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기기 한글 입력 표준안 '밀실 결정'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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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얼렁뚱땅 엉터리를 표준으로 정해?" 잘못 낀 첫단추를 바로잡지 않으면 계속 일이 꼬일 수 밖에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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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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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전자신문이 보도한 한글공정 소동으로 시작된 이동통신기기 입력방식 표준안 제정이 더욱 복잡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특정 기업의 입력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려고 밀실에서 안을 만들어 12월 2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어정보학회(회장 진용옥)와 한말글문화협회(대표 이대로), 한글문화원(원장 송현)은 정부와 여당의 표준안 제정 절차와 태도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발하는 성명서를 12월 1일 발표했다.
정부 여당이 이 표준안을 만들면서 관련 단체와 전문가 의견을 광범위하게 듣고 좋은 표준안을 만들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기존 기업이 쓰는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정보학회는 성명서에서 “ 지금 사용하는 기업의 천지인이나 나랏글 자판을 복수로 정하려고 하는데 이 두 안은 특허 무효 소송에 걸려 있으며 저작권 침해도 청구할 예정이다. 기업 윤리에도 어긋나며 분쟁의 요소가 있는 방식을 국가 표준으로 정하는 것은 국격을 떨어트리는 일이다. 이 두 방식은 번호자판( alpha numeric key pad) 국제 규격(ITU-T E-161)의 미달로 국제적 호환성이 없다. 이 또한 북한과 중국 방식과도 소통할 수 없어 불편이 많고 문제가 크기 때문에 표준으로 정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이번 문제를 제기한 우리 학회와 중국 조선글정보학회의 의견을 듣거나 토론을 전혀 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다”라고 밝혔다.
한말글문화협회와 한글문화원은 성명서에서 “지난 한 달 동안 한나라당과 정부가 서둘러 만든 안이 지금 쓰고 있는 천지인과 나랏글 방식을 복수나 단수 표준으로 하려고 한다니 기가 막힌다. 더욱이 기업들이 이번 사태에 큰 책임을 지고 국민을 위해서 희생을 하려는 듯이 특허권을 정부에 내놓거나 포기하겠다고 하고서 밀실에서 자신들의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려고 정부 여당과 작당을 한 것 같아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이 중대한 문제는 특정 기업, 일부 학자, 정부 관계자만으로 해결해서는 안 될 일이다. 관련 전문가를 모으고 전 국민의 힘을 모아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앞으로 국내외 모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과 토론을 거친 뒤에 그 바탕에서 한글의 구성 원리와 발전에 가장 좋은 방안을 채택하거나 새 표준안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한 달 동안 이 문제 관련 공무원과 학자들까지도 “ 지금도 잘 쓰고 있는데 왜 국내표준이 필요한가? ”라고 물으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밀실에서 기존 기업들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려는 작업을 한 것 같다. 우리 공무원과 정치인과 학자들이 이런 수준이고 상태니 지금까지 국민과 해외 동포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표준안을 만들지도 못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얼렁뚱땅 엉터리를 표준으로 정해도 되는 줄 알고 있다.
목소리 전화보다 문자전화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상이다. 그런데 같은 식구끼리도 내 전화가 고장이 나거나 전지가 떨어졌을 때 아내나 아들 전화로 급한 용건 전화를 하려고 해도 문자입력 방식이 다르면 사용할 수 없다. 또 내가 전화를 다른 회사 것으로 바꾸면 새로운 입력방식을 배울 때까지 쓰지 못하거나 미룰 수 밖에 없다.
한국과 북쪽, 중국이나 미국하고도 표준이 없으니 서로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도 손전화와 이동통신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수천만명이고 중국이나 북쪽에도 수백만 명이며 점점 늘어날 것이다. 빨리 국내표준과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입출력 방식 통일이 절실하다. 또 외국에 우리 기계를 수출하는 데도 우리가 가장 잘 된 표준을 정해야 한다.
음성인식 컴퓨터나 새로운 기술 발전을 위해서도 제대로 된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 잘못 낀 첫단추를 바로잡지 않으면 계속 일이 꼬일 수 밖에 없다. 이제 한글은 우리만의 글자가 아니다. 이러니 중국 동포들이 제대로 된 표준안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 아닌가.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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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01 [15:33] 최종편집: ⓒ 환타임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