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국회 보람 글씨 ‘國’자 떼고 ‘국회’로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4월 16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보람에 쓰인 한자 ‘國’자를 버리고 ‘국회’로 바꾸는 “국회기 및 국회배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킨다. 이제 국회본회의장과 정문, 국회 깃발에 쓰인 한자도 한글로 바꿀 것이다. 지난해 한글날을 앞두고 국회의장석에 있는 ‘議長’이란 한자 이름패를 ‘의장’이라고 한글로 바꾼 일과 함께 19대 국회가 대한민국 국회 모습을 갖춘 일로서 아주 잘한 일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글 국회로 바꾸려고 애쓴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다. 그리고 이렇게 한글로 바꾸도록 힘쓴 여러 국회의원들과 한글단체 여러분들이 고맙다. 이제 정치도 잘 해서 나라를 빛내주기 바란다.
왼쪽은 한자로 된 국회 상징 보람, 오른쪽은 이번에 새로 한글로 만든 국회 상징 보람.
지난날 행정부와 사법부는 그 상징 보람이 우리 글자인 한글이었는데 입법부인 국회만 한자였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스런 일이었다. 그래서 국민과 한글단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글로 바꾸라고 국회의장에게 건의도 하고 항의 방문도 했다. 나는 41년 전인 1973년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으로서 국회의원 보람(배지)을 한글로 바꾸라고 진정서를 낸 일이 있고 그 뒤 지금까지 한글단체 대표들과 함께 새 국회가 열 때마다 국회의원 이름패와 함께 국회 상징 보람을 한글로 바꾸라고 문서로 건의를 하다가 14대 국회 때부터는 국회에 찾아가서 그 운동을 끈질기게 했었기에 오늘 남다른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나는 1967년 대학생 때에 국어운동대학생회를 만들고 한글전용운동을 열심히 해서 박정희 정부가 1970년부터 한글전용 정책을 강력하게 펴도록 했었다. 그래서 1968년에 새로 지은 광화문 현판도 한글로 달게 되었으며 국회의원 이름패도 한글로 바꾸고, 국회 상징 보람도 1971년에 한글 ‘국’자로 바꾸었다. 그런데 1972년 김종필, 민관식 같은 친일 정치인들이 왜정 때 경성제국대학을 나오고 일본식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이희승, 이숭녕 교수들과 함께 한글만 쓰기를 방해해서 국회의원 보람도 다시 한자로 바뀐 것이다.
이 사진은 글쓴이가 1973년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장(그 때 호적 이름 이택로)일 때에 국회의원 보람(배지)을 한글로 다시 바꾸라고 국회에 낸 진정서의 답변서다. 이때부터 나는 41년 동안 끈질기게 이 운동을 해서 드디어 다시 한글로 바꾸었다. 내가 중심을 잡고 앞장서서 22년 만에 한글날 공휴일을 되찾은 일과 함께 이 일도 큰 기쁨이고 자랑이다.
나는 18대 국회 때엔 국회가 국회 본청 옆에 한옥으로 새로 짓는 영빈관 문패를 한자로 ‘允中齋’라고 달겠다고 해서 한글로 ‘사랑재’라고 달게 한 일도 있다. 그리고 19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노회찬 의원 소개로 강창희 국회의장을 만나 한자로 된 국회 상징 보람(國)과 국회의장석 이름패(議長)를 한글로 바꿀 것을 건의 했으며, 박병석 부의장이 그 개정안을 제출했고, 신기남의원이 빨리 국회의원 보람을 한글로 바꾸라는 5분 발언을 했다. 그리고 한글단체 대표들은 다시 민주당 전병헌 원내 대표를 만나서 그 일을 빨리 처리해달라고 건의했고 약속을 받았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많은 한글단체 분들과 국회의원들께서 애써서 오늘부터 한글로 된 국회 상징 보람을 달게 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김세연, 김광림, 서청원, 김무성, 이완구, 이재영, 김승남, 유일호, 김우남 김영주, 유승민, 주영순, 이헌승,서상기, 윤명희, 장윤석, 하태경 의원들은 한자 이름패를 고집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지금까지 국회가 비정상 모습이었다. 이제 정상 모습인 한글 보람으로 바꾸었으니 정치도 잘해서 국민들의 사랑과 믿음을 듬뿍 받는 국회가 되기 바란다. 아울러 일본 법률 용어와 말투로 된 우리 법률 문장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좋겠다.
2012년 노회찬 의원과 한글단체 대표들이 국회의장에게 ‘국회 보람’을 한글로 바꾸라는 청원서를 전달하고 국회 정론관에서 촉구 기자회견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