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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시에서 1993년 한국어학원을 시작으로 (사립)울란바타르 대학교를 세워 15년 동안 한국어 교육과 선교를 펼치고 있는 윤순재 총장을 만나 그의 교육관과 선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1993년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측 파송 선교사로 스스로 몽골행을 택했다. 사회주의70년의 계획경제를 접고 이른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경제’를 시작하는 몽골은 그에게 “기독교가 없는 곳에 기독교 역사를 새로 쓰는 뜻 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며, ‘기독교를 제국주의 앞잡이’로 보는 사회주의사회 기본인식 때문에 몽골에서 선교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종교로 접근하지 않고 진리를 추구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하여 교육을 통한 선교의 길을 택했다. 그리하여 “제국주의처럼 일방 강요가 아니라 몽골문화를 존중하고 몽골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울란바타르대학교는 분명 선교를 목적으로 세운 미션스쿨임은 분명하지만 채플을 비롯한 기독교 활동을 공식으로 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몽골 교육법이 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강요하거나 종교행사를 금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신앙은 강요하거나 논리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며, 좋은 모범을 제시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라는 그의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울란바타르대학에는 12개 학과 2000명의 학생이 있으며, 그중 500명(대학원 50명)이 한국학·한국어학과 학생이다. 또한 울란바타르 대학에는 매년 120명의 학생이 한국학·한국어학과에 입학하고 있다. 몽골에는 20여개 대학에 한국학과가 설치되어 있어, 3000여명이 한글을 비롯한 문화 등을 배우고 있으며 중·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공부하는 학생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한다. 윤순재 총장은 이 같은 몽골의 이른바 ‘한국어 열풍’에 대해 “단순한 ‘한류’가 아닌 한국과 몽골이 국가 대 국가 단위로 진정한 의미에서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란바타르대학의 한국학·한국어학과, 아이티학과, 경영학과 등의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현재 93%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통역은 물론 몽골 공공기관과 은행, 대기업들에서 한국과 교류에 필요한 인력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란바타르대학은 지난 2005년 몽골에서 열린 청년실업 취업박람회에서 취업률이 좋고 영향력 있는 대학 10개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1년 등록금이 330달러인 만큼 한국 학생들의 유학 문의도 꽤 잦은 편이지만 ‘몽골사람 선교’라는 학교 설립목적에 따라 받지 않고 있다. 울란바타르대학이 몽골인들에게 인정받는 이유는 취업이 잘되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울란바타르대학은 몽골어와 몽골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윤 총장은 이에 대해 “외국인이 세운 연세대가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학을 드높이고 있으며, 서울대가 국한문 혼용을 주장할 때 연세대가 오히려 한글전용을 주장하고 실천하였다”고 역설한다. “외국인 관점에서 그 나라의 고유성을 추구하다 보니, 오히려 그 나라의 특징을 발굴하고 지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꿈은 울란바타르대학에 ‘한국센터’를 만드는 것이란다. “한국어 교육은 물론 한국학 등 몽골인이 한국에 대해 알고자 할 때 일반인과 대학생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센터는 아직 준비 단계에 있지만, 몽골의 일본센터는 일본정부의 투자로 다양한 자료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남측 기독교인이라면 식상할 정도의 표어가 되어버린 ‘믿음·소망·사랑’을 교훈으로 삼고 있는 울란바타르대학교. 그러나 윤 총장이 생각하는 믿음·소망·사랑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믿음·소망·사랑을 삶속에서 실천하여, 사람 위에 군림하지 않고 몽골민족 나아가 인류평화를 섬기는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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