하게 만들고 무례하게 만든다.
그런 중국인들의 태도는 성격과 국민성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배우고 똑똑해 보이는 사람은 의관을 잘 갖춰 입고 있었으며 친절했습니다. 그러나 옷맵시가 허름하고 무표정한 사람들은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었고 눈만 껌벅껌벅 거렸습니다. 중국에 가면 한자를 통한 필담으로 대화가 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데 그것도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들에겐 통하지 않는 말입니다. 이유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쓰는 한자는 우리의 한자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빵차]라는 봉고차보다 작은 우리나라 다마스처럼 생긴 차를 주로 탔는데 그 운전사도 지도를 보여주며 가는 곳을 알려줘도 모른다고 말해 여러 번 차를 탔다 내린 일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글자를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자가 어려워 국민의 50%가 문맹이고 중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도 신문을 제대로 못 읽는 사람이 있고 대학생도 모르는 글자가 있어 쩔쩔맬 때가 있답니다. 대학생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학교수도 모르는 글자가 있답니다. 우리 같으면 국민학생도 우리말로 쓴 한글 책이나 신문을 마음대로 읽는 데 중국의 교수는 자기나라 글자로 쓴 한자 책을 못 읽을 때도 있답니다.
그들도 옛 책이 오늘날 간체자와 달라서 골치아파한다고 합니다. 중국엔 한자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보였습니다. 30년 전 내가 대학생 때 교양과목으로 중국어를 배울 때 주음부호로 배웠는데 지금은 병음이라는 로마자를 발음기호로 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중국학생 들은 제 나라 글자인 한자보다 로마자를 먼저 배워야 한답니다. 책방을 들려보고 싶었으나 책방이 보이지 않아 그들 배움 책을 보지 못 했는데 내몽고에 갔을 때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앞 길가에서 헌책을 팔고 있어서 살펴보니 어린이용 그림책의 동물그림 밑에 한자로 그 이름이 쓰여 있고 그 아래 영어로 발음이 쓰여 있었습니다.
여기 토론장에서 어떤 이는 중국에서 셈틀로 한자쓰기가 편리하다고 하던데 그들은 로마자를 통해 한자를 사용해야 할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병음이란 로마자 발음기호를 써서 제 한자를 찾아서 쓰는 식이었습니다. 신문기자나 특수한 전문가는 오필체 방식이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빠르게 글을 쓰지만 일반 보통 사람들은 그 방식을 익히기 힘들다고 합니다.
한자가 국민을 무식하게 만들고 무례하고 불친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물건을 사면서도 느꼈습니다. 가게에서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 한꺼번에 계산을 하려고 큰돈을 내니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물건을 하나하나 구분해 따로 따로 잔돈으로 계산을 하더군요. 알아보니 더하고 빼는 것을 잘 못해서였습니다.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은 계산인데도 말입니다.
몇 년 전 대만을 가보니 그들은 간체자를 쓰지 않고 우리와 같은 한자를 쓰고 있었는데 중국은 온통 우리와 다른 간체자였습니다. 같은 중국인이라도 세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쓰는 말씨가 다르고 글자까지 다른 나라 중국, 글자가 배우고 쓰기 힘들어 문맹률이 높은 중국은 우리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불행한 국민들이란 느낌이 들고 우리는 한글이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은 참으로 큰 나라였고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도 부럽지 않았고 그들이 겁나지 않았습니다. 한글이란 훌륭한 문화무기가 나에게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처럼 대학을 다녀도 책을 제대로 못 읽게 하려고 한글을 못 쓰게 하려는 얼빠진 한국교수와 언론인, 정치인 들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중국인들도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쓰느라고 애먹는 한자를 억지로 우리 학생과 국민에게 쓰게 해서 중국인처럼 무식하고 가난하게 만들려는 심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제 대학교재와 신문도 우리말, 한글로 쓰면 될 것을 또 한자는 필요한 사람이 필요할 때만 쓰게 하는 말글살이가 더 좋은데 온 국민이 한자 배우고 쓰게 만들어 시간과 힘을 낭비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자 배우고 쓰는 데 낭비하는 시간과 힘을 과학이나 기술교육, 건강이나 인격수양에 쓰면 우리 국민수준이 더 높아지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될 터인데 온 국민을 한자의 노예로 만들려는 사람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글로 써도 될 책을 한자로 쓰고 그 책을 읽게 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고 떠들고 국력을 낭비하게 만드니 가슴 아픕니다. 우리가 가야할 쪽이 어디고 무엇이 지금 더 소중하고 빛내야 하는 것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한자를 버리자든가 배우지 말자는 것은 아닙니다. 한자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내일 다시 이어서 쓰겠습니다.
