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기

한글빛 2006. 1. 1. 22:26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기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Ⅰ. 들머리

 

  우리 배달겨레 역사는 5000해라고 한다. 그러니 배달말은 5000해보다 더 오래 전부터 우리 한아비(조상)들이 썼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을 만든 563해 앞, 수천 해 동안에는 우리말은 있으나 우리 글자가 없어 중국 한문을 배우고 쓰려니 매우 불편했다. 그래서 약 1500해 앞인 삼국시대부터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으려 애쓴 흔적이 있다. 이른바 '이두, 구결, 향찰' 글쓰기이다. 그러나 이두가 우리말 식  글쓰기이지만 그것도 한자를 빌어서 쓴 거라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그 한문시대에 글자를 아는 사람은 관리나 학자들로서 백성들 100사람 가운데 2사람 정도였다고 한다. 백성들 98%는 까막눈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정치도 제대로 되지 않고 나라가 힘차게 일어날 수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세종대왕이 지금부터 563해 앞인 서기 1443년에 진짜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한글)을 만드셨다. 그것도 온 누리에서 가장 잘난 글자를 말이다. 참으로 고맙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중국 한문에 길들여진 지배층은 우리 글자인 한글 쓰기를 싫어했다.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당나라, 명나라, 청나라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었으며, 한문으로 쓴 중국의 학문과 철학과 사상이 최고 배움 감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06해 앞인 서기 1910년에 을사늑약을 맺으면서 일본제국의 식민지가 되고 우리말과 우리 겨레까지 사라질 위기를 맞게 된다. 다행히 나라를 빼앗긴 일제 때에도 조선어학회 학자와 민족지도자들이 한글날(1926년 가갸날)을 만들고 우리말을 갈고 닦았다.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감옥에 끌려가 목숨을 잃으면서 말이다.  1945년 일제가 물러간 뒤 미군정 때에도 민족 지도자와 한글학자들은 우리말 도로찾기 운동을 했다. 그래서 일본이 물러 간 뒤에 나라를 다시 세우고 우리말과 글로 교육도 하고 공문서도 쓸 수 있었다.

  5000해 만에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는 국어독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영어 종살이를 하겠다고 나선 무리가 있다. 이들은 우리말 독립 훼방꾼이다. 영어 침략을 막지 못하면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Ⅱ. 배달말 홀로 서기, 국어독립이란? 

 

  온 국민이 글을 알고 쓸 수 있어 모두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지난 수천 해 동안 남의 글자인 한자 종살이에서 벗어나 우리말과 한글만으로 글을 쓰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말글로 좋은 글을 쓰고, 쉽게 빨리 많은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편리한 말글살이 세상이 되었다. 그런데 수 천해 동안 남의 말글 종살이를 하던 버릇 때문인지 영어 종살이를 하겠다고 한다.  아직 온 국민이 글자는 알지만 우리말을 바르게 쓰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말을 더 갈고 닦아야 하는데 영어 섬기기 바람이 거세게 일어나 다시 우리말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학을 갔다온 자들이 정치인, 경제인, 교수, 언론인으로서 이 나라를 지배하고 세계화를 내세우며 온 국민에게 영어 열병환자로 만들고 영어 강박감에  사로잡히게 만들고 있다. 다시 남의 말 종살이를 하게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셈이다. 입으로는 선진국을 만들겠다면서 하는 짓은 후진국 백성이 하는 짓거리를 강요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데 돈과 노력과 시간을 영어 공부에 날리게 만들고 있다. 그대로 놔두면 우리말도 죽고 나라까지 뿌리 채 뽑힐 수 있는 위험과 위기감이 든다. 그래서 이 위기를 잘 넘기고자 우리말 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1. '국어독립(배달말 홀로 서기) '이란 무슨 말인가?

 

  그럼 배달말 홀로 서기, 국어독립이란 무엇인가? "온 겨레가 우리말글로만 말글살이를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책도, 정부에서 쓰는 공문서도, 신문도, 시와 소설도 우리말글로만 쓰는 것이다. 사람이름과 회사이름, 모임의 이름도 우리말글로 짓고 쓰는 것이다. 우리말글로만 말글살이를 해도 아무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남의 나라 말글을 섞어 쓰거나 남의 나라말에 기대지 않아도 우리 말꽃과 글꽃을 꽃피우고 우리말글만 써도 누구나 아무 불편이 없을 때 우리말이 독립한다."
 

