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한글을 해외로 수출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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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글...우리 경제와 문화 발전에 큰 디딤돌 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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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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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 일본을 방문해 교또 시의 한국어 문화강좌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 ©이대로 논설위원 | 우리말은 지금 5000년 역사상 나라 안팎에서 가장 빛나고 있다.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 쓴 책이 서울의 책방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국민 거의 모두가 이제 글쟁이라고 할 정도로 글을 잘 쓴다. 세계 으뜸가는 우리 한글이 우리 국민을 모두 똑똑하게 만들고 잘 살게 해주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키고 다듬어 우리말이 힘쓰게 만들어 주신 분들이 고맙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 정부와 학자, 기업인들은 우리말과 글자는 헌신짝 보듯이 하고 남의 나라말과 글자 섬기기에만 열심이니 안타깝고 한심하다. 지금 나라 밖에서는 우리말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멀리 볼 거 없이 가장 가까운 중국, 베트남, 몽골, 일본 들 이웃나라에서 그렇다. 1년 전에 인터넷 신문인 ‘참말로’는 나라 안팎의 우리 국어교육과 정책 들을 심층 취재, 연속 보도한 일이 있다. 그때 나는 기자로서 중국과 일본을 직접 가서 그 상황을 확인하고 취재하면서 해외 한국어 보급이 중대하고 절실한 일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 중국에 와 우리말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잘 가르치려고 애쓰고 있다. 2년 전에 중국 북경에 있는 한국문화원이 한국어 강좌를 열었고, 수강생을 접수하는 날엔 사람들이 몰려와서 문화원 근처 도로가 막힐 지경이었다고 했다. 일본 동경과 교토에서 한국말을 배우는 일본인들을 만나 보았는데, 한국말을 배워서 한국에 가는 게 꿈이라는 사람이 많았다. 올해 상해에 한국문화원을 열고 한국어 강좌 수강생을 모집했는데 예정인원의 8배가 신청할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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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기념관에 있는 김학수님이 그린 세종대왕 어진. ©이대로 논설위원 | 한국말을 배우는 사람, 한국말을 아는 사람은 한국인도 좋아하고 한국 상품도 좋아하고 한국에 한번 가보는 게 꿈이다. 나는 지금 중국 대학생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학기에도 학생들에게 ‘나의 희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라고 했더니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한국에 가보는 게 꿈이라고 했는데, 이번 학기에 새로 맡은 학생들에게 똑 같이 글을 쓰게 하니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이 한국에 유학을 가고, 한국 기업에 취직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말과 한글이 나라밖에서 이렇게 빛나고 대접받기는 5000년 역사에 처음이다. 지난 5천년 동안 우리는 남의 글과 말을 배우고 섬기기만 했다. 그래서 우리에겐 우리 학문도, 문화도 없었다. 중국의 곁가지 문화에 지나지 않았고, 일본과 서양 학문에 눌려 우리 학문이 꽃필 수 없었다. 지금 우리말 해외 보급은 하늘이 준 기회요, 조상이 덕으로서 오늘 우리가 꼭 힘써 해야 할 시대사명이다. 이제 강대국 속에서 우리도 기를 펴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살 수 있는 때가 왔다. 그런데 마침 며칠 전에 서울에서 “한국어를 수출하자”는 주제로 토론회를 했는데, 유인촌 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우리말을 수출하자는 게 평소 소신이라며 이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라 밖에서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그 토론회 발표한 내용과 자료를 보고 싶어 관계 당국자에게 부탁도 하고 누리통신을 통해서 여기 저기 찾아보았으나, 회답도 없고 자료를 구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아직도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만큼 절실하지 않은 거 같다. 관련 부처 장관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반갑고 좋은 일이나 한국어 해외 보급 정책과 실정은 아직 문제가 많다. 전문가도 없고 경험도 적다. 지금 해외로 한국어를 보급하는 업무를 보는 국가기관이 문광부 국어원의 세종학당 사업, 외통부 국제교류재단의 한국어 교수 해외 파견 사업, 교육부 국제교육진흥원이 하는 해외교포교육 사업으로 나누어져 있다. 여러 정부기관이 추진하고 있어 예산도 낭비 되고, 일이 제대로 추진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적고 문제가 많다. 일관성도 없고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못하다. 세종학당 사업이 국어정책기관인 문광부 국어원에서 시작했지만 아직 시험 단계이며, 영어 교육에 드는 예산에 비하면 쥐꼬리만 하다.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자국어 해외 보급에 많은 예산과 노력을 기우리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중국과 수교를 하기 시작한 1980년부터 5년 동안에 북경언어대학에 거점을 두고 엄청난 돈과 설비를 투자해서 일본어 선생을 600명을 양성했다고 한다. 지금부터 28년 전에 중국인들을 영어 교수와 교사로 양성해서 중국 전 지역 대학에 파견해 일본어 교육을 하게 했다. 그 결과 짧은 기간 안에 중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일본어가 힘쓰게 되었고 일본기업이 중국에 와서 사업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지금도 해외에서 일본어 보급 일을 하는 사람에게 나라에서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늦었고 계획성도 없다. 제대로 된 정책도 없고 전문가도 없다. 한국어 보급에 힘쓰는 이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도 없다. 한국어 학과가 최근에 생기고 한국어 교사를 양성한다고 하지만 현지 급여 수준으로 현장에 갈 갈 사람이 몇이나 될지, 아니면 나라에서 본국 급여 수준 급여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중국 같은 경우는 조선족 동포들이 있어서 한국어 보급이 쉬웠고,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말을 배우겠다는 외국인이 많으나 제대로 수용하고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 보니 교재 또한 20년 전에 한국에서 나온 것을 대부분 쓰고 있어 교육효과가 적다. 정부는 현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발 벗고 찾아야 하는 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 먼저 국내에서 나랏말을 잘 지키고 빛내고 다음에 나라 밖으로 우리말과 한글을 수출, 보급하는 일을 열심히 하자. 아울러 세종대왕 정신과 한국문화도 함께 알리자. 모든 일엔 때가 있다. 지금이 한국말을 지키고 펴기에 가장 좋은 때이다. 이 일은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대통령 직속 국어정책기관을 만들어 나라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기업이 발 벗고 도와주면 반듯이 성공할 수 있다. 한국말과 한국 문화보급은 기업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정부나 공무원이 직접 이 일을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현지 교포와 상대국가 교육기관을 돕는 쪽으로 힘쓰기 바라고 예산을 늘리고 각종 정책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다시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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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호 관광지의 알림글. 중국 이름난 관광지 어디에나 중국어, 영어와 함께 한글 알림글이 있다. ©이대로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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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9 [10:34] ⓒ참말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