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말글 지키기 다짐글

한글빛 2010. 1. 13. 16:48

한말글 지키기 다짐글

 

“한말글을 지키고 빛내어 겨레와 나라를 살리자!”

“모이자! 뭉치자! 지키자! 빛내자!”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우리가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긴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리고 그 일제강점기에 우리는 나라만 빼앗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도 빼앗겼습니다. 그때 주시경 선생과 제자들은 우리말과 한글을 지켜 나라를 되찾으려고 애썼으나 뜻을 온전히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겨레의 외침은 마침내 하늘에 닿아, 우리는 1945년 8월에 광복을 맞았고, 말과 글자를 되찾았습니다. 마땅히 일본말과 일본글이 이 땅에서 쫓겨났고, 오랜 세월 이 땅의 양반 사회와 지식 계급의 전용 문자였던 한자마저도 서서히 빛을 잃어갔습니다. 그래서 역사 이래 처음으로 우리 겨레는 우리말과 우리글로써 말글살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더욱이 겨레 글자인 한글은 세계인들이 그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창제자인 세종대왕까지도 더불어 세계적인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쁜 일입니까?

 

아! 그러나 최근 우리는 이 나라 이 사회가 크게 잘못되고 있음을 봅니다. 남의 말과 글자를 내쫓고 진정한 우리 말글을 되찾은 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영어가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관공서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심지어 우리 안방에서까지 우리 말글보다 영어가 더욱 대접을 받고 판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영어에 얼이 빠진 사람들이 설칩니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언론이 온통 영어 섬기기에 눈이 멀어서 영어 쓰기를 부추깁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까지도 영어 교육에는 수천억 원을 쓰면서 우리말 교육에는 수백억 원 쓰기도 아까워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우리말로 된 상호와 간판을 버리고 영어 이름을 쓰고 영어 간판을 답니다. 대학은 우리 국어와 국사까지도 영어로 가르치겠다고 합니다. 초등학생까지도 영어를 과외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레말이 다시 죽어가고 겨레 얼이 빠지고 있습니다.

 

우리말이 영어에, 우리 한글이 로마자에 밀려 또다시 빛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다간 머지않아 백 년 전 일본제국에 총 한방 쏴 보지도 못한 채 나라를 내어준 치욕스런 역사를 되풀이할까 걱정됩니다. 세종대왕님과 우리 말글을 지키고 닦은 선열들께서 “한말글을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고 호통을 치시는 듯합니다.

 

우리 한말글 지킴이들은 이런 위기를 더는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다시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이 땅의 어린 백성을 위해 우리 글자를 만드신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과 망국의 시기에 조선어학회를 열어 한글날을 정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었던 선각자들의 우리 말글 사랑 활동과, 타자기를 만들고 한글 기계화를 이루어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든 과학자의 지혜와, 한자 굴레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해 준 한글학자와 한글운동가들의 지난 60년의 투쟁 전통을 이어받은 한말글 지킴이들입니다.

 

한말글 지킴이 여러분, 우리 다시 모입시다. 그리고 뭉칩시다. 그래서 우리 한말글을 지키고 빛내어서 겨레와 나라를 살립시다. 같은 말글을 쓰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평화통일도 이루고, 그때 세계 으뜸가는 문화강국이 되어 세계 문화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듭시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지 한 세기가 되는 2010년 새해에, 우리 함께 다음과 같은 일들을 펴나가기로 다짐하고 약속합니다.

 

하나. 영어 섬기기와 지나친 영어 교육 바람을 잠재우는 데 힘쓴다.

둘.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세계인이 찾는 문화 잔칫날로 만든다.

셋. 세종대왕 나신 곳을 겨레의 자주 문화 성지로 만든다.

넷. 한글문화관을 잘 지어 세계 언어문자 발전 중심지로 만든다.

다섯. 한국어와 한글을 나라 밖에 널리 펴는 일을 힘차게 펼친다.

 

2010년 1월 16일

 

한글단체와 정부, 국회, 기업, 언론, 여러 사회문화 단체로 뭉친

한말글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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