 우리말을 남의 글자로 적지 않고, 우리말을 우리글자로 적는 일이 바로 우리말이 홀로 서는 일이고, 바로 서는 첫걸음이다. 한자나 로마자,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에 기대지 않아도 우리말글로 학문도 하고 말글살이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때 국어가 독립하게 된다. 한자로 공문서를 쓰지 않고, 일본처럼 한자를 섞어 쓰지 않고, 영어를 공용어로 하지 않고, 우리말글로만 말글살이를 하는 것이다. 외국말글을 섞어 쓰지 않으면 글도 책도 교육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2. 내가 국어독립운동을 하게 된 까닭

 

  나는 일찍이 1967년부터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국어운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 우리 한아비들은 지난 수천 해 동안 우리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지 못하고 한문을 쓰다보니 절름발이 말글살이를 했다. 더욱이 한문이 우리말과 다르고 배우고 쓰기 힘들어 매우 불편했으며 그래서 글 장님이 많았다. 내가 어렸던 50년대만 해도 농촌 마을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서당을 다녀 글을 아는 어른은 열 사람 가운데 두 사람 정도였다. 낫 놓고 'ㄱ' 자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말글살이, 그런 국민 지식 수준으로는 좋은 나라가 될 수가 없었다. 먼저 겨레말과 겨레얼이 살고, 바로 서고, 빛나야 잘사는 나라가 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국어운동에 일생을 걸기로 했다. 지난날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도 있었다.

 

3, 왜 겨레말, 나랏말이 독립해야 하나?

 

  겨레말엔 겨레 얼이 담겨있고 겨레 삶이 들어있다. 겨레말이 살면 겨레 얼도 살고 겨레가 산다. 그러나 겨레말이 죽으면 그 겨레도 죽는다. 이스라엘 민족은 수천 해 동안 나라를 잃고 살았지만 제 겨레말을 지킴으로서 다시 나라를 세웠다. 만주족은 청나라를 세우고 중국 대륙을 통치하고서도 제 겨레말을 잃어서 민족 자체도 사라졌다. 겨레말은 그 겨레가 잘 살고, 나라가 잘 되는 뿌리요 밑거름이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된 건 말과 글을 가지고 생각을 주고받으며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고, 기록하고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과 글로 기계를 만들고 다룰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훈련하고, 전쟁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사람 가운데서도 말글을 잘 다루고 좋은 말글을 가진 겨레와 나라가 더 잘 살고 힘센 나라가 된다.  중국이 일찍부터 한문이란 글로 힘센 나라가 되었고, 영국도 16세기에 라틴말과 프랑스 말에서 영어가 독립함으로서 영국 문화가 꽃피고 힘센 나라가 되었다.

 

   말은 통해야 한다. 우리말을 우리글자로 적을 때 잘 통한다. 남의 말은 우리 국민들에겐 알아듣기 힘들다. 또 남의 말글이 우리말 속에 섞이면 마찬가지 불편하고 잘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은 말과 글이 하나인 언문일치 시대이며 한글은 세계 으뜸가는 소리글자이고 우리말을 적는데 가장 좋다.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을 때 시간과 돈과 힘을 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되고 겨레가 될 수 있기에 국어독립을 부르짖는 것이다.   

 

4. 그럼 어떻게 해야 국어독립이 되나?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만 써야 한다. 우리 겨레끼리는 우리말을 주고받아야 한다. 귀로 들어서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구누나 쉽게 읽고 알아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사는 이야기도 학문도, 노래도 우리말글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에 우리 자주문화가 꽃피고 외국인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 우리말글을 남의 말글보다 더 잘 알아야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말 법에 맞는 글, 우리말글로 좋은 글을 써야 한다.  신문이나 공문서, 명함, 간판은 우리말글로 써야 한다.  우리말글로 누리망(인터넷)통신을 쉽고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술, 전문용어를 한자말이나 미국말이 아닌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야 한다. 우리말글로 좋은 문학작품을 쓰고 말꽃을 피워야 한다. 정부와 언론은 말할 거 없고 온 겨레가 우리말글을 갈고 닦고 빛내는 일에 함께 나서야 한다.

 

  그런데 이게 쉬운 게 아니고, 가만히 있어도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우리 말글보다 남의 말글을 더 섬기는 풍토, 한자 숭배와 영어 숭배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이들을 몰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이 아니면 벌써 우리말이 독립했을 것이다. 신라 때 중국 당나라 식으로 관직 명칭과 땅이름, 사람이름을 지어 부르기 시작하고 중국 문화를 그대로 들여다 쓴 게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나려니 미국식으로 이름을 짓고 그 문화를 떠받들고 있다. 미국말과 싸움에서 이겨야  우리 겨레말이 홀로 서게 될 것이다.  우리말을 살리는 교육과 정책을 세우자.

