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교육신문 www.newsedu.kr] 지난 2012년 5월 4일 오후 5시에 덕수궁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단체 대표들이 세종대왕 동상 이전식을 했다. 5월 7일에 철거를 시작해서 홍릉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긴다. 나는 이 동상을 처음 세웠던 1968년 한글날부터 지금까지 한글날마다 이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한글사랑 뜻벗들과 우리 말글독립을 외치고 다짐했기에 남다른 느낌에 이날 아쉬움이 컸다. 이 세종대왕 동상은 근대 한글 자주문화창조와 산업시대를 여는 상징물로서 그 역사의 의미와 가치가 매우 크다. 그래서 이 동상 자체가 역사요 문화재인데 덕수궁 복원이란 명분으로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한다. 그러면 그 가치와 의미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덕수중 복원이란 말로 한 역사를 파괴하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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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한글날에 전국국어운동대학생회 회원들이 꽃 받히기 행사를 하고 찍은 사진. 맨 오른쪽 끝 서있는 이가 글쓴이 이대로, 아래쪽 두 번째 앉은 이가 서울대 국어운동대학생회 초대 회장 이봉원, |
이 세종대왕 동상은 광화문 네거리에 세운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1968년 박정희 대통령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정신을 본받고 이어서 힘세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세운 것이다. 그 때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이 보고 두 분을 섬기고 되새기라고 광화문 앞과 덕수궁에 세웠으나 그 두 곳이 두 분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오래 전부터 옮겨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세종대왕은 경복궁에서 일을 했고, 이순신 장군은 중구 충무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05년 문화재청이 박정희 대통령이 지은 광화문을 헐고 거기 걸린 한글 현판을 뗀다고 할 때부터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도 철거해야한다는 말이 많았다. 그렇게 되면 여주시가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두 노무현 정부 때 박정희 흔적을 지우려는 의도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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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전국국어운동대학생회 회원과 졸업생들이 모여 꽃 받히기 행사를 하고 찍은 사진. |
그러나 이 두 동상은 지난 44년 동안 우리 문화재로서 그 몫을 단단히 했다. 마치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이 살아있는 선조인 것처럼 우리 마음과 삶에 큰 가르침을 주었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글전용 정책을 펴게 한 전국국어운동대학생회는 1968년 한글날부터 그 곳에 모여 정부와 국민에게 “한글사랑과 한글전용”을 건의하고 호소했으며 우리 말글 독립을 다짐했다. 23년 동안 그러다가 정부가 1990년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면서 일터에 나가야 하기에 그 곳에서 모이지 못했다. 그리고 대신 한글단체 대표들이 한글날에 세종대왕 동상에 꽃 바치기 행사를 하고 한글사랑 정신을 이어왔다.
국어운동학생회 회원과 졸업생들은 결혼한 뒤에 아들딸도 데리고 세종대왕 동상 앞에 모여 우리 말글운동을 계획하고 다짐하고 반성을 했었다. 지난 반세기 이 세종대왕 동상은 한글운동 구심점이었고 치열한 한자파와 싸움 표상이었다. 그 뒤 온 나라 곳곳에 있는 학교에도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세우고 나라사랑, 겨레사랑, 한글사랑을 가르치고 되새겼다. 왜 경복궁이나 한산도가 아닌 곳이 이 두 동상을 세웠느냐고 따지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두어도, 그 역사 유물로 괜찮다고 봤지만 복원이란 이름으로 역사와 문화를 파괴하는 문화재 전문가란 이들과 정치세력이 자꾸 철거를 말하고 있었다. 사이비 문화재 전문가들이 한글과 세종정신으로 잘 살게 해주니 그 돈으로 역사 흔적 지우기에 바쁘다. 나는 만약에 이 동상이 옮기게 되면 용산에 짓고 있는 한글박물관이 다 되면 그 곳으로 옮겨 한글발전 역사와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싶었으나 이번에 홍릉 세종대왕 기념관으로 옮긴다고 해서 매우 섭섭하다. 그 역사와 정신이 퇴색하고 의미와 가치가 줄게 될 것으로 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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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5월 4일 덕수궁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글단체 대표들이 모여 동상 이전식을 했다. 이 사진이 덕수궁에서 찍는 마지막 사진이 될 것이다. |
지난날 우리가 힘이 없어 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6.25란 동족 전쟁이 일어나 경복궁이고 덕수궁이고 거의 모든 문화재가 불타거나 폐허가 되었다. 이제 한글로 온 국민이 똑똑해지고 잘 사는 나라가 되어 그 폐허가 된 문화재들을 단장했다. 그런 세상을 만들게 해 준 역사 흔적을 문화재 복원이란 이름으로 허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전문가란 이들, 그리고 박정희 반대 정치 세력의 안목이 한심하다. 그 자리에 지난 역사와 그 동상의 가치와 의미라도 쓴 조그만 표지석이라도 만들어 놓기 바란다.
문화재청은 왜 조선시대 고궁은 말할 거 없고 우리 문화재가 헐리고 외국 침략 세력에 빼앗겼는지 똑바로 알기 바란다. 우리 힘이 없고, 자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정신을 본받고 이어받아 이만큼 잘사는 나라를 만들었다. 이제라도 얼빠진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 업적과 정신을 제대로 본받아 정치를 잘하고 튼튼한 나라를 만들기 바란다. 또 새로운 문화재 창조에도 눈길을 주기 바란다.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