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스크랩] 초등학교 한자교육 반대 국회 항의 방문 소식

한글빛 2018. 4. 6. 11:56

불 뿜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반대'투쟁
'반대 범국민위원회', 한자교육 심포지엄 현장 항의 방문
"토론 자리에 한글단체 참여 원천 봉쇄" 질타...규탄대회도 계획
 
최연순
▲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심포지엄 시작 전의 모습. 토론자 선정의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최연순
 
한글 관련단체들이 연대한 '초등학교 한자교육 반대 범국민위원회'(공동위원장 송현 오동춘 김영명, 이하 범국민위원회) 가 반대투쟁을 다각화하고 있다.

범국민위원회는 24일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초등학교 한자 교육의 필요성에 관한 심포지엄'을 주최한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 민주당 김부겸 의원, 한나라당 김세연 의원 등에게 초등학교 한자교육 추진에 대한 항의문을 전달했다.

범국민위원회는 이와함께 심포지엄을 주관한 한국한문교육학회와 한국한자한문교육학회가 토론 자리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한글단체를 배제한 채 한자교육에 긍정적인 한자 관련 단체에게만 참가자격을 부여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결여했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 날 열린 심포지엄은 한자 어휘 학습의 유용성과 초등학교 한자교육 사례 등을 통해 한자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나눌 목적으로 계획됐으나 반대 토론이 원천 봉쇄됐다는 것.

심포지엄 직전에 행사 현장을 찾은 범국민위원회 소속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토론이란 것은 본래 찬반을 나눠 골고루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인데, 한글단체에게는 토론회에 참가할 자격을 막았다"면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추진하기 위해서 한자·한문 관련 단체만을 불러놓고 토론이란 이름만 붙여 구색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 심포지엄 개최 직전에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가 주최측에 항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 최연순

항의방문에 참여한 한글문화연대 고경희 상임대표는 "초등학교에 한자교육을 부활시키는 것은 '시험을 위한 시험'을 늘리는 것"이라면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한글사용을 통해 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한자교육을 강화한다면 한자가 우리 사회의 계층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영미권을 이해하기 위해 영어를 배운다면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어를 배워야지 그들(중국인들)이 이미 버린 글자를 다시 배우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며 "한자 교육을 중단한 뒤로 오히려 한글 표현이 발전하고 소통이 쉬워졌다. 한자교육을 부활시키는 것은 국어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말글문화협회 이  대표는 "'모든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종전대로 상용한자를 제대로 교육하고 일부 이익집단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추진을 중단하라는 것"이라며 "다음엔 항의방문에 그치지 않고 규탄대회에 들어갈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우리 국어는 한자가 70%로 구성돼 있어, 한자는 더이상 외래어가 아니라 우리 국어의 일부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따라서 한글 전용 교육을 고집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인 만큼 초등교육 과정부터 한자 교육 정책을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본인 역시 한글에 대한 애정이 누구 못지않다고 자부한다"며 "그러나 한글사랑과 한글세계화를 한글 전용과 혼돈해서는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이 날 항의문 전달에는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를 비롯 짚신문학회 오동춘 회장, 한글문화연대 고경희 상임대표와 김영명 공동대표,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 한글사랑운동본부 차재경 회장, 우리마당 김기종 대표, 한말글문화협회 김한빛나리 사무처장 등이 함께 나섰다.
 
이에 앞서 이들 한글단체 대표는 지난 1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가 '2009년 교육과정 개편안'에 한자교육을 '범교과 학습 요소'로 넣은 것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내고, 교과부가  산하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원장 김성열)에 비공개 연구하게 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데 대해 항의 방문한 바 있다. [최연순 기자]

 

                                  [초등학교 한자교육 추진에 대한 항의문 전문]

초등학교 한자교육은 나라 망치는 짓이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가 국민과 한글단체 몰래 산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김성열)에 ‘초등학교의 바람직한 한자교육 방안 연구’를 하게 하였고, 그 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교과부는 지난해 12월 23일 ‘2009 개정 교육과정 개편안’에 범교과 학습 요소로 슬그머니 ‘한자교육’ 등을 추가하였다. 그래서 40년 만에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공식으로 가르칠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하더니 2010년 2월 24일에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순형(자유선진당), 김부경(민주당), 김세연(한나라당) 의원 주최, 한문교육단체 주관으로 ‘初等學校 漢字 敎育의 必要性에 관한 심포지엄’을 여는데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반대하는 한글단체는 빼고 찬성하는 한자단체만 모여서 토론을 한다고 한다.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을 멸시하고 한자세상으로 만들려는 태도에 놀라움과 분노를 느끼며 그 잘못을 온 누리에 밝힌다.

1. 한글은 우리말을 옹골차게 담아내는 하나뿐인 나랏글이다. 세종대왕께서 우리 글자인 한글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한문이 우리말과 전혀 다르고 배우기 어려우며 백성의 삶을 도저히 담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고, 온 백성이 글을 알고 말글살이를 자유롭게 하도록 해서 잘 사는 나라를 만들려는 뜻이었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이 글을 오늘날 마음대로 쓰게 해준 선열들에게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정부와 국회까지 앞장서서 한글을 우습게 여기고 있으니 세종대왕께 죄스럽고 분통이 터지도다.