 

5. 우리말 독립운동 역사

 

 우리 겨레는 5000해 역사를 가졌다고 하지만 기록으로 남은 건 고조선이나 삼국시대부터 2000년 정도밖에 안 된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가 가장 오래된 역사책인데 거기에서 삼국시대 이전의 우리 한아비들의 흔적은 신화와 갖고 뚜렷하지가 않다. .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여기저기 역사 기록에 1500년 전부터 우리의 한아비들이 우리말소리를 그대로 적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른바 신라 때 향찰이나 구결과 이두가 그 첫 흔적이다. 기록에 있는 것으로는 서기 750년쯤에 설총이 이두를 만들어 썼다는 게 첫 국어독립운동이다. 고려 때엔 우리말글을 가지고 쓰려는 남다른 흔적이 보이지 않다가 서기 1443년에 세종대왕이 우리 글자인 훈민정음을 만들고 쓴 일이 그 두 번째 국어독립운동이다. 그리고 조선시대 500년 동안 훈민정음을 살려 쓴 흔적이 조선왕조실록이나 또 다른 많은 책에  나와있다.

  그리고 110해 앞 대한제국이 일제에 먹힐 때쯤 고종 황제가 고종 칙령(1894년)으로 우리 글자를 공문서에 쓰게 하는 법을 만들고 주시경 선생이 서재필 박사와 함께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만으로 적은 독립신문(1896년)을 만들고 우리 말글을 살리려 한 게 세 번째 국어독립운동이다.  그리고 일제 때 주시경의 제자들이 조선어학회를 만들게 한글날(1926년 가갸날)을 제정해 우리 말글독립의식을 드높이고  우리 말글을 갈고 닦은 게 네 번째 국어독립운동이다. 그리고 일제가 물러간(1945년)뒤에 우리 말글로 책과 신문을 만들고 공문서를 쓰는 우리말글을 쓴 일, 한글만 쓰기 운동이 다섯 번째 국어독립운동이다. 그리고 오늘날 영어에 먹히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우리말을 살리고 바르게 쓰려는 게 여섯 번째 국어독립운동이다.  

 

           Ⅲ. 우리말 살리고 바로 쓰기
 
  우리말이 죽지 않고 살려면 국민 모두 우리말을 잘 알고 바르게 써야 한다. 그러나 지난날 우리는 우리말을 제대로 갈고 닦지도 않았고, 잘 알고 바르게 쓰지도 못했다. 사실 중국 한문 종살이를 하다가 일제의 식민지가 되어 그럴 겨를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수천 해 동안 우리말은 제멋대로 자라게 놔둔 잡초 밭이었다. 이제 우리말을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하는 그 잡초를 뽑고 손봐야 한다. 다이아몬드  원석도 갈고 닦아야 비싼 보석이 되듯이 우리 말글도 마찬가지다. 우리 글자인 한글은 온 누리에서 가장 잘난 글자다. 이제 그 잘난 한글 원석을 갈고 닦고 다듬어서 그 상품 가치를 올려야 한다. 이제 어떻게 하면 우리말을 빛내고 바르게 쓰는 것인지 살펴보자

 

1. 우리말이란 무엇인가?

 

  먼저 우리말이란 무엇인가부터 따져보자.  우리말이란 "우리말은 우리 배달겨레끼리 써온 말로서, 우리가 입으로 말하는 소리를 귀로 듣고 서로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다."라고 풀이하고 싶다. 대학을 다니고 외국 유학을 갔다온 공부를 많이 한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나, 글자로 써야 그 뜻을 알 수 있는 말은 참된 우리말이 아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은 어린아이나 할머니, 산골의 농부까지도 모두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참된 우리말이다.

 

  김정섭 선생은 "우리말이란 겨레말과 들온말을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겨레말이란 우리가 옛날부터 나날살이에서 써 온, 우리 삶 속에서 저절로 익어 만들어진 말을 가리킨다. 하늘, 땅, 물, 불, 아버지, 어머니 따위다. 들온말이란 본디 남의 말이지만 우리 삶 속에 들어와 깊이 뿌리내린 말을 가리킨다. 회사, 외삼촌, 과녁, 김장, 버스, 택시 따위다. 겨레말과 들온말을 뭉뚱그려 우리 말이라 한다."라고 말한다. 우리말은 토박이말, 외래말, 한자말들로 되어있다. 

