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글문화관 건립안에 대한 내 의견

한글빛 2010. 1. 28. 05:08

 

한글문화관 구상안에 대한 추진회의 의견

 

이대로 한글문화관건립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

 

한국관광연구원에서 ‘한글문화관 건립 구상안’이 만들어지고 그 안을 기초로 시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추진위원회는 건립 터도 한글 탄생과 발전 역사와 관계가 깊은 경북궁 광화문 주위에 정하길 간절히 바라고 강조했으나 정부와 서울시는 들어주지 못하거나 안했고, 터가 넓은 용산 공원으로 정할 때 건축 규모를 늘려주길 요구했으나 이 또한 뜻대로 안 되고 오히려 줄었다. 추진위원들은 안타깝고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욱이 이 추진위원회를 해산하려고 하니 더욱 그렇다. 이왕에 건립하는 한글문화관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진회의 의견을 모아 간단히 밝히니 건축이나 내부설계, 그 안에 채울 내용물 배치와 설계의 기준을 정할 때 꼭 참고하길 바란다.

 

1. 건축에 대한 의견

건물은 말할 거 없고 그 정문부터 한국다운 건축양식에 한글 냄새가 풍겨야 한다. 현 중앙박물관 건물은 성냥갑을 쌓아 논 서양식, 네모꼴 아파트와는 어울리지만 우리다운 멋이 풍기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다. 정문 모양을 한글자모 ㅎ 이나 ㅅ 같은 모양을 본 따서 세우거나 건물 벽이나 안팎에도 한글 훈민정음 28자 자모를 설치하거나 건물 밖에 세계 문자조각공원을 만들면 좋겠다. 중국 문자박물관이 중국다운 분위기를 살렸고 북경 역의 지붕에 중국 기와집 양식으로 탑을 만든 것을 보면서 몸체는 서양식 건물이지만 중국다운 느낌을 주었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다운 건축이어야 세계인이 찾아오고 흥미를 느낄 것이다. 그래서 건축물 자체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휴게실은 건물 꼭대기에 팔각정 모형으로 전망대를 겸해서 만들면 좋겠다.

 

2. 전체 공간구성에 관한 의견

현 건축 규모가 본래 한글문화관을 만들 때 구상한 전시관, 체험관, 상품 산업관, 교육숙박시설 들을 모두 넣기에 턱없이 작다. 규모가 작으니 모두 담아서 잡화점처럼 보이게 하기보다는 한글의 우수성과 그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체험관을 본 계획안보다 더 넓히고 다른 시설은 최소한으로 줄이면 좋겠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특징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고 하나라도 제대로 갖추자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어 교육과 그 숙박시설은 제2문화관을 다른 곳에 지어도 될 것이다. 돈이 없어 규모를 늘릴 수 없다면 공간 구성이라도 알차고 멋있게 꾸며주길 강력하게 요구한다.

 

3. 전시관 짜임에 관한 의견

상설 전시실은 한글실과 세계문자실로 구분해 꾸리는데 다른 나라의 문자와 비교해서 한글이 어떻게 훌륭하고 다른지 보여주어야 한다. 한글실은 우리 국민은 말할 거 없고 외국인에게도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 그 발전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계하길 바란다. 전시도 유물을 보여주는 거로 그치지 말고 창제과정과 그 수난사 들을 최신 영상 자료로 보여주어 관람객이 흥미를 느끼게 하고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우수성과 예술성을 나타나도록 꾸미길 바란다. 한글은 옛 유물이나 유적이 많지 않다. 그러나 그 창제 정신과 원리, 창제 목적엔 철학, 과학, 민주와 홍익인간 정신 등 세계 우뚝 설 이야기가 많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어떻게 만들었고 어떻게 널리 쓰게 하려고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책과 함께 보여주기 전에 그 이야기를 먼저 영상이나 녹음으로 보고 실물을 보게 하면 더 좋을 것이다. 한글문화관은 유물전시에 치중하는 박물관이어서는 그 빛이 안 난다. 한글이 창제와 근거가 불확실하고 관련이 없는 가림토 문자, 일본 신대문자 들을 거론해서도 안 된다.