제 목: 한자나라[중국] 다녀 온 소감 [3] 관련자료:없음 [603]
보낸이: 이대로 (idaero ) 1997-09-13 23:21 조회:18
어제 한자가 십이억 중국인 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고 그 고통 속에 칠천만 배달겨레를 집어넣지 못해 안달인 얼빠진 한국의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썼습니다. 오늘도 한자가 무슨 요술방망이로 알고 있는 한국의 대학 교수 들과 그들의 말에 덩달아 놀아나는 생각이 짧은 젊은이 들을 위해 경험담을 적어봅니다.
[3] 한자 잘 아는 노인보다 한자 모르는 젊은이가 중국여행을 잘한다.
중국에 도착하자 한 노인이 "한자는 국민학교 때부터 배워야 돼!"라고 반갑게 말하면서 자신은 일제 때에 한자를 배워서 중국 거리 간판 들을 다 읽을 수 있다고 말하니 어느 젊은 여교사도 맞장구치는 것을 보고 답답하고 속이 뒤틀렸습니다. 사실은 일제 때 배우고 쓰는 한자나 지금 우리가 쓰는 한자로는 중 북경의 간판을 다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한자도 있었지만 많은 글자가 간체자라는 변형된 한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경에 도착하여 하루 밤을 자고 자유스럽게 여행을 하라니 한자를 잘 안다는 노인 들은 자기들끼리는 한 발작도 못 움직이고 중국인에게 말 한마디도 못 하는데 한자를 잘 모르는 젊은이 들은 북경시내를 마음대로 휘졌고 다녔습니다.
20대의 한 중학교 여교사는 한자는 잘 모르지만 여행오기 전 몇 달 동안 학원에서 중국어 공부를 하고 중국역사를 공부하는 등 여행준비를 철저히 하고 왔기 때문에 간단한 인사말이 트이니까 중국인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바로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지도 하나만 가지고 버스, 지하철, 전차, 택시를 자유롭게 갈아타며 싼값으로 즐겁게 관광하였습니다.
그런데 한자를 잘 안다는 노인 들은 중국인들과 말 한마디 못하고 10명이 40인승 버스를 대절하고 조선족 안내자를 구해 비싼 값을 지불하고서도 제대로 구경을 못하고 중국은 지저분하고 불친절하다느니 불평만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잘 안다는 한자 지식도 간체자를 많이 쓰는 중국 현지에선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옛날 한자에 머리가 굳어 새로운 중국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중국인 들이 이상한 한자 쓴다고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여행 첫 날 저와 한 호텔방을 쓴 대학생 하군이 무엇을 사려는지 가게에 들어갔다 그냥 나오더니 저보고 우유를 하나 사달라며 저를 가게로 끌고 갔습니다. 그는 냉장고 안에 우유가 보이는 데도 말이 나오지 않아 못 사고 저를 불렀습니다. ‘우유’라는 중국어를 모르겠고 ‘밀크’라는 말만 생각나 “밀크! 밀크!”라고 말해도 가게 주인은 눈만 껌벅 거리며 쳐다보니 멋쩍어 하면서 그냥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우유를 가리키며 중국어로 “뚜오 샤오 치엔? 多少钱? (저거 얼마냐?)”“고 묻고 돈을 내면서 하나 달라고 손가락으로 시늉하니 주었습니다. 그것은 본 하군은 간단한 것 가지고 겁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내가 말한 중국어는 여행안내장에 있던 기본 언어이고 30년 전 대학생 때 중국어 강의를 몇 시간 들었기에 쉬운 말이었습니다. 중국어 발음을 한글로 적고 읽어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하군에게 한국인인 우리가 중국어를 잘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니 겁내지 말고 여행사에서 준 안내장에 있는 말을 익혀 써보라고 말하고 함께 가게를 들러 물건을 사게 했습니다. 