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만 섬기는 교육부,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 | ||||||||||||||
[이대로의 우리말글사랑] 영어교육 올인하며 한글 홀대, 국어·나라 죽는다 | ||||||||||||||
나는 오래 전부터 교육부가 없어져야 교육도 제대로 되고 나라말과 겨레가 산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교육의 골칫거리가 많지만 그 가운데 첫째가 입시지옥, 둘째가 사교육문제, 셋째가 영어 편중 교육, 넷째가 인성교육과 실업교육부족, 다섯째가 창의 교육 부족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 교육부는 이 문제를 풀기보다 더 꼬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교육부’란 이름이 방송에만 나와도 기분이 나쁘고, 교육부장관이나 교육부 공무원이란 사람들을 보면 똑같은 한국 사람인가 다시 처다 본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스스로 잘난 줄 알거나 좋은 일을 하는 거로 착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쓸모없는 기관이고 패거리로 보고 있다. 국민의 건의나 생각은 철저히 무시하고 잘못된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고 교육문제를 교육 문제를 풀기보다 더 망치고 애들을 잡기 때문이다. 요즈음 교육정책 담당 공무원들이 한 짓을 살펴보면 영어교육부라고 할 만큼 영어 섬기기에만 미친 거처럼 보인다.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심하다고 볼지 모르지만 이들의 태도와 자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좋은 낱말을 쓸 수가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일어난 일들을 몇 가지만 보자. 1. 초등학생 영어 시간은 늘리고 국어시간은 줄였다. 12월 17일에 이른바 '2009 개정 교육과정'이란 것을 발표했는데 초등국어교육학회와 한글학회 등은 “초등 3~4학년에서 국어가 주 0.5시간, 현행 특별활동·재량활동이 0.5시간 줄었습니다. 5~6학년에서는 특별활동·재량활동이 1시간 감소됩니다. 이렇게 해서 3~6학년에서 주 1시간씩 늘어난 영어시간을 확보합니다. 곧, 국어와 특별활동을 줄이고 영어를 늘린 겁니다.”라면서 반대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초등 영어수업 시간은 이 정권 초기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집중이수제’란걸 새로 만들고 교육 과목 수를 줄였다고 자랑하지만 학생들 교육시간은 그대로서 눈가림이고 속임수라고 한다.
2. 외국에서 한국에 오는 유학생에게 까지 영어 멍에를 씌우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11월 말 경 전국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 표준 업무 처리 요령’이란 지시를 했는데 “외국인 유학생 입학 허가 때,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 또는 영어 능력시험(TOEFL 550, CBT 210, iBT 80, TEPS 550) 이상”이어야 한다고 정했다. 한국 문화를 배우려고 오는 외국인에게도 영어 멍에를 씌우고 있다. 한국어 능력을 점검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교육부 산하기관이 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만 인정해서 특혜시비도 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학을 오는 학생은 미국학생은 보기 힘들고, 거의 중국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려고 많이 온다. 그래서 지방대학은 그 학생 교육으로 유지하는 판인데 그 길을 영어란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앞으로 한국 대학에서 영어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영어 능력을 중요시한단다. 3. “국사는 안 배워도 되느냐?”고 역사 교사와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번에 확정된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국사' 과목이 선택 과목으로 지정된 것에 대해 역사학계에서는 "학교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르치지 않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은 고1 때 배우는 역사 과목이 필수로 지정돼 있지만 새 교육과정에서는 한국사가 동아시아사·세계사 등과 함께 선택 과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고교 교육과정이 모두 선택 과목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정부에서 고교 교육과정 중 '한국사'는 모든 학생이 이수하도록 일선 학교에 권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전국역사교사모임'의 윤종배 회장(서울 온곡중)은 "한국사는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과목이어서 필수 교과가 아니라면 한국사를 배우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역사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또한 영어 시간 늘리려고 한 짓들로 보인다. 4. 이달 말 경 과학기술부가 대통령에게 새해 업무 보고를 했는데 "현재 중학교 2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외국어(영어) 영역 듣기평가 비중을 현재 34%에서 50%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토익, 토플, 텝스 등 영어인증 점수가 명문대학 입시(수시 특별전형)의 유력한 도구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능마저 듣기 영어 문항을 늘리면 사교육을 받기 힘든 서민층 학생들은 더 힘들게 된다는 여론이다. 교과부는 이런 정책을 결정하면서 요식행위로 공청회만 한두 번으로 끝낸다고 하니 이해가 안 간다. 이 모두 영어에 미쳐서 나온 결과로만 보인다. 교과부는 교육단체와 국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왜 일까? 이들에겐 영어만 보일뿐이다. 영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나라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건지 한숨만 나온다. 국어 교육엔 특별히 돈을 쓰지 않으며 영어 교육엔 수천억 원을 쓴단다. 그래도 안 되어 대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해외 영어 연수를 가겠다고 생각한다니 부모들 허리만 휠 수밖에 없다. 나라말만 병들고 나라만 약해질 뿐이다. 나라말과 겨레 얼과 교육을 망치는 교육부 공무원들에게 주는 월급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부가 있는 한 앞으로 다할 거로 보인다. 차라리 교육부는 없애고, 학교장들과 학부모들이 알아서 교육을 하게 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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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12/29 [14:18] 최종편집: ⓒ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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