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 만들기는 얼빠진 이들이 하는 정책추진
"영어마을 사업 중단"하자는 교육부총리 발언이 옳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이대로
며칠 전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건물만 좋다고 영어실력이 향상되는 게 아니라며 그 돈으로 차라리 학교에 원어민 교사 채용을 늘려야한다. 영어마을 사업을 중단해야한다."는 발언 보도가 나온 뒤에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영어마을을 적극 벤치마킹하자는 보고서까지 내놓았던 교육부가 지방선거를 의식해 입장을 바꿨다"며 비판했고,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 원장인 체프리존스라는 미국인은 한 방송에서 "김 부총리 발언은 영어마을 사업에 찬물 끼얹는 일"이라고 김 부총리를 비판하는 등 '영어마을' 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나는 평소 지방자치단체가 수백 억, 수천억 원을 들여서 영어마을을 만들고 있는 것을 얼빠진 짓이라고 생각했고,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영어교육 5개년 계획'에 영어마을 만들기에 힘쓰겠다."는 정책을 넣은 것을 보면서 한심한 정책이라고 비판한 일이 있다. 그런데 요즘 이 영어마을 만들고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부, 미국인이 서로 물고 뜯는 꼴을 보면서 속된 말로 '웃기는 짬뽕'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올랐다.
경기도와 서울시는 영어마을을 만든 것을 큰 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 같다. 더욱이 그 지방자치단체장은 그 게 대통령을 할 만한 자격을 증명하는 업적으로까지 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자들이다. 제프리존스라는 미국인은 "영어마을을 통한 교육으로 기러기 아빠나 엄청난 유학비용 등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해 영어마을 원장을 맡게 됐다."며 김 교육부총리가 영어마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일반인도 영어마을이 조기유학을 줄일 좋은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 조기교육과 함께 영어마을 만들기는 영어열병을 더욱 부채질해서 나라와 개인 살림을 기울게 하고, 사교육비를 늘게 만들고 나랏말 교육과 다른 교육을 힘들게 하고, 우리말을 흔들리게 만들어 우리 얼을 약하게 만드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다. 엄청난 세금을 들인 것에 비해 그 효과가 적고 부작용만 크게 만드는 어리석은 정책이다. 영어 조기교육부터 시작해서 얼빠진 정책이 해외 조기유학을 불러왔고 거기서 영어마을이란 못된 뿔이 엉덩이에 나온 것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지난달 31일 "영어마을 하나 만드는 데 2000억~3000억 원이 들고 운영에도 매년 비슷한 돈이 들어가는데 이는 도내 각 학교에 1억 원 이상 지원할 수 있는 규모"라며 "각 학교에 1억 원씩 지원하면 원어민 교사 3명을 채용할 수 있고,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원어민 교사가 더 효과적"이라며 영어마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옳은 말이고 좋은 생각이다. 다만 영어 조기교육을 시행해서 영어 열병을 일으킨 교육부가 "병 주고 약 준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지만 말이다. 또 그 발언에 대해 비판이 일자 "김 부총리의 발언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도 검토돼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는 교육부가 답답하지만 말이다.
개인 살림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라살림은 한정된 돈을 가장 값있고 효과 있게 써야 한다. 제한된 돈을 최대한 알차게 쓰는 것은 경제 제일 원칙이고 나라살림 제1 원칙이다.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마을 만들고 운영하는 엄청난 돈을 질 높은 영어 선생 양성과 중, 고교 영어 교육환경 개선에 쓰고 공교육 기관인 학교와 정규 교과에서 영어 문제를 해결하면 그 효과가 백 배, 천 배는 낫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마치 교육부총리나 교육청장이라도 된 거처럼 영어 교육에 매달리는 꼴은 본분을 모르고 개인 인기를 노린 얄팍한 정치행위로 보인다. 더욱이 그게 세금 낭비요 나랏말 더럽히는 원천이 되어 겨레를 약하게 만드는 죄악임을 모르면서 대통령까지 꿈꾸니 불쌍하다.
영어마을 원장이나 그 원어민 교사들, 영어학원이나 영어 교재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영어 조기교육과 영어마을 사업을 더 확장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참에 영어마을 만들기뿐만 아니라 조기교육도 당장 중지하고 중, 고교 영어 교사 수준 높이기와 교재, 교육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 영어마을과 영어 조기교육으로 영어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 부작용이 엄청나다. 더욱이 지나친 영어교육열로 가정과 나라와 교육이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 얻는 거보다 잃는 게 더 많고 부작용이 큰 못난 정책임을 다시 밝힌다.
영어마을로 모든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보는가? 영어마을이 생겼다고 유학 갈 사람이 가지 않을 거라고 보는가? 모든 학교와 온 나라를 영어마을로 만들어도 영어 문제 뿐 아니라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 복잡해질 것이다. 영어 교육보다 더 중대한 교육, 국가문제가 많다. 지금 영어에만 그렇게 많은 돈과 시간과 국력을 투자할 때인가? 영어 조기교육으로 시작된 지나친 영어 편식 교육을 당장 그만두라!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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