여행안내 책에 깎아달라는 말도 있어서 그 말을 써보게도 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 며칠은 나와 함께 다니려하던 그가 틈만 나면 혼자 다니려 하고 밤에 저보곤 자라고 하고 밤늦도록 거리를 구경하다 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몽고에 가선 원주민 처녀와 춤도 추고 그곳 청년들과 사겨 몽고씨름도 하고 기념품도 주고받고 놀면서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와서 중국을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한자를 잘 안다는 노인들은 다른 사람들은 10여 일에 10만원도 안 쓰고도(물가가 너무 싸서 돈이 들지 않음) 일류 요릿집도 들르고 경극도 구경하고 고궁을 비롯해 시내 뒷골목까지도 구경했는데 100만원을 썼다고 자랑하면서도 이름난 고궁 몇 군데 밖에 못가고 술만 마시고 싸구려 물건을 비싸게 선물한다고 사가지고 무겁게 들고 다녔습니다. 어려서 부터 수십 년 배우고 쓴 한자실력보다 현장에서 필요할 때 잠깐 배우고 익힌 중국어와 여행상식이 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우리가 배우고 써야 한다는 한자가 일본어를 배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실제 중국이나 일본을 여행하고 그들과 교류하는 데는 잠깐 배우는 중국어나 일본어보다도 유익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공용어는 우리말로 하고 공용글자 또한 우리글 한글로만 하면서 외국어는 영어나 한자만 매달리지 말고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해 불어, 독어, 러시아어들도 맛을 보게 하면 필요할 때 큰 효과를 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노인 들이 한자는 알아서 뜻은 머릿속에 맴돌지만 중국어 어순도 모르고 중국어의 사성 같은 특징을 모르는 데다 머리도 굳어 체면을 중요시하다보니 중국 현지어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현지 여행도 즐기지 못하고 헛수고만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개인 뿐 아니라 국가 사이에도 경쟁이 심합니다. 이런 치열한 경쟁시대에 시간과 돈, 힘을 낭비하지 말고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아서 잘 배우고 잘 써먹어야겠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에 매달리는 것도 낭비인 데 초등학교 교과서에 고통스런 글자, 철지난 글자, 한자를 섞겠다는 말은 철없는 짓입니다. 세계 최강국이 되려고 꿈틀거리는 중국과 야심찬 일본과 경쟁하고 살아야 하는 우리가 그들의 말글이나 배우고 옛글자나 쓰다가 세월 보낼 수 없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앞날을 밝게 하고 우리의 체면을 살리고 위신을 높이고, 우리의 삶을 푸짐하고 빛나게 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교육도 정치도 경제도 거품과 낭비가 심합니다. 이제 제발 학술용어는 중국 인본이 쓰는 한자 아니면 안 된다느니 영어가 국제어이니, 영어가 경쟁력이니 하는 얼빠진 소리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 내일 다시 이어서 쓰겠습니다.
제 목: 한자나라[중국] 다녀 온 소감 [4] 관련자료:없음 [604]
보낸이: 이대로 (idaero ) 1997-09-14 23:04 조회:21
어제는 중국여행과 중국인과의 교류에 우리가 쓰는 한자보다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좋다는 말을 했습니다. 한자혼용하자는 사람 들이 중국과의 교류를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가르치고 교과서에 섞어 쓰게 하자고 하고 생각이 짧은 사람 들이 그 말이 옳은 것으로 알고 동조하는 데, 이것은 애들을 죽이고 나라 말아먹을 짓으로서 큰 착각입니다. 그보다 우리가 한글을 갈고 닦고 한글만으로 글살이를 잘 하고 중국인들에게 한글을 빌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중국인들에게 한글을 빌려주자.
