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구회(이사장 박용수)에 본부를 둔 나라말지키서명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7일에 서울 탑골공원 앞에서 거리 서명운동을 시작해서 한글날 기념식을 하는 세종문화회관과 역사박물관 앞, 잠실체육관, 대학로, 종로 종각 앞, 숭례문 불탄 자리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했다. 박용수, 육철희, 김영조, 유선희, 이백수, 김종범, 신총숙, 최형미, 강은혜, 김종순, 박문희, 최미예, 반재원, 이대로, 성제훈님과 귀한 어린 딸, 김슬옹님 들, 여러분이 더울 때나 추운 때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서명을 받아 1만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요즘은 날씨가 너무 덥고, 그동안 여러 번 행사를 하면서 지쳐서 좀 쉬고 있으나 찬 바람이 나면 다시 힘차게 서명운동을 해야겠다. 거리 서명운동은 시민들에게 직접 호소를 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을 한다는 뜻에서 보람도 있고 의미가 크다. 100년 전 일본 제국에 나라를 빼앗길 운명일 때 애국 지사들이 서울 종각 앞과 평양 대동문 앞에서 구국 연설을 하듯이 우리도 국민에게 나라말이 얼마나 소중하고 지켜야 하는 지 외치자. 앞으로는 서울에서만 할 게 아니라 나라 안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하자. 영어 열병에 걸린 정부와 얼빠진 공무원과 영어업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우리말부터 살리고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닫고 영어 섬기기를 그만둘 때까지 계속해야겠다.
어제 일본 정부가 제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인데 한국이 강제로 점령하고 있다고 해서 지금 나라 안이 떠들썩하다. 왜 일본인들이 그런 못된 소리를 자꾸 할까? 우리를 깔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 나라의 말도 제대로 지키고 빛내지 못하고 남의 나라말이나 하늘처럼 받드는 꼴을 보면서 언젠가 우리가 몹시 흔들리고 쓰러질 거로 보고 독도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 공용어 바람은 우리 교육환경을 완전히 망쳐놓았다. 신나게 뛰놀며 튼튼하게 자랄 애들을 학원으로 몰고, 그것도 모자라 조기유학을 가도록 만들어서 기러기 아빠도 생기고 가정 살림을 망쳐 놓았다. 그것도 안 되니 지방자치단체까지 수백억 원을 들여서 영어 마을을 만들고, 영어 특구를 만들지만 얻는 것은 재정 적자와 우리말 천대 풍조였다.
모름지기 한 나라의 교육 정책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세우고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영어 바람은 당장 코앞의 불편함과 이익 때문에 제 나라의 말을 헌신짝 보듯 하면서 만든 망국 정책이다. 100년 뒤엔 제 나라의 말을 버리고 미국말 식민지로 만들 바보들의 교육 정책이다. 중국의 동북공정 정책과 일본의 독도 넘보기를 막기 위해서도 우리말을 지키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하다. 제 나라의 말을 우습게 여기는 정신 상태와 교육이면 100년 뒤엔 독도도 일본 땅이 되고, 우리 땅이 중국에 짓밟힐지 모른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 차리면 산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말은 우리나라의 얼이다. 우리말을 지키는 건 우리 얼을 지키는 것이다. 이 일은 미친 소를 먹지 않겠다는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 100년 뒤에 힘센 나라가 되게 하려면 오늘 힘센 우리말을 만들어야 한다. 촛불시위를 하듯이 우리말을 사랑하는 더 많은 분이 거리 서명운동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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