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칼럼]왜 세벌식 자판을 나라표준으로 정해야 하나? | |||
|
--> | |||||||
기계로 글을 쓸 때는 글자판에 있는 한글 낱글자를 누르거나 두드려서 글이 써지게 된다. 그런데 그 글자판에 한글 낱글자를 어떻게 늘어놓고 두드리거나 누르느냐에 따라서 글을 바르고 빠르게 쓸 수 있는 길이 다르다. 이 때 영문 로마자나 한글 낱글자가 쓰여 있는 글자판을 자판이라고 한다. 셈틀(슬기틀)이란 기계로 글을 쓸 때에는 글자판에 있는 글자를 눌러서 셈틀에 입력하면 그 셈틀 속에서 저절로 글자가 만들어져서 셈틀 그림판(모니터)에 보이게 된다. 이 때 글자판은 두벌식과 세벌식 자판이 있다. 옛날 타자기에서는 네벌식과 다섯벌식 자판도 있었으나 지금은 두벌식과 세벌식이 있다.
그럼 한글 두벌식 자판은 영문을 적는 로마자처럼 홀소리(모음)와 닿소리(자음)로 말을 만들고 대문자와 소문자 두벌로 나누어 낱글자를 늘어놓은 두벌식 글자판이다. 세벌식은 한글이 첫소리(초성), 가운데 소리(중성), 끝소리(종성)가 어우러져서 한 글자가 이루어지는 한글 창제 원리를 따라서 세벌로 나누어 낱글자를 늘어놓은 글자판이다. ‘한’이란 글자가 ‘ㅎ’ 과 ‘ㅏ’ 와 받침 ‘ㄴ’ 이 조합해서 글자가 되는 것처럼 밭침으로 쓰이는 낱글자(닿소리)를 따로 늘어놓은 글자판이다. 두벌식은 우리식이 아닌 영문을 쓰는 서양식이고 세벌식은 한글 만든 원리와 특징을 살린 우리식이다.
그럼 한글 기계 발전 발자취를 보자. 일제 강점기 때에 처음 한글 타자기가 나왔는데 다섯벌식이었다. 그러나 한글이 쓰이긴 하지만 너무 느리고 불편해서 쓰이지 안했다. 그리고 광복 뒤 미국 군정 때 안과 의사인 공병우님이 세벌식 타자기를 만들었는데 매우 편리해서 6.25 전쟁 때 그 훌륭함을 인정받았다. 그래서 60년대엔 정부기관은 말할 것이 없고, 많은 사람이 그 타자기를 썼다. 한글 기계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글타자기 학원도 생기고 돈벌이가 되니 1969년에 권력을 등에 업은 이들이 네벌식 타자기를 나라 표준으로 정해서 세벌식을 못 쓰게 한다.
그러나 네벌식은 두벌식보다도 너무 불편하고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1980년대 셈틀시대가 열릴 때 셈틀 자판을 두벌식으로 표준을 정하면서 타자기 자판 표준도 두벌식으로 바꾼다. 셈틀(컴퓨터)은 타자기와 다르게 한글이 나오는 방식에 코드란 것이 있는데 그 한글코드 표준을 완성형으로 정한다. 완성형은 한자처럼 글자를 만들어 저장해서 쓰는 방식이다. 그것도 2350자만 쓰게 만든 것이다. 그러니 오늘날 쓰는 한글 24자로 11172자를 만들어 쓸 수 있으며 늘 3000자 정도를 쓰는데 ‘똠방각하’라고 할 때 ‘똠’자를 쓸 수 없는 일이 생긴다. 셈틀과 한글 장점과 특징을 살리지 못한 방식이다. 거기다가 "가마"라는 글자를 두벌식으로 쓰면, "감"이 나왔다가 다음 중성인 "ㅏ"를 칠 때 "감"에서 "ㅁ"이 떨어져서 다음 음절이 "마"가 되어버리는 웃기는 도깨비불 현상이 나타난다. 세벌식 자판과 조합형 코드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일이다. 한글 창제 원리를 따른 세벌식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1900년 대 초에 자판과 코드 표준이 잘못되었으니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들고 일어난다. 그러나 정부와 전문가란 이들은 이 잘못된 자판과 코드 표준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병우박사와 한글운동가들은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세벌식 자판과 조합형 코드를 표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글을 두벌식 자판을 쓰지 않고 세벌식을 쓴다. 나도 20년 전부터 세벌식을 쓰는데 참 좋다. 겹홀소리(ㅐㅒㅔㅖㅘㅙㅚㅟ ㅞㅝ ㅢ)와 겹닿소리(ㄲㄸㅃㅆㅉㄵㄶㄺㄻㄼㅀㄽㅄ)까지 한글 초성 19자, 중성 21자, 종성 27자를 합한 67자의 낱글자를 한글 창제 원리를 따라 조합하면 11172자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조합형 방식을 표준으로 정하지 않고 셈틀과 어울리지 않는 한자식으로 표준을 정한 것은 못난 바보짓이고 천벌을 받을 죄악이다.