저는 평소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몽골인 들과 우리는 피가 많이 섞였다고 생각했고 머지않아 이 나라들은 유럽통합과 같은 정치 경제 문화 통합 얘기가 나오고 한 정치, 경제, 문화 공동체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중국, 몽골 여행을 하고서 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졌고 한자로 고통 받는 저들에게 한글을 빌려주어 쓰게 하고 훗날 통합 공동체가 될 때 공용문자는 한글이 되게 만들어야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인 속에 우리가 섞여있을 때 구분 되지 않았습니다. 몽골에 가니 더욱 그랬습니다. 길가와 들과 산에 있는 풀을 살펴보니 쑥, 질경이 들 우리고향에서 보든 풀들이 그곳에도 있는 것을 보니 더욱 정감이 들었습니다.
비록 말이 다르고 중국과는 어순이 다르지만 우리말에는 중국말에서 온 한자말이 많습니다. 그리고 몽고와 일본과는 어순이 같습니다. 특히 몽골말은 우리말투와 너무 같답니다. 우리말
엔 몽고말, 일본말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통신, 교통이 더 발달되면 그들과는 더욱 가깝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한자를 수 천 년 간 잘 빌려 썼으니 이제 저들에게 빌려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수 천 년 간 쓰던 한자를 쓰지 않고 한글로만 글자살이를 하고 있듯이 저들도 한자를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을 포함한 동양이 계속 한자를 고집하면 로마자를 쓰는 서양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진작 우리가 한글만으로 글자살이를 하고 한글을 잘 이용해 새 문화문명을 창조했더라면 지금처럼 미국이나 유럽에 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 젊은 한국인 들은 한글이 한자에 비교할 수 없이 우수한 글자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머리가 둔한 사람들은 한자 아니면 학문도 발전할 수 없고 의사소통도 안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글만으로 얼마든지 무엇이든지 통할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동양인들이 함께 쓰면 한글은 모든 동양인들의 글자가 됩니다.
몇 년 전 14대 국회의원 원광호님이 북경에서 한국어 학술대회가 있을 때 남북한,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온 학자 들 앞에서 “한글 24자를 가지고 111720자를 만드는 데 나는 그 글자를 지금 모두 외울 수 있고 순서대로 쓸 수 있다.”면서 “가다라라마바사... 궤눼뒈뤠...” 들을 줄줄이 외우니까 감탄하면서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더랍니다.
그래서 자신은 학자도 아니고 똑똑한 사람도 아닌데 한글이 만들어진 과학 원리만 알고 따르면 누구나 외우고 쓸 수 있는 글자라면서 그곳에 참석한 중국이나 일본학자 들도 자기나라 글자를 모두 외우고 쓸 수 있는 분 있으면 손을 들어 보라니 아무도 나서지 못하더랍니다. 아무리 똑똑한 중국인 교수도 수 만자나 되는 한자를 한자리에서 쓰고 외울 수 있는 사람이 없답니다. 그러니 한글을 그 자리에서 외우고 쓰는 사람을 보고 모두 한글의 우수함에 감동했답니다. 요즘 쓰지 않는 훈민정음 4자를 살려 쓰고 한글을 더욱 갈고 닦으면 특별한 중국발음도 적을 수 있을 것입니다. 훌륭한 한글을 즐겨 쓸 때 모자란 점도 발견할 수 있고 개선하면 더욱 훌륭한 글자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쓰지 않고 개선하려하지도 않고 그 우수한 글자를 그 주인인 우리나라 지도자 들이 천대만 하고 남의 나라 글자, 오늘날 우리 말글살이에 맞지 않는 글자인 한자를 끌어안고 시간 보내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이젠 영어에만 눈을 돌리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제라도 주저하지 말고 무두 한글을 즐겨 써야 합니다. 한글이 빛나야 우리나라도 빛납니다.
제가 한글운동을 시작한 동기는 한글만으로 글자살이가 가능하며 한글을 이용할 때 우리나라가 빨리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어려운 한자를 끌어안고 있을 때, 잠자고 있는 지금이 수 천 년 중국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다는 좋은 기회라고 확신이 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글을 살리고 잘 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양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이고 인류문화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한국인 들이 한글을 우습게보고 있어 그 얼빠진 잘못을 바로잡자고 수십 년을 발 벗고 뛰었습니다. 이제 많이 이해하고 좋아졌지만 아직도 한국어문회니 한자교육추진회니 하는 한글 반대 모임까지 만들어 한글쓰기를 막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중국인 들이 한글을 쓰고 싶어도 주인인 한국도 잘 쓰지 않고 있는데 자신들이 쓴다는 것이 꺼림칙하고, 옛날 자신들의 속국이 만들고 쓴 글자를 쓰기가 부끄럽다는 고리타분한 자존심 때문입니다.