 

한글 역사실에 한글 수난사와 한글을 빛낸 인물과 한글 정보화 기계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글이 오늘처럼 쓰이게 된 것은 가만히 앉아서 된 게 아니다. 한글을 지키고 빛내는 데 목숨까지 바친 분들이 있고, 일생동안 투쟁한 사람도 많다. 한글 기계화와 정보화는 한글 창제와 한글 갈고 닦은 일 못지않게 한글의 우수성이 증명하고 오늘날 정보통신 강국으로 만든 중대한 일이다. 최첨단 정보통신 시술과 시설로 세계인이 그 훌륭함에 깜짝 놀라게 꾸며야 한다. 그리고 그 활용과 발전, 새문화 창조력을 키우게 해주어야 한다. 한국인은 한글의 임자로서 자신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세계 문화를 이끌 의욕이 생기도록 꾸며야 한다.

 

4. 체험관과 산업관에 관한 의견

한글은 태어나고 500년이 넘어서야 공문서와 교과서에 쓰기 시작했고,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애와 같다. 한글은 앞으로 끝없이 발전하고 빛날 가능성이 있는 글자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돈이 될 수 있고, 예술이 되고, 문화재가 되며 온 인류를 모두 이롭게 할 수 있다. 먼저 외국인들이 얼마나 배우고 쓰기 쉬운지 체험하게 하고, 한국인들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 지 연구하고 체험하게 하자. 한글이 아무리 좋아도 말로만 우수하다고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떻게 쓸 것인지 방법과 길을 찾아야 한다. 사람이나 회사의 이름부터 한글로 짓는 교육과 훈련부터 하자. 한글로 멋있는 글과 노래도 짓게 하자. 이곳 또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발휘된 시설과 내용으로 꾸미자. 한글이 담긴 상품과 한글을 가지고 즐기고 놀 수 있게 꾸미자.

 

5. 여러 시설에 관한 의견

한글문화관의 창문, 휴게실, 의자, 놀이기구와 조그만 생활도구에 이르기까지 한글 모양이나 문양, 그에 바탕을 둔 작품이 되면 좋겠다. 한글이 한국인의 창조물이고 세계 최신 글자이듯이 다른 모든 것들도 한국인의 창조정신에서 나온 최신 시설이어야 한다. 한글은 남의 글자를 본 딴 것도 아니고 빌린 것도 아니다. 우리 토종 글자요 빼어난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점 마음에 새기로 눈에 번쩍 뜨이는 시설을 연구하기 바란다.

 

6. 한글문화관 이름에 관한 의견

추진위원회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한글문화관 이름을 공모했다. 그런데 될 수 있으면 이름 또한 우리다운 독특한 이름이면 좋겠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요즘 애칭을 공모한다는 말을 들었다. 왜일까? 우리는 처음부터 누구나 부르고 기억하기 쉬운 우리식 이름이면 좋겠다. 좀 더 멀리 더 넓고 크게 내다 본 이름이어야겠다. 오늘날 사람만 생각하지 말고 수천 년 후손과 인류에게도 칭찬받을 우리식 이름이면 좋겠다. 중국식, 일본식, 미국식 이름은 싫다. 한글이 독창적이듯이 이름도 그처럼 독창적이고 우리다워야 한다. 추진위원회는 ‘한글문화관’이란 가칭이 갑자기 ‘한글박물관’으로 바뀐 거에 대해서도 매우 당황스럽게 생각한다.

 

 마무리 말

세계 으뜸 글자를 만든 조상 못지않게 오늘날 한국인도 머리가 좋고, 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들임을 보여주는 한글문화관이 되길 바란다. 우리의 모든 지혜와 지식과 머리를 모두 모아 뭉쳐서 나타낸 종합문화상징으로 지은 세계 문화명소가 되게 하자. 한국인에겐 자부심과 자신감을 느끼게 하고 온 세계인에게 문화 창조력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으로 만들자. 한 개인이나 정권의 업적이 아닌 온 국민의 지혜를 모아 세계 말글 중심 거점으로 만들어 달라. 5000년 역사에 처음 짓는 우리 글자문화관이고 종합문화궁전이다. 자주하는 일도 아니고, 억만년 후손과 온 인류가 누릴 인류 문화유산을 짓는 것임을 명심하자. 본래 건립 목적과 방향을 벗어나 이랬다저랬다 하지 말고 똑바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