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문학인 여러분, 우리말을 지키고 살려주세요.

한글빛 2015. 2. 22. 10:20

‎[문학인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주세요.

이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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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천 수백 년 동안 우리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중국 한자를 빌려서 글을 썼습니다. 천 수백 년 동안 우리가 한문을 썼으니 우리 선조도 한문으로 좋은 글을 많이 썼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가 아무리 잘 쓴 글도 중국인이 쓴 글보다 못해 보이고 빛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이 한문으로 쓴 문학 작품은 모두 중국 문학의 곁가지였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자주문화가 꽃필 수 없었습니다. 2천 년 전에 중국의 공자나 맹자가 쓴 책이나 천 수백 년 전에 중국의 두보나 소동파가 쓴 글을 지금도 우리가 우러러보고 읽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머리가 나쁘거나 못난 것도 아닙니다. 우리 마음속에 중화사상을 섬기는 찌꺼기가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 것보다 힘센 나라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교육 방송에서도 우리 선조가 쓴 한문을 공부하지 않고 중국인들이 쓴 한문은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똑 같은 우리 국산품이나 아파트에도 영어 상표를 달면 더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꼴을 보면 우리 스스로가 밉고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우리 글자가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말을 가장 적기 좋은 우리 한글입니다. 이제 우리말을 우리 글자인 한글로 좋은 글을 많이 써서 우리 말꽃을 피울 때가 되었습니다. 세계 으뜸 글자로 왜 우리가 으뜸 문학 작품을 못 씁니까! 우리 말글로 좋은 글을 써서 국민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고 얼 찬 국민, 줏대 있는 나라로 만들어주면 고맙겠습니다.

한 나라가 바로 서려면 그 나라 말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 나라말이 바로 서려면 그 말을 적는 글자가 있어야 하고, 그 글자는 그 말을 적기에 편하고 쉬워야 합니다. 또 한 나라가 튼튼하려면 그 나라 얼이 튼튼해야 합니다. 그 나라 얼은 그 나라말이 바로 설 때 튼튼해집니다. 그런데 우리 겨레는 지난 천 수백 년 동안 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중국 한자를 빌려서 썼습니다. 중국 한자로 공문서도 쓰고, 중국 한문으로 교육을 했습니다. 그러니 나라말이 바로 서지 못해서 나라 얼도 튼튼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 한자를 쓰는 중국에 끌려 다니고 눌려 살았으며, 지난 100년 전에는 일본제국에 나라를 빼앗기기도 했습니다.

이제 세종대왕과 한글 덕으로 우리도 우리 문화를 꽃피우고 떳떳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45년 전만 해도 책방이나 도서관에도 우리 말글로 쓴 책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이광수가 쓴 무정, 유정, 사랑 같은 소설과 김소월과 한용운이 쓴 시들은 우리 말글로 써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 밖에 우리 말글로 된 전문 서적과 문학작품이 드물었습니다. 우리 말글이 있는 데도 잘 쓰지 않고, 우리 말글로 쓴 글과 책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보고 저는 45년 전 대학생 때에 국어운동대학생회를 조직하고 지금까지 한글 살려 쓰기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글이 훌륭하고 또 많은 분들이 애써서 이제 책방이나 도서관에 가면 우리 말글로 된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될 정도로 똑똑해지고 글을 잘 씁니다. 이렇게 된 것은 우연스런 일이 아닙니다. 100년 전부터 선각자 주시경과 그 제자들이 한글학회를 만들고 한글과 우리말을 지키고 갈고 닦았기 때문입니다. 일제 때 한글날을 만들고, 한글맞춤법과 표준말을 정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든다고 일제에 끌려가 목숨까지 빼앗겼기 면서 애쓴 덕입니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광복 뒤 우리 말글로 공문서도 쓰고 교과서도 만들지 못하고, 한문이나 일본 말글을 썼을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입니다. 대한민국 시대에도 한글학회는 여러 한글사랑 모임과 함께 일본식 한자혼용 주장자들과 피나게 싸워 한글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글이 독립하고, 우리 말글로 국민 수준이 높아져서 민주주의도, 경제 발전도 빨리해 선진국 문턱까지 왔는데 이제 미국말을 섬기고 미국말로 공문서도 쓰고 교육을 하자고 합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글로 소설을 쓰는 이가 어려서부터 영어를 가르치자고 하고, 소설가 협회장이 한글로 소설을 쓰면 많이 팔리지 않으니 영어로 소설을 쓰고 영어를 우리 공용어로 하자고 앞장을 섰습니다. 나는 그 때 방송 토론에 나가서 그 분과 국민들에게 그러면 나라가 망한다고 소리쳤습니다. 진짜 그 얼마 뒤 얼빠진 나라가 되어 이른바 아이엠에프 사건이 일어나 국제통화기금의 경제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문학인 여러분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말을 살리고 빛내주세요. 우리말이 영어에 밀려 죽어가고 얼빠진 국민이 늘어납니다. 우리 말꽃이 피려다가 시들고 있습니다. 제발 한자나 영어를 문학 작품에 섞어 쓰지 마시고, 쉬운 우리 말글로 좋은 글을 써주세요. 외국 말투, 일본말 찌꺼기가 우리글에 섞이지 않게 해주세요. 영어로 회사 이름을 짓고, 가게 간판을 달지 말자고 해주세요. 소설가협회와 문학인협회가 우리 말글을 짓밟는 일에 앞장서서는 안 됩니다. 지금 우리 말글이 어렵습니다. 한글단체와 함께 우리 말글을 지키고 빛낼 일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직도 중국 한자를 하늘처럼 받들며 쓰자고 우리 국력을 낭비하게 하는 자들이 있고, 미국말을 우리 공용어로 하자는 이들이 판치고 있습니다. 이제 한자로부터 해방되려니 영어 식민지가 되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말글로 쓴 문학 작품은 헌신짝이 됩니다. 영어로 글을 아무리 써 봤자 지난날 중국 논어 맹자에 눌리듯이 섹스피어 작품에 가려 빛을 못 보게 됩니다. 그런 꼴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선 안 됩니다. 지금 우리 말글이 한문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는데 다시 영어 노예가 되면 안 됩니다.

지금 저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 생가 터를 찾아 민족문화 성지로 만들고, 일제 강점기에 한글을 지키고 갈고 닦다가 목숨까지 빼앗긴 조선어학회 순국선열 추모탑도 세우고, 한글박물관도 잘 세우고, 국경일이 된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문인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달고, 광화문 일대를 한글문화관광지로 만들어 외국인에게 자랑하면서 돈도 벌자고 외치고 있습니다. 한글로 세계 으뜸 정보통신기계도 만들어 정보통신 강국이 되고, 세계 으뜸 글자인 한글로 좋은 글을 써서 노벨상도 받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문학인 여러분이 도와주시고 앞장서 주시면 모두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문학인 여러분께 엎드려 큰절 드립니다.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초대 회장 지냄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우리 말글 독립운동 발자취」지음 (2008년, 지식산업사)
출처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글쓴이 : 이대로 원글보기
메모 : 한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