중국인을 포함해 한국인 들이 불친절하고 체면만 따지는 것은 현시대에 맞지 않는 한자예절 때문입니다. 로마자예절은 실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그들 문화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합니다. 이제 과학과 실용에 바탕을 둔 한글예절로 찬란한 한글문화, 동양문화를 만들어봅시다. 그래서 세계 문화발전에도 이바지 합시다. 이것은 시대 사명이고 역사 흐름입니다. 한자 교육이 인성교육이나 하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 합시다.
우리와 피가 통한 동양인 들을 한자수렁에서 건저내기 위해 우리부터 한글세상을 만들어야 겠습니다. 서양 문화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영문을 쓰는 로마자보다 훌륭한 한글을 잘 살리고 이용해야 합니다. 진짜 자주독립국이 되기 위해서 우리말글 독립을 해야겠습니다. 한글이라는 문화무기로 21세기 문화경쟁시대엔 승리자가 됩시다. 우리가 동양통합 공동체를 이룰 때 주도하는 민족이 됩시다. 언제까지 패배의식과 사대사상에 사로잡혀 힘센 나라에 끌려 다니고 속국으로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
* 내일 다시 이어 쓰겠습니다.
제 목: 한자나라[중국] 다녀온 소감[5] 관련자료:없음 [606]
보낸이: 이대로 (idaero ) 1997-09-20 22:35 조회:13
어제는 시대에 맞지 않는 글자, 한자를 쓰느라고 애먹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한글이란 새 글자를 빌려주어 그 고통을 덜게 하고 새로운 동양문화를 창조해 서양보다 잘살아 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자 글살이로는 로마자 문화를 앞지를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로마자보다도 더 훌륭한 문자인 한글 문자생활만이 서양문화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봅니다.
[5] 왜 스스로 한자의 수렁에 빠지려 할까?
저는 이번 중국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들의 한자에 대한 반응을 유심히 봤습니다. 중국에 가서 중국인과 중국 땅을 구경한 것이 아니라 한국인 들을 구경하고 한국 땅을 생각했습니다. 한자나라 중국에 자신들이 모르는 한자가 많은 것을 보고 한자를 모르는 많은 한국인 들은 한자공부를 초등학교 때부터 해야겠다고 말하고 한자를 섞어 써야겠다고 생각하더군요. 그것도 대부분이 학교 교사들인데 말입니다. 마치 한 번의 중국 여행을 위해 모든 교육이 존재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영어만 쓰는 미국을 가본 사람이 영어를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실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생각이었습니다.
어쩌면 이들이 독일에 갔다 오면 또 초등학교 때부터 독일어를 가르쳐야 하고 우리말에 독일어를 섞어 쓰자고 말할 것입니다. 교사 들이 이렇게 단순하니 일반인들이야 어떻겠습니까.
단 한 번, 그리고 며칠의 편리한 여행을 위해 수십 년 간의 불편과 다른 희생을 생각하지 않는 단순하고 성질 급한 민족성과 새로운 개혁과 개척에 둔한 국민성이 엿보였습니다. 바로 이 단순함이 한글이란 귀중품을 못 알아보게 하고 한자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자를 좀 알고 생각이 깊은 사람들은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한자가 고리타분한 옛 한자이며 이 한자가 중국과의 교류에 평소 생각한 것만큼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중국인 들이 한자의 어려움에 고생하고 있고 그 어려움을 덜려고 있는 글자를 뜯어고치고 다시 만드는 등 고생하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600년 전에 그 어려움을 알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훌륭한 글자를 만들어주셔서 지금 편리하게 잘 쓰고 있음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이 훌륭한 한글을 만들어 주신 세종대왕과 오늘날 이렇게 마음대로 쓸 수 있고 갈고 닦아주신 선열들을 고맙고 존경스러워했습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끝까지 읽은 분들은 지금쯤 한자를 고집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과 시대 사명을 거스르는 것이고 반개혁이란 것을 깨달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한글과 한자 싸움은 그만하고 한글을 어떻게 잘 써 먹을지 함께 고민하고 애쓰길 바라고 빕니다.