2. 세종대왕 때부터 한글 쓰기와 그 발전을 가로막는 세력은 계속 있었다. 한글 반포를 반대한 최만리를 대표로 하는 집현전 학사들이 그 시초요, 한글 책을 모두 불태운 연산군이 그 뒤에 있었던 일이고, 일제 강점기 때엔 우리 말글이 사라질 뻔했으며, 광복 뒤에도 일본식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세력이 끈질기게 한글 발전을 가로막았다. 오늘 한자세상을 만들려는 정책을 만들고 토론을 하는 세력도 앞에 한글발전 방해 세력과 똑 같은 무리로 본다.

3.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한자교육 강화가 아니라 한글과 우리말을 갈고 닦는 길이다. 광복 뒤 한자를 더 많이 쓰고 필요로 하던 때에도 한글만으로 교과서를 만들고 교육을 했다. 왜일까? 우리말을 한글로 적는 말글살이가 우리에겐 가장 좋은 길이고 우리가 가야 할 바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1세기 한글세상이 다 된 마당에 한자교육을 강화하고 초등학교에서부터 가르치겠다는 것은 시대흐름과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일이다.

4. 억지스런 주장으로 국민을 속이고 놀리는 짓을 삼가라! 오늘날 쓰지도 않고 쓸 필요도 없는 일본 강점기 때의 한자말을 다 올려놓고 우리말의 70%가 한자말이라고 국민을 속여 한자세상으로 되돌리려는 세력이 판치고 있다. 이제 이 땅을 지배하던 중국과 일본 한자말을 국어사전에서 쓸어버리고 쓰기 쉬운 우리말로 만드는 말 다듬기를 할 때이다. ‘동북아시대에 한자를 알면 더 빨리 출세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엉터리 주장으로 어린 학생들을 괴롭히지 말라. 한자보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배우는 게 더 쓸모가 있다.

5. 한글을 만들어준 세종대왕과 지키고 빛낸 선열들에게 고마워하라. 그리고 진정으로 사랑하라. 한자세상으로 만들려는 돈과 힘과 노력을 한글을 닦고 빛내는 데 써라. 당신들이 아무리 한글을 못살게 굴어도 이제 한글은 죽지 않는다. 한글은 너무나 잘 나고 훌륭해서 나라밖에서도 인정하고 사랑을 받고 있다. 한글이 나라 안에서 푸대접 받으면 밖에서 힘을 쓸 수 없다.

우리는 교과부가 비밀로 교육과정평가원에 연구하게 해 발표한 ‘초등학교의 바람직한 한자교육 방안 연구’ 보고서도 믿을 수 없고, 이를 근거로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한자과목 넣기를 시도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임을 밝히면서 그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아울러 그 비밀자료를 만든 이들만 보여서 ‘초등학교 한자교육의 필요성’이란 주제로 토론을 하는 건 무언가 음모가 있다고 보아 다음과 같은 의심을 해명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1. 중·고교에서 가르치는 상용한자 교육을 잘 가르칠 노력은 하지 않고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일부 집단의 밥그릇 챙기기로 보인다.

2. 이번 초등학교 한자교육 추진은 한글 발전을 가로막을 게 분명한데 일부 이익집단에 교과부와 정치세력이 결탁되었거나 놀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우리 초등학생들이 영어 조기교육 시행으로 초죽음 상태이며, 부모들도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으로 힘든데 이에 덧붙여 사교육 열병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한글과 우리 교육을 살리고 지키려고 초등학교 한자교육 추진을 중단할 때까지 한글을 사랑하는 국민과 함께 반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다짐하고 밝힌다.

2010년 2월 24일

초등학교한자교육반대범국민위원회

국어단체연합회 회장 최기호/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남영신/국어순화추진회 회장 주영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솔애울국어순화연구소 소장 이수열/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외솔회 회장 성낙수/ 우리말교육연구소 소장 김수업/ 우리말바로쓰기 회장 김정섭/ 움직이는말글문화 공동대표 이기만/전국국어교과모임 회장 장정순/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 이봉원/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장 정 경우/ 안용순/짚신문학회 회장 오동춘/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장은손/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백기완/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한국마주이야기교육연구소 소장 박문희/한국어린이문학연구회 회장 박상규/ 한국어정보학회 회장 진용옥/ 한글학회 회장 김승곤/ 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 박용수/ 한류전략연구소 소장 신승일/한글재단 이사장 이상보/한글철학연구소 소장 김영환/ 한글문화연대 대표 고경희/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한글이름펴기모임 대표 밝한샘/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한글문화원 원장 송현/ 한글사랑운동본부 회장 차재경/ 훈민정음연구소 소장 반재원




기사입력: 2010/02/24 [18:40]  최종편집: ⓒ 환타임스

출처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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