 

2,  될 수 있으면 쉬운 말, 토박이말을 많이 쓰자.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과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중국과 일본 한자말이 우리말 속에 많이 들어와 섞였다. 그래서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나타내는 말에도 토박이말과 한자말이 있다. 시원한 물을 '찬물'이라고도 하고 '냉수'라고도 한다. 이럴 때는 될 수 있으면 들온말은 쓰지 말고 토박이말을 쓰자. 토박이말이 더 알아듣기 좋고 정감이 있으며 토박이말을 살려 써야 우리말이 살기 때문이다. '전염병'보다 '돌림병'을, '전답'보다 '논밭'을, '암석'보다 '바위'를, '와이프'보다 '아내'를 즐겨 쓰자. 그러다 보면 우리말이 살아날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말을 버리고 들온말을 더 쓰고 있어 걱정이다. 쉬운 말, 토박이말은 무식한 사람이 쓰는 말이거나 천한 말로 생각하지 말자. 쉬운 우리말이 있는데도 어려운 말, 외국말이나 한자말을 더 많이 쓰는 사람이 못난 사람이다.

다. 외국말을 그대로 들여다 쓰지 말고 새말을 만들어 쓰자. 

 

  지난날 우리는 일본이나 중국이 만든 새말을 그대로 들여다 썼다. 학자라는 이들도 자기 앎을 글로 써 책을 만들지 않고 외국 책을 베껴서 자기 저서라고 한 일이 있다. 그래서 이른바 학술용어와 전문용어가 거의 모두 일본 한자말이고, 그래서 일반 국민이 알아보기 힘들어 다시 토박이말로 바꾸려고도 해봤지만 쉽지 않다. 요즘엔 미국의 영향과 지배 속에 있어서인지 영어로 된 전문, 학술용어가 많다. 미국말 그대로 받아쓰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외국말을 제 나랏말로 바꾸어 쓰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이제 우리도 새말을 만드는 노력과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 토박이말로도 새말을 얼마든지 만들어 쓸 수 있다. 우리 마음과 의식이 문제일 뿐이다. 요즘 영어로 된 정보통신 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쓰기에 힘쓰고 있다. 홈페이지는 누리집, 네티즌은 누리꾼, 인터넷은 누리그물, 인터넷주소는 누리네라고 우리말로 바꿔 쓰는 노력이 그것이다. 말은 약속된 소리이고 약속을 지키면 통한다.

 

3. 영문 창씨개명을 하지 말자

 

  요즘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되고 그들이 쓰는 영어가 중요하다고 하니 회사 이름이나 상품 이름을 미국말로 바꾸거나 새로 짓는 바람이 세차다. 그러다 보면 머지 않아 우리 이름씨는, 사람이름까지도 모두 미국식 이름으로 바뀌게 될 거 같다. 일제 때 일본이 강제로 일본식 창씨개명을 하게 한 것을 탓하면서 지금 스스로 미국식 창씨개명을 하는 건 큰 모순이고 어리석은 짓이다. 통일신라가 당나라의 힘을 빌려서 삼국을 통일한 뒤 관직과 땅이름, 사람이름까지도 당나라 식으로 바꾼 게 지금까지 수천 해 동안 우리 말꽃이 피지 못하게 하는 재앙이었다. 지금 우리가 후손에게 그런 잘못을 저질러서 물려주어선 안 된다. 마음먹기 따라서 누리통신도 얼마든지 우리말로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한글누리네(인터넷주소)를 잘 이용하자.

 

4, 일본 한자말과 외국말투를 버리자

 

  일본말 관형격 토씨 '노(の)'를 우리말 '-의'로 바꾸어 지나치게 많이 쓰고 있어 우리말이 혼란스럽다. 이완용과 함께 일본에 나라를 스스로 바친 이인직이 쓴 소설 이름 '血의 淚'와  동요 제목 '나의 살던 고향'이 그 본보기다. 우리말로는 '피눈물'이나 '내가 살던 고향'이라고 해야 우리 말법에 맞는다. " 한 잔의 술. 하나의 사물. 가족과의 대화. 미래에의 다짐. 비극으로서의 현실. 제 나름대로의 판단" 수없이 많다. "~에의(~への), 자유에의 초대(自由への招待)"란 말이 일본말 본보기다. "-에 있어서 다름 아니다", "보다 멀리, 보다 나은 ...", "과학적 철학적"처럼 ' - 적'이란 말도 일본말투로서 될 수 있으면 쓰지 말아야 한다.