제 목: 한자나 [중국] 다녀 온 마지막 이야기 [6] 관련자료:없음 [607]
보낸이: 이대로 (idaero ) 1997-09-20 22:38 조회:20
어제는 고통의 글자, 한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사람들의 이상한 심보를 살펴봤습니다. 마치 한자가 모슨 요술방망이로 알고 있는, 한자에 홀린 사람처럼 한자타령이나 하는 사람 들을 보면 안타깝지만 이해는 갑니다. 왜냐면 수 천 년 동안 한자에 길들었으니 그 한자를 하루아침에 버리기가 쉽겠습니까. 그러니 그 수렁을 떠나면 죽는 줄 알고 갖은 짓을 다하며 매달리고 스스로 그 수렁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라도 빨리 그 들을 한자로부터 해방시켜야겠습니다. 그것이 모두 잘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6] 몽고 초원에서 생각난 [공병우 박사와 남광우 교수] 두 분
해발 1500mm 몽고 초원의 밤하늘은 별 들이 가득했습니다. 온통 하늘이 은하수 같고 별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두 팔 벌려 쓸어안으면 한 아름 잡힐 것처럼 별들이 많았습니다. 참으로 난생 처음 보는 눈부신 밤하늘이었습니다. 그 별 들을 머리에 이고 모든 시름 잊고 양고기에 고량주를 마시며 몽골인 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다 [겔=파오]라는 천막집에 들어가 일행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함께 간 윤선생의 어머니께서 지난해 돌아간 당신의 남편이 생각난다고 말씀하시면서 공병우 박사라는 분을 본받아 남편의 시신을 의대생들의 실습용으로 기증했으며 당신도 죽으면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취한 술이 깨는 것 같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제가 10여 년 동안 공병우 박사님을 모시고 한글운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몽골 초원에서 낯모르는 분이 공병우 스승님 말씀을 하니 반갑고 놀랐습니다.
저는 그 할머니께 어려운 결심을 하셨고 잘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제가 바로 그 공박사님과 깊은 인연이 있고, 그 분이 돌아가신 사실을 언론사에 알려 여러분이 알게 한 사람이라고 말을 하니 반가워했습니다. 그분들과 밤늦도록 나누다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지 안했습니다. 저는 혼자 밖으로 나와 하늘 가득한 별 들을 보며 하늘나라에 계신 공 박사님을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저 많은 별 들 가운데 공 박사님의 별이 있는 것 같고 공 박사님이 이야기하자고 손짓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 박사님이 갑자기 보고 싶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공 박사님이 하늘이 가장 가까운 이 몽골초원에서 저와 대화하려고 저를 이끄신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당신이 죽으면 세상에 알리지도 말고 시끄럽게 하지 말라는 유언을 어기고 세상 사람에게 알린 제 잘못을 사죄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생전에 님께 약속한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씀도 드렸고, 한글을 짓밟으려고 모임까지 만들어 날뛰는 자들 때문에 힘들다는 말씀도 드렸고, 살아계실 때처럼 제게 힘을 달라는 부탁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때 불쑥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사람, 바로 한국어문교육회 회장 남광우 교수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2 년 전인가 주간지에 남광우 님이 중국에 다녀온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 글에 의하면 그 분의 조상이 중국인이었답니다. 조선시대?인가 그 분 조상이 중국의 사신인지 무역상인지로 일본을 가다가 우리 남해바다에서 풍랑을 만나 물에 빠져 죽게 된 것을 우리나라 사람이 구해서 경상도 어느 고을에 살게 하고 벼슬도 주었다고 하더군요. 경상도엔 조선시대 왜구로 침입했다가 포로가 된 왜인 들을 정착해 살게 한 마을도 있답니다. 남광우 님은 중국 한족(漢族)의 자손인데 2년 전 그 분이 중국에 가서 그 분 조상 묘를 참배했으며 그 때 그곳 친족을 비롯해 현감까지 나와 큰 잔치로 그 분을 환영했다고 합니다.