그런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사가 이들을 구원해준다. 현대 한글 11172자를 다 쓸 수 있는 확장완성형을 만들어 준 것이다. 그리고 2006년 옛 한글 500여자를 추가해 유니코드란 것을 만들어 오늘날 한글은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다. 두벌식을 살려준 것이다. 그러니 잘못된 표준을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잠잠해졌다. 더욱이 거의 모든 사람이 두벌식 자판이 표준이 된 뒤에 그에 길들었기에 세벌식을 표준으로 바꾸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새소리, 바람소리와 모든 나라의 말을 적을 수 있는 우리 글자를 만들어주었으니 오늘날 셈틀로도 모든 소리와 외국말을 적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날 쓰지 않는 옛 글자 ㆆ(여린히읗), ㆁ(옛이응), ㅿ(반시옷), ㆍ(아래아)와 ㅸ(순경음)들을 써서 외국 발음도 모두 적을 수 있게 하자고 한다. 이렇게 되면 수십만 글자를 조합할 수 있어 진짜 모든 소리와 외국말도 다 표기할 수 있으며 이 문제는 세벌식 조합형 코드를 표준으로 정하면 모두 해결된다. 그래서 ‘’ 같은 옛글도 쓸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발전하는 데 두벌식 자판과 완성형 코드는 으뜸 소리글자인 한글 능력을 100% 다 나타낼 수 없어 외국말을 다 적을 수 없고, 음성인식 셈틀이나 자동통번역기와 다른 정보통신 기계 개발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한글 입력과 출력 방식 표준을 잘못 정해서 한글의 장점과 특징을 살리지 못해 정보통신 강국, 선진국이 되어 잘 살 수 있는 길을 가로 막고 있다. 개인과 한 회사 이익 때문에 온 국민과 나라가 돈방석에 앉을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두벌식 자판과 완성형 코드를 표준으로 정한 것은 한글 발전을 막는 죄악이고 민족 반역행위다. 지난날 이 표준 결정에 참여한 관리와 학자와 전문가를 사죄하고 세벌식 자판과 조합형 코드로 표준을 정해서 세계 모든 한글 쓰는 이들이 통하게 하라.
그래서 세종대왕께서 말씀하신대로 바람소리와 모든 나라의 말소리도 적을 수 있도록 해주고 누구나 널리 쉽게 배우고 쓰게 해주기 바란다. 셈틀로 말글살이를 하고 정보통신을 하는 것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이제라도 잘못낀 첫 단추(두벌식 자판 표준)를 바로 끼워야 앞으로 수천 년, 수천억 사람들이 불편을 격지 않고 한글이 더욱 빛난다. 그래야 한글이 온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할 수 있다.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러분 고맙습니다. 서명 1차 목표가 넘었으나 계속 하겠습니다. (0) | 2012.02.12 |
---|---|
스스로 겨레말을 버리는 법을 만들려는 국회의원들 (0) | 2012.02.07 |
제가 발표한 한국어정보학회 학술 모임 움직그림 (0) | 2012.01.26 |
김근태님 영전에 '한글을 빛낸 별'이란 칭호를 바칩니다. (0) | 2012.01.05 |
전병헌 의원님, 고맙습니다. (0) | 2011.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