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의장석 ‘議長’이란 한자 명패가 ‘의장’이라고 한글로 바뀐 데 이어, 국회의원들 보람(배지)과 국회 깃발에 쓰인 한자 ‘國’ 자가 ‘국회’라고 바뀌었고, 올 1월 27일에 국회 본회의장 상징 표지가 한자 ‘國’에서 한글로 ‘국회’라고 바뀌었다. 나는 지난 41년 동안 이 모습을 보려고 앞장서서 애썼기에 기쁘고 반가우며,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지난 41년 동안 함께 애쓴 분들과 국회의원들이 고맙다. 이제 우리 민주, 자주, 홍익인간 정신이 담긴 한글 창제 정신이 빛나는 국회가 되어 국민을 기쁘게 해주고 나라와 겨레를 빛내주길 바라고 빈다.
▲ 2014년 1월 26일 국회 사무처에서 낸 사진 자료 © 국회 | |
나는 48년 전인 1967년에 동국대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서울대, 연대, 고대 국어운동대학생회와 함께 정부에 한글 전용법을 지키고 한글을 빛내라고 건의하고 한글사랑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1968년에 전국국어운동대학생연합회를 만들고 더 힘차게 활동을 하니 언론이 우리 활동을 보도해주었고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의 주장을 듣고 1970년부터 한글전용 전책을 강력하게 실천하겠다는 발표를 했고, 국회 상징 보람과 국회의원 배지, 국회의원 이름패가 한글로 바뀌었는데 1973년에 김종필 총리, 민관식 문교장관이 앞장을 서고 서울대 이희승 교수가 이끄는 어문회란 일본식 한자혼용 단체가 나서서 한글전용 정책을 반대하니 국회 상징 보람도 한자로 다시 되돌아가서 지금까지 왔다.
1973년 나는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으로서 국회의장에게 다시 한자로 바꾼 것은 잘못이라며 국회의원 이름패와 상징 보람을 한글로 바꾸라는 진정서를 내면서부터 지금까지 한글단체와 국회의원들을 모시고 끈질기게 한글로 되돌리기 운동을 했다.
▲ 1973년에 내가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장으로 국회에 낸 진정서 검토 결과 답변서 ©리대로 | |
14대 국회 때부터는 건의서만 내는 것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한글단체가 모든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만들어 가지고 원광호 의원을 통해서 국회에 전달하려했으나 박준규 국회의장은 받아주지 않았다. 15대 국회에서 김근태 의원이 한글 이름패를 쓰려고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16대 국회에서 김근태의원이 통합신당 대표일 때 한글날에 모든 소속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만들어 가지고 박관용 의장을 만나 바꿔달라고 하면서 17대 국회 때엔 한글로 바꾸길 바라는 의원들은 모두 한글 이름패를 쓰게 했다. 그 결과 지금은 16명만 빼고 모두 한글 이름패다.
그리고 18대 국회에 들어서서 박병석의원과 여러 의원이 국회 배지와 상징 보람 글자를 한자에서 한글로 바꿔달라는 국회운영 규정안을 냈으나 통과되지 않아서 19대 국회에 또 그 규정안을 냈고, 한글단체 대표들이 노회찬 의원 소개로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 한글로 바꿔줄 것을 건의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리고 2013년 한글날에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한글단체 대표들을 만나 그 개정안을 꼭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힘써서 드디어 한글로 바뀌게 된 것이다. 지난 41년 동안 여기 소개한 일만이 아니고 14대 국회 때에 안호상 박사와 여러분들이 이만섭 의장을 만나 국회 공고문을 한글로 쓰게 하는 등 많은 분들이 애썼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41년 동안 돌이켜보면 어째서 우리 국회가 우리 글자인 한글을 그렇게 싫어했을까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일본 식민지 때 길든 일본식 한자혼용자들 때문이었다. 14대 국회 때에 내 자동차로 초대 문교장관인 한글문화단체모두 안호상 박사님을 모임을 모시고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글로 만들어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려고 갈 때 못 가지고 들어오게 하려고 내 승용차 짐칸을 열어보며 그 명패가 있는지 조사했다. 도대체 건국 공로자안 안호상 박사가 국회의원 이름패를 만들어다 주겠다는데 못 가져오게 하는 국회가 세계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 때 그럴 줄 알고 나는 그 한글이름패를 미리 원광호 의원 실에 갖다 놓았기에 우리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참으로 기가막힌 일들이 많았다. 1 오늘 국회 본회의장에 시원하게 걸린 한글상징보람을 보니 지난 41년 동안 있었던 치열한 싸움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고 너무 기뻐 눈물이 나려고 한다. 한글은 민주, 자주, 과학, 홍익인간 정신에서 태어난 우리 글자로서 세계 으뜸 글자다. 한글은 우리 자존심이고 자긍심이며 자주문화 창조와 민주 정치발전의 밑거름이고 빼어난 무기요 연모다. 지난날 국회가 상징 보람을 한자로 쓴 것은 중국과 일본 문화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꼴이었고, 민주와 자주 정치 발전을 가로막는 모습이었다. 그런 상징 보람 속에서 정치를 하다 보니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사지 못했고 나라가 어지러웠다.
한자로 된 한자 상징 보람이 한글로 바뀐 것은 가만히 앉아서 된 것이 아니라 피땀 나는 싸움과 노력에서 얻은 값진 열매다. 이제 국회는 백성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훌륭한 정치를 하신 세종대왕을 생각하면서 참된 국민의 대표가 되어 국민을 위한 정치를 잘 하기 바란다. 이제 국회 본회의장과 국회 깃발과 국회의원들 가슴에 단 보람에 우리 겨레뿐만 아니라 온 누리를 밝게 할 한글 보람이 해처럼 빛나고 있다. 지난날 국회와 정치가 국민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국민 원성이 높았다. 이제 한글을 잘 이용하고 빛내어 밝고 빛나는 정치를 하고 우리다운 나라를 만들자. 남북이 한글로 하나가 되고, 우리 자주문화를 창조해 가슴을 펴고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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