그 잡지엔 남광우 님이 한글과 우리말을 우리보다도 더 잘 지키며 쓰고 있는 연변에 가서 연변 동포들에게 한자 혼용하라고 했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그 때 중국인들은 자기들 한족동포가 조선에 가서 자기나라 글자 한자를 지키고 빛내기 위해 많이 애쓰고 한국 말글정책을 떡 주무르듯이 하는 것이 고마워 환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남 교수는 조선의 유명한 학자로 날리고 있다고 자랑하면서 중국 친족들에게 목숨을 걸고 한자를 수호하겠다고 맹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 남광우 님은 그 중국에 많은 선물을 주고 잔치도 열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공병우박사와 남광우 교수는 똑같이 일제시대 일본교육을 받은 분들인데 어쩌면 생각이 정반대일까 답답했습니다. 한 분은 한글이 우리나라와 겨레를 살리고 빛낼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 몸과 재산까지 바쳐 그 복음을 전하려고 애썼지만 그 국민들과 국가로부터 푸대접만 받다 쓸쓸하게 돌아가셨고 한 분은 한글이 우리나라와 겨레를 망친다고 외치며 재벌과 외세와 권력의 도움을 받으며 떵떵거리며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공병우 박사는 일본 강점기 때 일제교육과 일본어교육을 받아 우리말, 한글을 잘 몰랐던 분이었는데 해방 후 의과 대학 학생들에게 가르칠 우리말글 안과 교과서를 우리말글로 만들다가 좀 더 쉬운 우리말글 교과서를 만들고 교육을 잘 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한글학회 회원을 가정교사로 모셔다 공부하고 한글타자기까지 개발해 보급하셨으며 한글의 훌륭함과 중요함을 뒤늦게 깨닫고 돈 잘 버는 의사 일과 가정까지 제처 놓고 돌아가실 때까지 한글사랑운동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남광우 님은 해방 후 일본제국 경성제대 출신 이희승의 가르침을 받고 이희승과 일본식 한자혼용만이 올바른 국어생활이며 한글전용으로는 글도 쓸 수 없고 교육도 되지 않는다면서 한글쓰기 방해운동 모임까지 만들어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와 많은 교수들이 일제 식민지 교육 때 길든 한자혼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학자, 교수, 언론인, 정치인으로 이 나라 지배자들입니다. 이들은 한글로 쓴 신문이나 교과서는 읽기도 힘들고 이해도 가지 않는다면서 남광우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그들이 가르치는 많은 젊은이들까지 따르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저는 공병우 박사 같이 우리말과 한글을 살려 쓰자는 사람 들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번 공 박사님과 함께 ,한 한글사랑운동의 길을 계속 힘차게 가겠다고 하늘 가득한 별들을 보면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이른 새벽 동이 트기 전에 일어나 오보 돌무덤을 찾아 세 바퀴를 돌고 한글나라를 만들 힘을 달라고 빌고 빌었습니다. 꼭 한글을 빛내겠다고 빌고 다짐했습니다.
그때 동트는 동쪽하늘과 초원이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 아래 글을 써봤습니다.
몽고 초원의 새벽
검은 동쪽하늘이 밝아온다.
앞을 봐도 옆을 봐도
끝없는 풀밭과 하늘 뿐
그리고 외로운 나그네가
오보 서낭당의 깃발을
바라보며 빈다.
멀리서 꼬꼬댁! 잠을 깬 닭이 울고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에
흰두루미가 동이 트는 빛을 받아
더욱 희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쪽으로 날고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백조를
시샘하는지 검은 까마귀들이
깍! 깍! 짖어대며
귀찮게 백조를 맴돌며
뒤쫓고 있다.
그런데 백조는 한글 같고
까마귀는 한자 같이 보이고
백조는 공 박사 같고
그 백조를 쫓는 까마귀는
그 공 박사를 헐뜯는
한자 섬김이들로 보인단 말인가!
마을에 새벽잠을 깬 말이
푸르륵 끼깅낑! 운다.
그 소리가 날보고 힘차게
한글사랑 길을 달리라는
신호로 들리고
외로워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말로 들린다.
* 이제 중국 갔다 온 이야기 마칠까 합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 준 분 들에게
고마운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제발 한국 사람이라면 한글을 헐뜯지 말기를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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