 

 우리말에서 ‘보다’는“이것보다 저것이 낫다”처럼 두 가지를 견줄 때 쓰는 조사다.  섣부르게 일본말을 배운 사람들이 ‘더 좋은 것’을 ‘보다 좋은 것’이라고 부사로 많이 쓰니까 국어사전에도 깊게 생각하지 않고‘더 나은 것’이란 말을 ‘보다 나은 것’처럼 부사로 올려놓고 있다. '미친 짓'이라고 하면 쉬운 말을 '狂的 행동'이라고 말한다. ' -적'자 또한 한자말을 쓸데없이 많이 쓰게 만드는 일본식 표현법이. '입장'이란 일본 한자말도 쓰지 말자. '처지, 생각, 태도'들로 가려서 써야 할 때도 모두 '입장'이라고 함으로써 우리말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영어 공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서양말투가 많다. "되어지다. 주어지다."들이 그런 말투다. (이오덕님 주장)
   
             Ⅳ우리말을 살릴 터 닦기

 

1. 한글전용법과 국어기본법

 

 조선시대까지 모든 공문서는 한문으로 쓰는 걸 원칙으로 하고 공부하는 책도 모두 한문이었다. 그러다가 중국 청나라가 망해 그 지배를 받지 않게 된 1894년 고종 때에 나라를 '대한제국'이라고 하면서 공문서를 "국문으로 쓰는 걸 원칙으로 하고 한자를 함께 쓴다"는 고종 칙령 1호를 발표하고 우리글자를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두 해 뒤에 서재필과 주시경이 한글만으로 독립신문도 만든다. 그러나 이미 나라를 기울어 일제 식민지가 된다.

 

  그리고 일제가 물러간 뒤 미군정 때부터 공문서를 한글만으로 쓰기 시작해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법률 제6호 한글전용법"대한민국의 모든 공문서는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얼마동안 부득이한 경우 한자를 병용한다."는 법을 만들고 그 뒤 공문서 규정으로 공문서는 한글로 쓰게 한다. 지난 수천 해 동안 우리 말글에 관한 법과 규정이 하나도 없다가 두 줄 짜리 한글전용법이 나와 지난해까지 시행되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이 법을 잘 지키지 않고 미약했다. 

  그래서 우리말을 살리고 한글을 빛낼 더 폭넓은 법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난해부터 국어기본법을 만들고 시행하고 있다. 법이 없어도 제 나라의 말과 글을 잘 지키고 빛내야 하는 데 그렇지 않아 법을 만들었는데 그 법이 약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좀더 강력한 법으로 수천 해 동안 그대로 놔둔 우리말이 다듬고 손봐야 한다.

 

2. 국회의원 이름패 한글로 쓰기

 

  선생님과 어른들이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잘난 글자로서 조상이 물려준 자랑스런 문화유산이고 우리 겨레의 보물이다. 한글을 사랑하자."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 한글을 잘 쓰지 않는다. 이건 모순이고 잘못이다. 입으로만 한글을 사랑하자고 해야 아무 소용이 없다. 실제로 써야 한다. 말보다 실천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이름패를 한자로 쓰게 했다. 14대 국회 때는 한글단체와 시민이 성금을 모아 국회의원 299명 모두에게 한글이름패를 만들어다 주면서 쓰라고 했으나 국회는 받지도 않았다. 16대 때 열린우리당이 한글로 바꾸고 17대 국회는 90%가 한글이름패를 쓰고 있다. 제 나라 국회에 제 나라 글자를 쓰자고 호소해야 하니 답답한 일이다.

3. 한글날 국경일 제정운동

 

  1990년 이른바 3당 야합으로 합당을 한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은 저들이 정치를 잘못하고 회사 경영을 잘못해서 나라살림이 어려운 걸 감추려고 공휴일을 줄이면서 한글날을 짓밟았다. 나는 그 잘못을 정부에 알려주고 막으려고 애썼으나 힘이 모자라 막지 못했다. 
  얼빠진 김영삼 정권은 영어 조기교육까지 하겠다며 우리 말글을 짓밟으니 진짜  국제투기자본의 먹혀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를 만들었다. 그걸 내다보고 한글날과 한글을 짓밟으면 안 된다고 말했고 죽어 가는 겨레 얼과 겨레말을 되살리고 지키려고 한글날 국경일 승격운동을 해 15년 만에 지난해 '한글날 국경일 제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한글날 국경일 승격은 우리말과 한글이 빛낼 환경 만들기다.

