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중국에서 나를 지켜주는 한글

한글빛 2007. 12. 31. 09:02

2007년. 12월. 27일. 내 일기.

 

‘중국에서 나를 지켜주는 한글’

 

 

1. 나를 자식처럼 걱정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이상보회장님께서 써주신 한글 붓글씨다. 내가 중국에 온다고 하니 81살의 어른이 격려차 써주셨는데, 내가 이웃나라와 이웃친구들과 갈등으로 마음 고생을 할 줄 내다보시고 힘내라고 써주신 거 같다.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났을 때  “ 아름다운 가게가 신촌에도 있고 여기 저기 있다. 헌 책이지만 여기 좋은 책이 많다.”라고 하시며 책을 사시는 걸 보고 나도 중국 학생에게 주려고 동화책과 위인전 등 책을 한 보따리 샀다. 그날 내게 점심까지 사주시며 힘내라고 하신 이 회장님은 2년 전 국회에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든 1등 공로자인 정두언의원의 장인이 되시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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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십수 년 전부터 나와 한글사랑운동을 하던 전북 부안에 사시는 김명수 선생이 당신의 칠순 기념 겸 내 중국 진출을 격려하는 마음으로 “한글자랑, 우리말글 우리얼”이라고 써준 붓글씨다. 김명수 선생은 우체국장을 지낸 교회 장로인데, 교회 계통을 통해 내외국인에게 ‘한글사랑’이란 말과 함께 ‘할렐루야’라고 쓴 붓글씨를 수십만 장 써 보낸 분이다. 붓글씨를 하나 써주려는 데 어떤 글이 좋으냐고 하셔서 " 앞으로 외국인에게 한글을 마음껏 자랑하는 운동을 하겠노라고 ‘한글자랑’이라고 써주시죠."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 분은 가끔 우리 회보에 쓴 내 글을 보고 “아우야! 이번 네 글을 보니 내 속이 시원하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국무총리니 학자니 하는 것들 모두 썩어빠진 놈들이여! 나 촌구석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못하는 디 니가 대신 다 말해주니 고맙다. 내 이참에 10만원 보낼 테니 더울 때 찬물이라도 사마시며 힘내 싸우라고.” 하며 힘을 주시는 분이다. 이번 칠순 잔치는 당신의 어머니 98살 잔치와 함께 부안 문화원에서 크게 하셨는데 내가 중국에 있어서 가 뵙지 못해 죄송하고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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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해 한글날에 월수대에서 개최한 ‘한글 큰잔치’ 때 한글서예전시회를 했는 데 그 때 전시한 이주형 선생 작품이다. ‘대장금’이란 연속극에 나오는 붓글씨를 쓴 분이고 또 다른 연속극에서 붓글씨를 쓰는 장면에 출연하는 이주형 선생이, 내가 외국에서 한글과 태권도 보급에 애쓰는 것에 감동했다며 격려차 기증한 것이다. 남이 잘 되는 걸 시기하는 한국인이 많고, 내가 중국에 온 것을 시원하게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격려해주는 한국인에 내가 감동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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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서학회 부회장이고 전 인천교대교수로서 정년 퇴임하고 지금 나와 함께 중국 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박병천 교수님이 써준 ‘월수태권도’란 붓글씨다. 이곳 소흥은 중국의 유명한 서예가인 왕희지가 살고 작품활동하던 역사가 있는 곳이다. 박교수님은 중국 학생들에게 한글 붓글씨도 자르치면서 이곳에 한글 씨앗을 뿌리는 일에 수고하시고 있다. 일부러 옛 훈민정음 창제 때 쓰던 글씨체로 써주시고 마지막 '도' 자에 낙관까지 찍어주셨다. 나는 날마다 한글과 태극기와 중국기를 보면서 두 나라가 모두 한글을 쓰면서 친하게 지내는 날이 오길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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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붓글씨는 모두 한글사랑, 겨레사랑, 나라사랑 정신과 동지애가 담긴 명필이다. 나는 이 중국 땅

에서 날마다 보면서 힘을 받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내게 “한글이 나를 지켜준다.“고 믿게 하는 부적과 같은

작품들로서 먼 훗날 큰 기념이 될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어과 제자들이 손으로 떠서 선물한 목도리를 목에 두르니 매우 따뜻

했다. 이곳 겨울은 영하 날씨는 아니어도 비가 자주오고 체감온도가 춥다. 한글을 배우는 중국 제자들이 준 선물

이라 이 또한 뜻깊은 물건이라 태권도장에서 사진을 찍었다.  내가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자랑한 마

음이 통한 제자들의 사랑과 한글정신이 단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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