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스크랩] 서울시의회 의장 박주웅 의원

한글빛 2018. 3. 14. 05:00
서울시의회, 의원명패 모두 한글로 바꿔
박주웅 신임 의장의 첫 작품... "대한민국 국민, 한글사랑은 당연한 일"
텍스트만보기    김영조(sol119) 기자   
▲ 한글명패로 바꾼 서울특별시의회 제162회 임시회의 모습
ⓒ 김영조
지난 5월 31일 지방자치 4기 선거를 치렀다. 한나라당이 싹쓸이로 끝나긴 했지만 어쨌든 새로운 지방의회는 탄생했다. 그리고 4기 의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서울특별시의회도 12일 오전 10시 30분 제162회 임시회의를 열어 재적 106명, 출석 93명, 찬성 88명으로 의장에 박주웅 의원을 선출했다. 부의장 김기성, 이종필 의원을 비롯 각 상임위원장을 새로 뽑아 새로운 지방자치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의회에는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그동안 한자로 되어 있었던 의원들의 명패를 모두 한글로 바꾼 것이다. 그동안 국회의원 명패를 한글로 바꾸기 위한 한글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에도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한자명패를 고집하고 있지만 서울시의회는 단번에 한글 명패로 바꾸는 '일'을 냈다. 서울시의회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박주웅 의장은 동대문구 출신이다. 그런데 동대문구에는 내로라하는 몇몇 한글운동가가 있다. 무려 40여 년간 한글운동에 몸바쳐온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 이대로 사무총장과 한글메일갖기운동본부 추진위원이며, 동대문바른선거시민모임 회장인 이백수씨이다. 서울시의회의 변신은 이들이 그동안 박주웅 의장에게 꾸준히 공을 들여온 결과라고 한다.

▲ 제162회 임시회의에서 의장으로 선출된 박주웅 의원이 한글로 된 의장 명패를 앞에 두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영조
물론 그들의 공 말고도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박 의장의 한글 사랑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다른 정치적인 사안도 있을 것이고, 한글명패로 바꾸는 것이야 정치적으로 내세울 거리는 못되기 때문에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글은 세계 언어학자가 최고의 글자로 공인하고 있다. 가장 과학적이며, 뛰어난 철학이 깃들어 있으며, 세종임금의 끔찍한 백성사랑이 탄생시킨 글자라는 이야기다. 동시에 만든 때, 만든 사람, 만든 목적이 분명한 유일한 글자이다. 이런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을 정치인들은 15년 동안 일반 기념일로 놔둘 정도로 푸대접해왔다. 그런 점에서 박 의장의 한글명패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 최기호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박 의장이 서울시의회 의원명패를 한자에서 한글로 바꾸는 큰일을 해냈다. 이로써 전국의 지방자치 의회들이 의원명패를 한글로 바꾸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이를 계기로 정치인들의 한글사랑이 불길처럼 타오를 것이다. 단번에 결단을 내려 겨레의 정체성을 살려준 박 의장이야말로 국민에게 큰 박수를 받아야 한다."

▲ 한글명패로 바꾼 서울특별시 의회장
ⓒ 김영조

▲ 한글명패로 바꾼 동대문구 의회 모습
ⓒ 김영조
서울시의회와 함께 동대문구의회도 의원명패를 한글로 바꿨다. 이는 3기 동대문구의회 운영위원장이었던 신재학 의원(현 4기 의원)의 공이다. 신재학 의원은 정치인 중 보기 드물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을 맡고 있으면서 한글사랑을 실천하는 의원으로 알려졌다. 역시 동대문구 의회의 한글명패도 신 의원과 함께 이대로 사무총장과 이백수 회장의 작품이다.

서울시의회의와 동대문구의회 의원명패 한글화는 세계적 도시 서울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외국 정치인의 방문도 있을 터인데 남의 나라 글자인 한자명패가 아닌 당당한 한글명패로의 변화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한글을 사랑한다"
[인터뷰] 신임 서울특별시의회 박주웅 의장

▲ 박주웅 서울시의회 의장
ⓒ김영조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정치를 하면서 신조로 삼는 것이 있다면.
"지역사업을 하면서 처음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정치인이 되기 이전에 답십리3동의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6년을 역임했는데 1992년 주민들이 지역을 위해 정치를 해달라고 떠밀었다.

아마 금고 이사장 시절 일을 하면 끝까지 추진하는 성격을 보고 주민들이 인정해준 것이 아닌가 한다. 이후 동대문구의회 의장, 서울특별시 기초의회 의장단 협의회 회장을 거치면서 신조로 삼은 것은 '자신은 버리더라도 주민을 먼저 생각한다'이다."

- 정치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동대문구 답십리동에는 4600여 평의 간데메공원이 있다. 이를 구청이나 대부분 정치권은 아파트나 학교로 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녹지확보를 위해 공원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장실도 수없이 드나들었다. 처음엔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손뼉치며 환영한다.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다.

앞으로 의장을 하는 동안 서울이 녹지대가 5% 미만인 점을 생각하여 우선 학교 담장을 허물고 녹지대를 만들어 갈 것이며, 관공서 등의 옥상에도 녹지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어떻게 의원명패를 한글로 할 생각을 했나.
"우리 서울시의회에는 해마다 수만 명의 초등학생이 견학을 오는데 우리 국어, 즉 한글이 아닌 한자로 된 명패를 보이는 것이 안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또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백수, 이대로 선생이 적극 권유한 것도 계기가 됐다. 그래서 새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일을 벌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글사랑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 일이 대한민국 국민이며, 정치인인 나로선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16개 시도 의회는 서로 벤치마킹을 하게 되는데 다른 의회에도 이번 일은 분명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한글명패를 다른 의회에도 권장할 생각이다."
※ 이 기사는 <시골아이>, <대자보>에도 보냅니다.
출처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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