 

4. 법률문장 우리 말글로 쓰기

 

   일제가 물러간 지 60해가 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공문서와 우리 법률은 일본 식민지시대 문장과 말투로 되어있다. 어떤 법은 일본 법률을 그대로 베꼈다고 한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다. 지난해가 광복 60돌이라면서 엄청난 돈을 들여 기념식을 하고 떠들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제 찌꺼기인 일본식 문장으로 된 법률과 공문서 다듬기는 하지 않고 있다. 다행히 16대 국회 때 법제처가 '법률문장 한글화 특별법안'이란 걸 정부 입법안으로 국회에 냈으나 그냥 지나갔고 17대 국회에 또 법제처가 그 법안을 냈으나 아직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5. 교과서부터 제대로 만들자.

 

  내가 초등학교에 다닌 50년대만 해도 수학이나 산수란 교과서가 아닌 셈본이란 교과서가 있었다. 교과서에 세모꼴, 붉은 핏돌, 쑥돌이란 토박이말이 있었으나 60년대에 일본식 한자파가 득세하면서 그 말이 '삼각형, 적혈구, 화강암'으로 바뀌었다. 낱말뿐만 아니라 말투까지도 일본말투로 바꾼 게 많다. 그래서 5해 전 재야 국어운동가 이수열 선생이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들어있는 일본 한자말과 일본말투 들을 조사했는데 책으로 한 권이나 되었다. 교과서가 이 꼴이니 국어교육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그래서 국어교사모임은 스스로 국어 교과서를 만들고 국어 교육을 바로잡으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나 또 신문이나 학계에 일제 한자파가 잡고 있어 쉽지가 않다. 여러 선생님들이 이해하고 도와주면 바로 될 일이다.

 

6. 셈틀 잘 부리기

 

  오늘날은 셈틀(컴퓨터)로 글을 쓰고 누리통신(인터넷)으로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다. 또 지식정보 전쟁시대, 문화경쟁시대라고도 말한다. 우리 글자인 한글이 셈틀과 찰떡궁합이라고 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글자이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통신 강국이 되었는데 한글 덕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셈틀로 글을 쓰는 방법과 통신 예절을 가르치지 않기에 아이들이 셈틀을 잘 부려쓰지 못하고 있다. 게임과 오락에 빠져서 공부를 안 한다고 걱정하고 있다. 셈틀로 이상한 말을 만들어 씀으로서 우리말이 파괴된다고 아우성이다.

 

  셈틀을 잘 이용하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고 셈틀에서 좋은 지식과 정보를 얻고  주는 길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좋은 누리집에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누리통신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요즘 한국정보문화원이 통신예절 교육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했다. 타자 교육과 함께 통신 예절 교육, 바른 글쓰기를 영어 교육보다 먼저 해야 한다.  


Ⅴ.마무리

 

우리말을 우리글자로 적는 건, 수천 해 동안 우리 겨레가 바란 일이고 꿈이었다. 1300해 앞에 설총으로부터 600해 앞 세종대왕과 100해 앞에 주시경, 그리고 근래에 외솔과 많은 사람들이 그 꿈을 이루려고 애썼다. 그래서 그 꿈이 이제 이루어지려고 한다. 그 꿈을 이루려고  지난해 국어기본법을 만들고,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켰다. 많은 사람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국어독립운동을 하자. 그래서 우리 세대에 국어를 독립해 후손에게 물려주자. 우리는 선진국이 되겠다는 마당에 서있다. 그런데 남의 말이나 배우는 데 온 힘과 시간과 돈을 다 바치다간 앞서가기는 그만두고 뒤따라가기도 힘들다. 학생들에게 우리말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 한글이 얼마나 잘난 글자인지 가르쳐주고 사랑하고 즐겨 쓰게 하자. 19세기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프랑스 말은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분명하며 굳센 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비록 국민이 노예가 된다 하더라도 자기들의 국어만 유지하고 있다면 자기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라고 말했다. 마찬가지 19세기 대한제국 때 주시경님은 "나랏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시며 우리 말글을 갈고 닦아 오늘날 국어독립 기틀을 닦았다. 마지막으로 1926년 일제 때 만해 한용운 선생이 쓴 시 '가갸날'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