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한글날 국경일 승격’ 주장에 한나라 의원 반대
14일 행자위, 한글날 국경일 지정 및 공휴일 여부 두고 여야 팽팽한 논란
2005-06-14 15:15 김성곤 (skzero@dailyseop.com)기자
전세계가 그 우수성과 과학성을 인정하는 한글의 창제를 기리는 한글날이 과연 국경일로 격상될 수 있을까?
한글날은 과거 90년 10월 추석연휴 확대와 10월 국경일이 많다는 여론에 밀려 국경일에서 기념일로 축소 운영돼왔다. 이후 한글단체와 문화계 등 전국민적 반발과 함께 한글날 국경일 승격 운동이 벌어졌지만 산업적 마이너스 효과를 주장하는 경제단체 등의 주장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당정간 일부 국경일의 공휴일 제외 검토 움직임이 일면서 한글날의 국경일 승격 움직임은 예상외로 빨라지는 느낌이다.
한글날의 국경일 승격과 관련 14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두고 여야간 열띤 논쟁을 벌였다. 신기남 의원은 제안설명을 통해 “한글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면서 “현행 기념일로 지정된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해 한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어느 나라도 문자 창제를 경축하는 기념일이 없다”면서 “공휴일 숫자가 많다거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한글날의 위상이 축소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경일과 기념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면서 “한글은 해당부처 장관이 조촐하게 기념식을 치를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거국적 행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국경일로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이 자국어 보호를 위해 애쓰는 움직임을 볼 때 세계인이 칭송하는 한글을 소홀이 취급해서는 안된다”면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뿌리를 되찾는 차원에서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은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체토론에 나선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10월은 날씨가 좋아 생산성도 높기 때문에 공휴일이 많아지면 국민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주5일제 근무까지 시행되는 상황해서 과연 한글날을 공휴일로 해야만 한글 위상이 높아지느냐”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신기남 의원은 “현재 공휴일 규정관련 대통령령은 국경일이 되면 자동적으로 공휴일로 되지만 정부에서 일부 국경일 중 공휴일 제외를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일단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고 공휴일 여부는 정부의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준 의원은 “현행 대통령령 하에서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면 반드시 공휴일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글날의 뜻을 기리는 것은 좋지만 생산성 저하로 경제에 미치는 마이너스 효과에 대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맞서 신 의원은 “한글날 국경일 지정은 공휴일 여부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대통령령을 개정, 식목일이나 제헌절 등의 공휴일을 조정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과 관련 두 의원 사이의 논란이 벌어지자, 법안 공동발의자인 노현송 열린우리당 의원이 나서 신기남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노현송 의원은 “세계인이 찬사를 보내는 한글을 우리가 왜 소홀히 하느냐”면서 “국경일 제정 필요성을 우선 따지고 공휴일 여부 논의는 법제처에서 심의 중인 만큼 정부의 판단에 맡기자”고 주장했다. 같은당 조성래 의원도 “민족의 글자를 경축하는 예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만큼 한글날이야말로 국경일이 되어야 할 당위성이 있다”면서 “공휴일 여부와 경제적 비효율성 등은 나중에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동조했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은 “과거 국회에서 구정 공휴일 확대와 관련한 토론도 몇 년에 걸친 논쟁 끝에 결정했다”며 국경일 확대에 대한 어려움을 전하면서 나름대로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고흥길 의원은 “주5일 근무제로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면 3일 연휴가 발생, 수출전략에서 엄청난 손해가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한글의 우수성은 알지만 정치인은 한 가지 가치로만 법안을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국경일이 공휴일이 제외된다면 그 후에는 한글날의 국경일 제정을 반대할 필요가 없다”면서 일부 국경일의 공휴일 제외와 관련한 대통령령 개정 추이를 본 뒤 한글날의 국경일 지정 문제를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신기남 의원은 앞으로 한글문화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모임’을 결성하고 한글날 국경일 승격과 국회 내 한글사용 확대운동 등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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